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맥주리필하러 동네 주류샵 가면서 '이번에는 90minute 사와서 마셔봐야지 운좋으면 120분도?' 라고 생각했는데...

120분은 당연히 없었고 90minute 4pack이 딱 하나 남아있었는데 어째서인지 3병만 있고 한칸이 비어 있었음.

문의하니깐 '누가 섞어갔나보네 너도 적당한거 한병 골라서 섞어사' 라고 해서,

60minute 넣기는 좀 아깝고 다른건 비싸고 하다가 동일 브랜드 물건 중에 가격대 비슷한 걸로 고른게 이거.

...그런데 라벨부터 수상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온다.

A gluten-free sorghum-based ale brewed with strawberries & buckwheat honey

해석하면 수수를 베이스로 딸기와 메밀꿀을 써서 제조한 무 글루텐 에일

...붉은 글씨 하나하나가 함정카드의 기운밖에 느껴지질 않잖아...

아무튼 잔에 따라본 결과 평범한 밝은색 투명한 맥주. 거품 유지력은 제로.

(따라놓고 사진 찍으려고 핸드폰 명도 맞추는 사이에 거품이 다 증발)

그리고 거품이 날아가면서 방안에 퍼지는 은은한 딸기향 (.............)

직접 마셔보면 딸기(...)라던가 메밀꿀(...)베이스의 단맛은 안느껴지는데,

밍밍한 것이 마치 딸기향 탑재된 탄산수 마시는 느낌...

나중에 목구멍에서 미묘한 신향이 올라오는게 딸기를 진짜 썼구나 라고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냥 어쩌다 한번 재미로 마셔볼 수는 있지만 남에게 추천은 못할 물건.

이걸 보고 불나방처럼 달려들 용자가 있다면...뭐 한번쯤 달려들어볼 만도 할거다.

그리고 마실땐 무슨 라이트맥주 맹물 탄산수마냥 밍밍하지만 이거 엄연히 도수 6%(!)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