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샵에서 계속 힐 팜스테드, 그리고 연관된 맥주들을 내놓으며 국내에도 HF가 소개되고 있다.

아틱 세종을 소개할때도 '전설적인 양조장 힐팜과의 콜라보!' 라고 소개할 수 밖에 없는 이 압도적인 평의 양조장.

그런데 동시에, 왜 힐팜스테드가 세계 최고의 양조장일까? 라고 생각하면 답을 내기는 그리 쉽지 않다.

핫함으로만 따지면 더욱 더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맥주들을 양산해내는 양조장들이 줄을 서고 있고

그렇게 새로운 맥주들을 만들어 내지도 않으며, 요즘 유행과는 조금은 거리를 둔 맥주들을 만든다.

이번 글에서는 힐팜이 어떤 양조장인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힐 팜스테드가 대단한 양조장인 이유에 대해서 얘기해보자구 한다.

힐 팜스테드는 미국 버몬트에 위치한 양조장이다. 2009~2010년? 쯤 오픈한 양조장으로

브루어리에 가는게 가장 극악인 곳 중 하나로 미국 맥덕들에게 소문이 나있는 곳이기도 하다.

버몬트라는 주 자체가 굉장히 작은, '버몬트? 메이플시럽?' 정도의 얘기밖에 안나오는 작은 주이다.

하지만 이 주가 맥덕들에게는 어떤 주보다도 유명할텐데, 바로 이 힐팜과 알케미스트 양조장의 존재 때문이 아닐지.

레이트비어에 설립된 다음년에 탑 50위 양조장에 들었으며, 그 다음? 해쯤 1~3위 안으로 바로 진입.

그 이후로 1년을 제외하고는 올해까지도 계속 '세계 최고의 양조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도대체 힐 팜스테드 양조장은 어떤 맥주를 만들길래 이 정도의 유명세와 주목을 받는걸까?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힐팜 맥주를 조금 마셔본(1x종밖에 안되지만) 입장에서 얘기를 해보자고 한다.

1.양조에 대한 철학과 마음가짐 : 힐 팜스테드의 세종들은 사람의 이름을 달고 나온다. 이는 맥주계에서는 사실 흔치 않은 네이밍이다.

왜 이런 이름들을 가지고 있을까? 하고 찾아보면 전부 숀 힐(힐 팜스테드의 오너)의 선조들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Edward 페일 에일은 숀 힐의 할머니고, Susan은 할아버지의 여자매이다.

Anna, Arthur, Everret, Florence 등... 모든 맥주들은 숀 힐과 피를 나눈 사람들의 이름에서 따왔다.

심지어, 이들이 기르던 댕댕이와 떼껄룩이 죽고나서 만든 맥주도 있다. 각각 Damon과 Clover로 평도 끝내주는 맥주들.

힐 팜스테드의 맥주는 이렇다. 하나하나가 정성을 들어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선조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만들어진다.

물론 말로만 이렇게 하고 양조장 안에서는 발가락으로 대충대충 홉 던져넣으며 맥주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자신 가족과 조상의 이름을 붙인 이런 맥주들을 마실 때는 힐 팜스테드가 맥주를 만들 때 담았던 그 느낌이 전해지는 듯 하다.

2.스타일을 가리지 않는 완성도 : 일반적으로 최근 유행하는 양조장들은 특정한 스타일의 스페셜리스트이다.

IPA를 핵심으로 하는 양조장이 있고,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핵심으로 하는 양조장이 있고, 사워를 중심으로 하는 양조장이 있다.

그리고 보통 탑급 양조장이라 하면 이 중 두 스타일 정도를 다룬다. 예를 들어 몽키쉬의 경우 이파 1툴이지만 사워도 잘 다루고

트리하우스 역시 이파 1툴이지만 끝내주는 퀄리티의 스타우트로 유명하다.

드가르드, 제스터킹, 사라, 케이시 등은 전부 사워/믹스드 퍼먼테이션 세종 위주의 양조장이고

그나마 여기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프조차 임스까지 정상급인 정도.

하지만 힐팜은 단순히 사워(+세종)뿐만 아니라, IPA와 임스에서 동시에 정상급 평을 받고 있다.

요즘에 보기 힘든 올라운더식 양조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 스타일 중 가장 뽀록나기 어려운(?) 스타일인 사워에서 탑을 먹고 있어서

그 유니크함이 더욱 더 돋보이는 양조장이 아닌가 싶다.

3.다른 양조장과 홈브루어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줌 : 현재 크래프트 맥주 씬에서 가장 파급력있는 양조장을뽑으라고 하면

트리하우스, 알케미스트, 그리고 힐 팜스테드를 뽑고 싶다. 각각 수준 높은 맥주를 만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양조가들에게 큰 영감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오늘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힐 팜스테드의 이파 / 세종을 클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건 얘기하고 싶은 또 다른 장점인 '유행 타지 않는 맥주 스타일'과 같이 간다고 생각하는데

힐 팜스테드의 맥주는 세련되었으면서도, 트리하우스와 같은 뉴잉을 만들지도 않고

호루스 / JWB와 같은 부재료 폭탄 임스를 만들지도, 제스터, 사이드 프로젝트와 같은 복숭아 뿜뿜 사워를 만들지도 않는다.

(물론 가끔 발매하기는 함, 다만 주력이 아니라는 의미이고 맥주의 의도와 스타일도 사뭇 다르다)

'힐 팜스테드만의 맥주'를 만든다고 표현하고 싶은데, 이런 점 때문에 꽤 시간이 흐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그 위치를 지키는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힐 팜스테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맥주들

-Hill Farmstead Dorothy : 남들은 크게 좋아하진 않던데 난 이 맥주가 가장 좋더라. 16년 여름, 이 맥주를 처음 마실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호피하고, 세종스럽기도 하고, 굉장히 복잡한 풍미에 마시기 편하게 설계된 팜하우스 스타일 페일 에일.

-Blaugies Saison d'Epeatutre : 힐 팜의 맥주는 아니지만, 숀 힐이 가장 좋아하고 많은 영감을 받은 벨기에의 세종. 세종 듀퐁과는 차이나는 캐릭터가 왜 숀 힐이 이 맥주를 좋아하는가? 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힐 팜스테드 맥주를 관통하는 철학이 느껴진다.

-Hill Farmstead / Anchorage Works of Love : 힐팜 맥주들의 평균적인 수준보다 강한 산미를 지니고 있어서 내가 조금씩 느끼고 있던 아쉬움을 완성해준듯한 맥주였음. 폭발적인 프루티한 풍미에 상큼한 산미, 부드러운 오크터치, 그리고 깔끔한 피니시까지. 없는게 없는 맥주였다.

글은 여기까지구 이제 다들 서로 왜 힐팜을 조아하는지에 대해 얘기해보자.

힐팜을 안마셔봤다고? 그럼 뭐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