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남는 시간에 열심히 게임해야할 예정이라 트리하우스에 리필하러 갔다가,

요새 드디어 좀 사람이 줄어서 주중에도 종종 있는 핀트 판매에 탑승함.

뒤의 잔에 있는게 본편인 Moment Of Clarity 이고, 앞에 샘플 두개는 Trail Magic 과 Catharsis.

Trail Magic 은 트리하우스에서 정말 가뭄에 콩나듯이 (1년에 한번쯤?) 양조하는 필스너이다.

노블홉의 향이 은은하고 마시면 청량감이 좋고 이래저래 필스너로서는 나무랄 데 없는 물건.

다만 차별화 하기 힘든 일반적인 필스너라는 점 때문에 이정도는 사실 크래프트 양조장에서는 기본으로 갖추는 소양이긴 하다.

(다시말해 이거 마시자고 굳이 여기까지 올 이유는 없다 더 가까운 양조장 가면 되니)

Catharsis 는 트레일과 같이 작년 마지막 주에 처음으로 등장한 아메리칸 포터.

보통 트리하우스의 검은맥주 하면 생각나는 달달한 계통이 아닌 구수하고 스모키한 정통 포터이다.

향이 그다지 나지 않는 홉들을 썼고 코코아파우더나 카라멜을 썼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몰트가 주연을 맡는다.

아메리칸포터 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올드맨과 비슷하게 영국맥주맛 의 인상이 더 강했다.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메인디쉬인 Moment Of Clarity 는...앞의 카타르시스와는 반대로 트리하우스식 달달하기 그지없는 밀크스타우트이다.

초콜렛과 커피, 그리고 메이플시럽(중요) 을 첨가해서 만든 맥주로, 도수 적으로는 싱글샷과 더블샷 사이의 어딘가쯤에 위치.

더블샷과 비슷하게 다크초콜렛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하면서도 부즈가 튀지 않고,

메이플시럽이 한층 더 맥주를 달달하게 해 주면서 동시에 마우스필을 매우 부드럽게 완성시켜 준다.

한편 이 클라리티 의 등장은 커뮤니티에서 단순한 신상 맥주의 등장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데,

이유인즉슨 트리하우스의 각종 맥주들 중에서도 가장 전설적인 맥주 중 하나로 평가받는 Good Morning 이라는 맥주가

바로 메이플시럽을 첨가한 임페리얼 밀크스타우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등장이 2년을 지나 3년을 향해간다고 한다)

덕분에 임페리얼은 아닐 지언정 메이플시럽 밀크스타우트 로 선보인 클라리티가 현재 상당한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

굿모닝을 마셔본 적이 없으니 둘이 얼마나 비슷한 지는 모르겠으나 클라리티 단독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스타우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