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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10장: C' ...은폐된 진실(12화)

Heil(77.182) 2020.05.27 19:58:28
조회 824 추천 6 댓글 2


10: C’ 폭로된 진실, 은폐된 진실.()(12)

11,12화의 경우 하나의 단위로 묶이는 부분이지만 글이 길어져서 분량을 나누었다. 늘 그랬듯이 11-12화의 구조를 도식화 해보자. 이번 분석에서 특별히 주목해보아야 하는 부분 A-A’ D-D’의 대응인데 굵은 글씨로 표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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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화의 구조 분석(<9: C’ 폭로된 진실, 은폐된 진실.()(11)> 참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1, 12화의 선형 대응구조는 진실의 폭로로 말미암은 갈등이 점점 더 크레센도로 증폭되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11화에서는 해영의 파혼 사건의 배후에 박도경의 복수가 있었음이 태진을 통해 해영에게 알려졌지만, 12화에서는 그 진실이 술 취한 해영의 입을 통해 라디오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이 둘의 관계가 완전히 악연으로 엮여 있는 것이 알려지게 된 이상 이들이 다시 사랑하게 되는 것은 세간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A-A’) 진실을 알았을 때 해영은 요란한 화장을 한 채 도경에게 와서 빌라고 화를 냈지만, 진실이 라디오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을 때 도경을 찾아가 조용히 사귀다 헤어지자고 매달린다. 그러나 이전부터 죄책감에 해영을 밀어냈었던 도경은 모든 것이 모든 사람에게 알려진 이상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여겨 그녀를 밀어낸다.(C-C’) 장회장을 방문한 태진을 통해 ()해영은 ()해영의 파혼 사건의 원인이 결국 자신 때문이었음을 알고 감격해 도경을 찾아갔고, 태진도 자신의 오해를 교정 받고 진실에 황당해 했다.(D) 흥미로운 것은 이와 대응되는 D’의 내용이다. 도경이 장회장의 칠순 잔치에서 자신의 엄마에게 모욕을 주는 장회장의 딸과 싸운 후, 장회장이 도경을 해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장면인데, 이 부분에서 결정적인 반전으로서, 이제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궁극적인 진실이 알려진다.


접어야만 하는 마음


11화 초반에서 한태진을 통해 ()해영이 그녀의 파혼 사건의 4단계의 진실을 알게 되었듯, 11화 마지막 부분에서는 장회장을 통해 한태진과 ()해영도 이 진실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내부에는 당일 ()해영과 도경이 받은 상처와 관련해 이들과 주변 인물들이 보여준 반응을 다루었다.(C, D)

()해영은 다시 심적 만신창이가 되어 대자로 누워 있다가 술을 꺼내 마시기 시작한다. 세 살 버릇 누구 못 준다. 도경을 통해 살아갈 소망을 얻었을 때 술에 의지하지 않을 수 있었던 그녀였지만, 이제 도경 자신이 상처의 원인이 된 지금, 1,2화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녀는 다시 술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엄마의 말대로(“쟤 또 미친거 같애.”) 그녀는 다시 미친 상태가 되었다.

여기서 해영은 1-3화에서 자신이 살기 위해 했던 몸부림을 반복한다. 술 마시고, 2화에서 보여주었듯 괴로움을 잊기 위해 음악 틀어놓고 혼자 춤추고, 마지막으로 김신영이 진행하는 라디오 상담 프로그램을 듣고 사연을 보낸다. 김신영의 라디오 멘트를 잘 들어보자.

고구마 100개를 먹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십니까? 그런 고답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코너, 고답이를 부탁해! 저 세상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계신 공자맹자도 이분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고답이의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존재, 현자 중의 현자 노래하는 교주 이병준 씨의 상담을 받고 싶다! 하시면요 지금 바로 전화 주세요.”

, 뭔가 연상되는 게 있을 것이다. 드라마의 초반 진행에서 술 마시고 춤추며 자신의 괴로움을 잊고자 했던 해영이 비로소 삶의 의지를 발견하기 시작한 때는 도경의 현자 같은 멘트들을 듣고 난 이후부터였다.

어떻게든.. 그냥 살아요. 피투성이라도 그냥 살아요.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야.”(2)

한대 맞고 쓰러진 거야. 좀 쉬었다가일어나면 돼.”(3)

그리고 해영은 도경의 이 말들을 곱씹으며 새롭게 살아갈 의지를 다잡았었다. 말 그대로 해영에게 도경은 현자 중의 현자였던 것이다. 그런 그녀가 이제 도경을 의지할 수 없게 된 지금,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현자의 소식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해영에게 있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해영의 모습이 코믹하게 연출되고 있지만 지금 해영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처절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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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음성변조와 익명처리를 부탁하며 자신의 모든 사연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는데, 들려오는 상담자의 대답이 가관이다.

~ 그냥. 괜히 술 퍼 마시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 띡 나가고 그러지 말고 그냥 자자고 일어나면 배고파. 밥 먹어. 또 자. 자고 일어나면 또 배고파. 또 먹어.”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전화를 했더니 신경 긁는 소리가 들려온다. 심지어 다시 태어나라며 과거를 다 놔버리라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한다. 이전에 도경에게 여자는요, ~~무리 취해도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은요 죽었다 깨나도 안 해요. 술이 떡이 되도 안 해요.”라고 말했던 해영은(2) 약이 오를대로 올라 결국 해서는 안 되는 말 실수를 해버린다.

자기가 그토록 음성변조에 익명처리를 강조해 놓고 동명이인인 ()해영의 이름을 발설함으로 자기가 누군지도 밝혀버린 것이다. 이 드라마 최고의 코미디 씬이다. 이 드라마를 보았던 사람치고 이 장면에 빵 터지지 않은 사람은 없었으리라.


문제는 이 진실은 이 사건에 관련되었던 극소수의 사람 외에는 알려지지 말았어야 할, 어둠 속에 묻혀져야 했던 진실이었다는 것이다. 실제 그녀는 2단계의 진실(실은 해영이 아니라 태진이 결혼을 파토낸 거였고 해영은 자신의 창피함을 감추기 위해 사실을 은폐한 거였다.)조차도 주변사람에게 알린 적이 없었다. 극의 거의 중반에 이르러야 그녀의 부모도 이 사실을 알았었다.(8)

그러나 지금, 술이 떡이 되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라디오에서 발설해버렸고, 더구나 웃긴 인터넷 음성 파일로 올려져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어 버렸다. 이것으로 도경과 해영의 극단적으로 얽힌 악연과 안타까움을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어져 버린 셈이다. 그리고 그 반응은 해영에 대한 안타까움 또는 웃음의 두 가지 반응으로 확연하게 나뉘었다.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를 유심히 보며 해영의 감정선을 잘 따라오지 않은 시청자라면 이 장면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드라마 최고의 개그씬인 만큼 시청자들 역시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보인 반응 중 한가지(혹은 둘 다)에 동조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들과 개인적으로 깊게 얽혀 있는 사람들 외에는 이 사건을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 극단적인 상황이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게 된 이상,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다면 해영은 도경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해영 엄마와 작은 엄마가 한 말은 바로 이 세간의 인식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해영이 걘 배알도 없대요? 어떻게 그런 남자를 좋아했대요? 미친 거 아니예요?”

너 그 놈 그냥 접어여기서 더 하면 너만 진상이야. 더하면 너만 욕먹어. 걔들 욕 안 먹어. 그러니까 눈 꼭 감고 접어. 끝내. … 너 이 판국에 그 놈 좋아하면 세상 전체에 너 같은 팔푼이는 없는거야. 네가 제일 미친 년인거야.”

실제로 2화에서 진상이 한태진에게 복수하도록 도경을 부추긴 내용은, ()해영의 파혼 사건과 그녀가 그와 결혼한다는 오해로 인해 도경의 인생이 개 쪽팔리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이 때 진상은 ()해영과 태진을 니 인생 개쪽팔리게 만든 연놈들이라고 지칭한다.) 마찬가지로 지금 해영에게 있어서도 도경은 (그리고 ()해영은) 결과적으로 자신이 태진에게 파혼당하게 만듦으로 자기 인생을 개쪽팔리게 만든 ()놈인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마음대로 되던가?

하지만 이 상황에서 여전히 도경은 해영에게 연락 한 통이 없다. 답답함에 보다 못한 진상은 다른 사람들은 다 안 했어도 너는 연락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타박한다. 실상 해영이 원하는 것이 다른 누구의 위로보다도 도경의 전화임을 모를 사람은 없다. 전화해서 한마디도 할말이 없다 말하는 도경에게 진상은 정답을 가르쳐 주며 이 드라마 최고의 명대사를 읊어주었다. “사랑한다그럼 끝 아니니?... 사랑한다는 말은언제나 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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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영의 마음 듣기, 3.


진상의 권고대로 뒤늦게 해영에게 연락을 해보는 도경이었지만, 또다시 타이밍은 엇갈렸다. 해영은 전화를 다시 꺼놓은 후였다.

결국 먼저 상대방을 찾아온 쪽은 해영이었다. 이 때 도경은 9화에서처럼 떠나버린 해영의 공간에 앉아 있었다. 이전처럼 자신을 밀어내는 도경에게 해영은 5, 7화에 이어 마지막으로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는다. 사람들 다 알았고 여기서 끝내는 게 맞지만, 접어지지 않는 마음 때문에 오래도록 힘들지 않게, 아무도 모르게 조금만 사귀다 헤어지자고.

그러나 도경은 자기 혼자 나쁜 놈일 때 끝내는 게 맞다 말하며 끝끝내 해영과의 관계를 정리한다. 3-9화에서 두드러졌던, 해영과 도경의 방 구획 연출 속에 둘의 거리감이 부각되며 둘 사이의 관계가 완전히 끝장났음이 강조된다. 그렇게 해영은 떠났고 다음 날 모든 짐을 뺀 해영의 공간엔 그녀의 흔적조차도 남지 않았다. 도경은 그렇게 해영이 떠나간 공간에서 전화로 그녀의 원망을 들으며 오열했다.


은폐된 진실


10화에서 허지야는 장회장의 칠순 잔치에 자신과 장회장의 결혼 발표가 있게 될 것이라 말하며 도경에게 비싼 선물을 사 오도록 주문했고, 결국 도경은 그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 그러나 장회장의 딸 장영지는 돈을 노리고 접근한 허지야를 도발했으며, 어머니가 멸시당하는 현장에서 도경은 장영지를 끌고 가 사과할 것을 강요한다. 잔치는 난장판이 되었고, 그 결과 돈 때문에 장회장과 결혼하려던 허지야의 모든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어쩌자고 이렇게 망쳐놓았냐 오열하는 엄마에게 도경은 돈돈 해대는 엄마가 싫었던 거지, 돈 없는 엄마가 싫었던 게 아니었다고 일갈했고 잔치를 망친 장회장은 한태진을 통해 도경을 해할 계책을 세운다.

그리고 장회장의 회상 장면이 나타나는데 2화에서 도경이 장회장에게 한태진에 대한 투자철회를 종용했던 당시의 사건과 대칭을 이루는 부분이다. 도경이 투자 철회를 종용하기 이전 이미, 장회장은 한태진의 동업자 이찬수가 사업에 장난을 친 것을 깨닫고 투자금 회수를 명령했다. 그저 술값을 덤탱이 씌우려는 목적으로 한태진을 만났고 일이 되려면 믿을만한 사람을 동업자로 삼아야 한다는 충고를 주었으며 이찬수와는 건배하지 않음으로 한태진에게 암시를 주었다. 그러나 당시 한태진은 이 암시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미 2화에서 나왔던 바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진상이 도경에게 복수를 종용하는 장면, 도경의 다트 던지기 장면과 한태진에 대한 투자 회수를 부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장회장은 자신이 이미 투자금을 회수한 것을 마치 도경이 부탁하니 그렇게 하겠노라고 선심을 쓰는 것처럼 포장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장회장은 회상을 멈추고 지까짓게 뭐라고내가 뭐 지말 한마디에 몇백억을 움직일까?”라고 중얼거린다. 바로 여기서 도경의 무죄가 밝혀질 뿐 아니라, 실제 당시에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았을지라도 장회장이 도경의 말을 들어 줄 리는 없었을 것임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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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해영의 파혼 사건의 진실과 관련된 중요하게 기억해야 하는 사항을 다시 떠올려보자. 1화에서 이미 이 극 진행의 동력이 되는 진실의 단계가 암시되었으며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이제까지 각각 다른 수준의 진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1단계: 해영이 결혼을 파토 냈다 ->

2단계: 실은 해영이 아니라 태진이 결혼을 파토낸 거였고 해영은 자신의 창피함을 감추기 위해 사실을 은폐한 거다 ->

3단계: 태진이 해영과의 결혼을 파토낸 이유는 자신의 사업이 망한 상태에서 구속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즉 해영이 진심으로 싫어져서 파혼을 한 것이 아니다. ->

4단계: 도경의 결혼을 파토낸 당사자도 오()해영이었고 오해영과 결혼하는 남자가 한태진이라는 사실을 안 도경이 복수를 위해 태진을 망하게 했다. 그러나 실상 태진의 약혼녀였던 여주인공 오()해영은 도경과는 아무 관계도 없었던 다른 오해영이었다. , 도경이 결국은 현재 ()해영의 불행을 가져온 당사자, 악연인 셈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처음 시청자들은 도경과 함께 4단계 진실까지를 알면서 극의 진행을 보고 있었지만, 11화에서 태진의 입으로 폭로되기까지(A) 이 진실은 여전히 극중 인물 대다수에게 감추어져 있었다. ()해영이 이 진실을 안 후에도 장회장에 의해 태진이 다소 오해하고 있었던 정확한 진실이 교정되어야 했었고 그 와중 ()해영도 일의 자초지종을 깨닫게 되었다.(D).

이제 12화에 이르러 장회장 외 도경, ()해영, ()해영, 태진, 그리고 극소수의 사람만(희란, 진상 등) 알고 있는 마지막 4단계의 진실이, ()해영의 라디오 사건을 통해 전국적으로 모든 이에게 알려졌다.(A’) 그러나 아직 장회장 본인만 알고 있던 마지막 5단계의 진실은 오직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만 제공된다.(D’) 극중 나머지 인물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최후반에 이찬수와 한태진을 제외하고) 시청자들에게만 제공되는 이 역설적인 마지막 단계의 비밀은 이제까지의 도경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어 놓으며, 앞으로 나타날 한태진의 평가에 대해서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 비밀이란, 태진의 파산 사건에 있어서의 악역은 도경이 아니라, 태진의 사업 파트너인 이찬수였고 실제로 도경은 아무 죄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과 이 사실을 모르는 극중 인물들의 인식의 불일치는 유사한 진실 인식 불일치의 구도 속에서 전개되었던 1-12화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도경과 태진이 처한 위치를 뒤집어 버린다.


사실 이 전략은 이번화의 시작 부분에서부터 잘 준비되고 있었다. 바로 극중 김신영의 라디오 프로그램의 존재이다. 실제로 김신영은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받은 경력이 있고 2012년부터 <정오의 희망곡>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병준 역시 이 작품 <또 오해영> 내부에서도 극중 OST <기다린 만큼, >의 가수로 등장하는, 본명을 사용하는 실제 세계의 인물과 유사한 극중 인물로 묘사된다. 박도경, 오해영 등이 이 드라마 안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인 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이다.(이들과 담당배우인 에릭, 서현진은 말할 것도 없이 별개의 인격이다. 이걸 구분하지 못하는 시청자가 있을까?) 그렇다면 실제 인물인 동시에 이 드라마 내부의 가상인물로서 동일한 본명을 가지고 등장하는 김신영과 이병준의 존재 의의는 무엇일까? 이들은 이 드라마의 내부의 세계와 드라마 바깥의 시청자들의 실제 세계를 다리 놓는 역할을 한다. 본래 연극 용어인 4의 벽의 응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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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들은 실제 세계에서도 공인인 것처럼 이 드라마 내에서도 공인으로 등장한다. 또한 박도경과 오해영 역시 실제로 존재할 법한 캐릭터로 연출됨을 통해, 시청자들은 마치 이들이 현실세계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며, 실제 12화 초반의 해영의 라디오 방송 해프닝은 극중 극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러운 라디오 방송 사연으로 다루어졌다. 특히 자신의 발설하지 말아야 했던 오해영의 이름을 발설했음을 깨닫고 해영이 전화기를 떨어뜨리는 순간 주택가들이 조망되면서 불특정 다수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는데, 아마도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이 부분에서 동일한 빵 터짐을 경험했을 것이다. 얼핏 보면 서비스 차원의 개그신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바로 이 순간 시청자들은 이야기 내부에서 라디오로 그 사연을 듣는 작중인물들과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되고(유일한 차이라면 극중인물들은 라디오 음성을 듣는 것에 반해, 시청자들은 영상을 본다는 차이일 것이다.) 극중의 세계는 현실세계와 이어진다. (1화에서 해영이 희란과의 대화 중 도경의 직업을 묻는 중에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를 언급하는 것, 9화에서 임하룡이 영화배우로 등장하는 것도 주의해보라.)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13화에서 해영은 직장 사표 쓰고 시골로 내려가자는 엄마에게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보겠다고 하면서 흥미로운 말을 남겼다.

심지어 나 검색도 돼. 오해영 짤 치면 바로 나와.”

이 드라마의 무대를 고립된 가상 세계로만 본다면 이러한 해영의 대사는 앞뒤가 맞지 않는 대사이다. 왜냐하면 이 드라마 세계의 등장인물들이 라디오 사건 이후에 검색할 수 있는 것은 오해영 웃긴 짤이 아니라 오해영 웃긴 음성파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해영의 이 대사는 드라마 바깥의 실제 세계의 시청자들을 겨냥한 대사라고 보아야 한다.(즉 인터넷에서 오해영 짤을 찾아볼 수 있는 존재는 라디오 방송을 들었던극중 인물들이 아닌, 드라마를 보았던시청자들이다.) 다시 말해 이 라디오 해프닝을 통하여 드라마 내부의 세계와 외부의 실제 세계는 동일한 경험이 공유되는 하나의 세계로 연결된다. 그렇기에 해영의 라디오 해프닝은 드라마 세계 내에서도 오해영이라는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가 될 만큼의 설득력을 가진 웃기는 장면으로 연출될 수 밖에 없다. 바로 이렇게 다리 놓아져 소통이 가능해진 드라마와 시청자들의 실제 세계 속에서 작중의 누구에게도 제공되지 않았던 장회장의 숨겨진 진실이 시청자들에게만 밝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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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기 위한 마지막 기회


보리밭에서 홀로 작업하다가 잠든 도경은 일련의 환시를 보기 시작한다. 엄마인 허지야가 장회장에게 가서 용서를 빌자 부탁하는 장면, 한태진이 참 어렵게 돌고 돌아서 각자 제 짝한테 돌아갔다.’ 말하는 장면, 집 주인 아들이 찾아와 아버지의 부고를 알리며 집을 되사지 않겠느냐 권하는 장면, 다시 작업실로 개조한, 과거 아버지의 작업실이었던 해영의 방에 진상이 들어와 해영의 연락 여부를 물어오는 장면

어머니가 날려먹었던, 되찾고 싶었던 집도 도로 찾은데다 모든 것이 올바르게 정리된 것 같은데 계속해서 보여지는 미래의 환시들은 온통 해영의 빈자리의 후회들을 떠올리는 장면들이다. 훈과 수경의 말, 우연히 마주친 해영이 차갑게 자신을 지나치는 모습. 그리고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이 보이며 해영과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틀어막은 채 그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던 순간들을 후회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내뱉던 도경은 죽어가는 그 순간 해영이 그토록 듣고 싶었던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는 허공에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뱉었다.

자신이 어차피 죽을 것이기에 ()해영을 밀어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도경은 비로소 그런 식의 결말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길 것을 보았다. 꿈에서 깨어 오열하던 도경은 비로소 다시 선택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결코 후회하며 죽지 않도록, 이번에야 말로 끝까지 가보겠노라 결심하면서.


추기 장회장과 허지야


이번화에서 2화부터 암시되었던 도경의 엄마 허지야와 장회장의 결혼이 사실상 무산되어 버렸다. 특히 허지야가 수경을 찾아가면서 심화된 둘 사이의 갈등 속에 진상은 수경에게 흥미로운 말을 남겼다. “그러고 보면 누나랑 도경인 어머님 하나도 안 닮았어. 아버님 판박이야.” 도경과 해영 사이에 계속해서 나타난 닮은꼴-마주보기 구도에서 부각된 두드러진 차이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실제로 해영은 자기 엄마를 쏙 빼 닮았다. 예컨대 심적 고통을 막춤으로 해소하거나(2), 화가 나면 상대방을 물어뜯는 것(9), 초월적인 세계에 대한 어떤 신앙이나 사람의 인상 중 특히 눈을 중요시하는 것(6,7,13,14화 등), 9화에서 ()해영에 대해 쌓인 분노를 폭발시킨 ()해영이 한 번만 밟고 끝내자.” 난동을 부렸듯, 13화에서 자신의 집 앞에 찾아온 도경에 대해 해영 엄마가 한 대 패고 끝내겠습니다.”라고 말한 점 등이다.(그 외 9화 모텔에서 당혹감에 분노로 주먹을 부르르 떠는 것은 해영이 그녀의 아버지와 닮은 점이다.)

그러나 도경의 경우 자신의 엄마와 닮은 점이 제시되지 않는다. 실제로 도경의 엄마 허지야시종일관 부정적인 인물상 중심으로 묘사된다. 10화에서 부각된 바 도경의 결핍의 원인이 아버지의 부재이듯, 그는 제대로 된 부모가 필요하다. 그러나 장회장은 그런 도경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인물이다. 이 드라마에서 부모의 역할로 등장하는 캐릭터인 ()해영 부모, 장회장, 허지야, ()해영의 엄마 가운데 정상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해영의 부모 뿐인데, 흥미롭게도 작가는 ()해영과 그녀의 엄마를 매개장회장과 허지야 사이에 형성되는 거울구도를 통해 허지야와 장회장의 부모로서의 인물됨을 더 깊이 탐구하도록 장치를 설정해 두었다. 먼저 허지야는 도경과 ()해영의 결혼을 파토낸 배후의 주범이다. 이것은 ()해영과 태진의 결혼을 파토낸 배후의 원인제공자를 장회장으로 지목할 수 있는 것과 같다.(물론 장회장의 경우에는 의도성이 없었다는 차이가 있다.) 심지어 장회장은 도경과의 재결합을 원하는 ()해영에게, 자신과 허지야의 결혼 및 추문에 대한 두려움을 이유로 그녀와의 부녀 관계도 끊으려 할 뿐 아니라(11), 도경에 대한 마음 역시 접을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 친자식은 아니지만, 허지야가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없었고 그의 연인에 대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장회장 역시 ()해영에 대한 애정은 물론 그녀의 옛 연인에 대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이후의 글에서 더 자세히 보겠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도경이 아버지에 대한 결핍을 가지고 있었듯 - ()해영 역시 어머니에 대한 결핍을 가지고 있었고, 장회장이 ()해영 뿐 아니라 도경에게도 부모로서 적합하지 않은 인물임이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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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허지야는 ()해영 부모의 난잡한 결혼 생활을 이유 삼아 그녀를 무시했었다. ()해영이 사랑 받지 못하고 성장했다는 것을 빌미로 도경과 ()해영을 떨어뜨려놓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었다. 그러나 수경을 통해 드러나듯 그 본심은 똑똑한 ()해영에 의해 자기 돈주머니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욕심이었을 뿐이다.

허지야는 자신의 결혼은 겨우 3번째이고 걔네 엄마는 더 많은데다 남자 안 가렸다며 ()해영의 엄마를 멸시했지만, 수경의 말대로(6) 3자 입장에선 3번이든 더 많든 그게 그거다. 바로 여기서 장회장의 딸인 장영주가 중요한 복병으로 등장한다. 장영주가 보기에 ()해영의 엄마는 돈을 보고 자신의 아삐와 결혼하지는 않았다는 면에서 오히려 칭찬해 줄만한 여자였다. 오직 돈만 보고 자기 유산을 까먹으려 덤벼드는 허지야가 장영주 보기엔 오히려 주접스러운 여자로 보였을 뿐이다. ()해영의 엄마를 멸시하던 허지야는, 오히려 ()해영의 엄마를 칭찬하는 장영주에게 멸시를 당하게 된다.(“두 분이 아주 누가누가 더 결혼 많이 하나 경쟁 붙으셨대니?(6, ()해영을 조롱하는 허지야의 대사), “우리 아빤 다섯 번째 결혼, 그 쪽 엄만 세 번째 결혼, 우리 아빠가 윈이네?”(12, 허지야를 조롱하는 장영지의 대사))

결과적으로 허지야가 ()해영과 도경의 결혼을 파토 내는 최대 공신이 되었듯, 장영주 역시 허지야와 장회장의 결혼을 파토 내는 최대의 공신이 되었다. ()해영의 파혼의 상처가 나타나는 6화에서 장회장과 허지야의 관계를 알게 된 ()해영이 자신과 같이 허지야의 결혼을 깨주고 싶다고 한 말대로 이루어 진 셈이다. 박도경-()해영/허지야의 대응 구도가 장회장-허지야/장영주 사이에 성립된다. 실제 6화에서 ()해영의 데려다 주지도 않으시는 가봐요.’라는 말을 볼 때, 허지야가 장회장에게 그렇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여자도 아니었던 것 같다. 장회장이 여자에게 질리면, 자신을 시켜 위자료 없이 내쫓는다는 장영주의 말처럼, 허지야 역시 장회장에게 그 정도 인물에 불과했을 뿐이다. 남녀가 서로를 구원하는 제도로서 결혼의 의미를 탐구하는 이 드라마의 모티프에 비추어, 허지야는 장회장의 돈이 자신을 구원할 것이라 여기고 장회장과의 결혼을 노렸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오판이었음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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