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시음 후기> 요약

- 개봉 후 온더락잔에 코박죽 결과 아세톤 냄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함

- 코 점막을 찌르는 강렬한 냄새는 안구마저 물리적으로 자극하듯 불쾌하기 짝이 없음

이후 저가 노징 글라스를 구매한 후, 글렌피딕15년 시음을 해보았으며

글렌피딕 역시 짠맛만 느껴지고 강렬한 부즈로 인해 뒤질 것 같았다

(댓글에 맥주 마시듯이 때려박았냐고 그러던데, 진짜 한모금씩 살짝 살짝 맛봄)

여기서 문제가 있다면, 글렌15년은 내가 구매한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이미 개봉된지 적잖이 시간이 지난 물건이었다. 그말인 즉, 에어링이 충분히 진행됐다는 것이다.

보통 에어링 후에 맛과 향이 좀 달라진다고 들었는데 달라진게 이 모양이라니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오늘은 술도 안마셨고 메이커스 마크도 딴지 며칠 지났으니 다시 맛보기로 하였다.

<2차 시음 후기>

저번과는 다르게 노징 글라스를 사용했다. 밑둥의 볼록한 부분까지 오도록 따르라고 들어서 적당히 따라주었다.

병 속에 공기가 들어차면서 발생하는 꼴꼴거리는 소리가 너무 듣기 좋았다.

향을 맡아보니 개봉 당시에 느꼈던 아세톤 향은 다소 죽었다.

기대감이 생기려는 찰나 여전히 느껴지는 강렬한 부즈

나는 그냥 위스키라는 술과는 잘 맞지 않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도수에 차이는 있지만, 연태고량주/공부가주를 마시거나 향을 맡았을 땐 

이렇게까지 튀는 냄새는 맡아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여전히 눈이 따가운 느낌이 든다.

한모금을 입안에 투입하니 저번 글렌피딕에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강렬한 짠맛이 혀를 자극한다.

주붕이들 식으로 표현하진 못하겠고, 그냥 말그대로 표현하자면 '말린 멸치'를 씹는듯한 짠맛이다.

그 와중에 살짝쿵 달달하고 고소한 내음이 퍼진다. 

무슨향이라고는 말하진 못하겠는데 견과류라기보단 제과류에서 날법한 버터와 당분을 머금은듯한 내음이 느껴진다.

목구녕으로 넘기고 버릇처럼 코로 숨을 내쉬자 강렬한 알콜향으로 인해 기침이 터져나올것 같다.

하지만 저번처럼 불가항력은 아니었던 관계로 그럭저럭 참아낸다.

한입 두입 마실때마다 짠맛은 조금 적응되고, 달달한 내음이 중첩되는 기분이다.

요약하자면 불쾌한 향은 많이 줄어들었고 좀 더 달달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맛'에 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단맛"이란 것은 사실 잘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게임을 하면서 마셔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2잔을 마셨는데 못 느꼈다면 내 혀가 이상하거나 한 것이리라

아무튼 중요한 점은 2잔을 마셨다는 것이다.

저번 메막 1차 시음때나 글렌피딕 시음 때는 괜히 따랐다 싶을 정도로 역겨웠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가격 13만원. 병이 아기자기한게 귀엽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조니워커 컬렉션 한번 따서 마셔봐야겠다.

어차피 많이는 못 마실 것 같다만...

+) 보통 노징글라스 가장 볼록한 부분 까지 술을 따르면 몇 ml 정도 되는지 아는 사람?

 1온즈라고 본 것 같은데 1온즈 치고는 왤케 많은 것 같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