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The Macallan M 후기 (2)

☆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22 21:14:27
조회 5734 추천 93 댓글 39
														

들어가기에 앞서 다들 가격 궁금해하시길래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0291efdcb69fcc6f7c766894c8255ae0eb64bf40498bcfcab4d94d

6,000달러에 샀습니다. 면세가라 괜찮은 가격으로 살수있었어요


----------------------------------------------


누군가 그랬다. 입맛과 와인은 세월이 지날수록 그 깊이를 더해간다고

난 그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 입맛은 나이에비해 매우 어리며 심지어 무디기 때문이다.


남들은 짬뽕국물이 이상하다고 갸우뚱거릴때 혼자 이 집 국물 달짝지근하니 좋다고 퍼먹다가 나중에야 그 짬뽕이 상했다는것을 (깨달은것도 아닌) 들었을만큼,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원두의 깊은 향을 음미하는 대신 그 카페의 메뉴판에서 가장 이름이 긴 음료를 찾아 글자수를 헤아리고 있을만큼,


여하튼 자타공인 무디고 어린입맛을 지녔다.



안타깝게도 시간은 나의 천진무구한 입맛이 미처 자라기도전에 날 성인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 난 자연스레 어른의 세계를 상징하는 주류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하지만 걱정할것은 없었다.

소맥의 황금비율을 배워가며, 사빠딸이니 스크류바니 갖가지 칵테일 소주를 만들어가며, 사람이 막걸리를 많이 마시면 물총을 입으로도 쏠수 있다는것을 목격해가며, 남들처럼 경험을 스승삼아 천천히 나만의 주류철학을 다져갔다.


물론 난 아직 주류의 '철학'을 논하기에 새파랗게 어린나이와 짧은 경력을 지니고있다. 아니, 철학을 쌓았다고 표현하기 조차 어렵지 않을까?

어찌됐든 내가 분명하게 말할수 있는 부분은 알코올의 세계는 아직도 내 입맛이 따라가기 벅찬 이질적인, '어른의 영역'을 상징하는 세계라는 것이다



여지껏 내가 축적해온 주류 데이터는 이렇다.

첫째) 클래식한 술은 쓰다

둘째) 고도수의 술은 마시기 힘든 술이고 위스키는 고도수의 술이다

셋째) 위스키향은 솔직히 거기서 거기다. 아니 알콜의 향만 가득하다


인생에 있어 축적한 나름의 결론을 지울수 있는 날은 대단한 날이다. 그 ''결론'을 3개나 지우고 그 자리에 '생에 처음으로'를 쓸수있는 날은 3배나 대단한 날이라 할수있다.


M을 마신날이 그런 날이었다.


...


처음에는 집에서 마시려했지만 사촌이 자주 다니는 바 사장에게 보여주고 싶어하기에 그냥 콜키지하기로 하였다.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0291efdcb69fcc6f7c766894c8255ae2eb61b912488ecbcab4a8dd

바에 가기전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공복을 살짝 면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것을 좋아해서 난 에다마메만 먹었음. 사촌은 방어회먹었던걸로 기억)

어느정도 시간을 보내다가 바로 이동했다.


사장은 당연히 미국인일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일본인이었다. 심지어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하진 못했고 분위기 자체가 일본풍이라 뭔가 이상했는데 알고보니 바 자체를 일본인을 타깃으로 운영하는 곳이었다.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0291efdcb69fcc6f7c766894c8255ab2e632e81c45879ecab4e87c

인사와 간단한 대화를 나눈후 케이스를 개봉했다. 늦게갔던 탓인지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 편하게 개봉할수 있었음.


사장도 자기도 이 술 실물은 처음본다며 연신 사진찍고, 이게 일본에서는 120만엔에 팔리니 어쩌니 그러다 눈마주치면 서로 웃고.. 위스키에 관심없는 나조차 사장과 사촌의 반응이 워낙에 폭발적이었어서 슬금슬금 기대되기 시작했다.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0291efdcb69fcc6f7c766894c8255ab1e062bb15448ccfcab4bab6

모든 세팅이 끝나고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47c5bdbab49cc96e7e4999e180bd4ab232269fdcf6986d

조심조심 개봉... 비닐이 단단히 밀봉되있어서 칼집없이 조심히 뜯으려니 좀 힘들었음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47c5bdbab49cc96e7e4999e4d2bc1bb661269cdcf6986d

첫잔은 당연히 스트레이트겠죠?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47c5bdbab49cc96e7e4999b580b910b6642dcbdcf6986d

색깔: 연한 구리색, 짙은 황금색


향: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음. 특별한 향이 나지도 않았다. 그냥 은은한 정도? 솔직히 향은 다른 싱글몰트와 별 차이를 못느꼈다.


맛: 첫맛부터 강하게 바닐라향이 치고올라온다. 위스키를 입에 머금고있으면 고도수 특유의 알코올향이 올라와야하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음. 끝맛이랑 목넘김까지 부드러웠다. 44.7도라는 도수가 전혀 믿기지 않을만큼. 오히려 단편이었는데 자극적이게 단맛이 아닌 은은한 기분좋은 단맛


무엇보다 위스키 특유의 강한 알코올향, 나는 역한느낌이라 칭하는데 여튼 이러한 향이 전혀없는게 너무 만족스러웠다.


한모금, 두모금 마셔볼수록 색다른 향이 느껴지는것 역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말로만 듣던 오크향, 캐러맬향도 느껴졌으며 사촌은 건포도향도 느껴졌다하는데 솔직히 그건 모르겠음ㅋㅋ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0291efdcb69fcc6f7c766894c8255ae0e362ed114ad99ccab46db5

온더락


스트레이트가 워낙 만족스러웠기에 온더락도 꽤 기대를 했다.


근데 스트레이트의 향에 빠져서일까 기대이하였다. 그래도 그럭저럭 먹을만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별로였음..

스트레이트는 쓴맛이 안났는데 이상하게 물이 섞여들어가니 쓴맛이 강하게 올라왔다. 향이 옅어진 자리를 쓴맛이 채운 느낌?


여튼 상당히 별로였음.



알코올이 들어가자 엔돌핀이 분비되며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즐거움은 곧 기운과 대화를 야기한다. 당장 우리에게도 그 효험이 나타났다.


효고현 출신의 열혈 한신팬인 사장과 함께 (효고현이 고향이라길래 쿠타바레 요미우리 슬쩍 불러주니 바로 눈이 왕방울만해지며 가네모토 유니폼을 꺼내왔다)

로사리오가 왜 한신에서 실패했을까 의견을 주고받았고, 프리미어 12의 충격 (우리에겐 기쁨)을 전해들었으며, 한신의 영광과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


나아가 한일관계에 대한 각자의 생각까지 주고받으며 서로 타국에 느끼는 속내까지 허심탄회하게 밝혔고, 해결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등, 양국의 안녕을 비는 지극히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코스모폴리탄이 되었다.



<후기>


마셔본 싱글몰트 위스키중 (뭐 얼마 마셔보지도 않았지만) 향과 맛은 독보적이었다고 분명 말할수 있다.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e85fa11d02831d7eb5c9acd2fe50a30ee0df9007cfe451c37945f38d07f0291efdcb69fcc6f7c766894c8255ab3b469bd171e8e98cab43a8e

동일한 맥켈란인 오스쿠로와 비교하자면 M이 단맛이 강하다면 오스쿠로는 묵직한 맛이 좀 강한 느낌이었다


M은 부드럽게 단느낌? 바닐라향이 상당히 진했다면 오스큐로는 알코올향이 더 세게 치고올라와서 묵직한 느낌이었음

자극적인 단맛을 원한다면 오스큐로, 부드럽고 깊은 향을 원한다면 M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M은 위스키 향과 맛의 깊이와 즐거움을, 위스키가 부드럽게 술술 들어갈수 있다는 것을, 위스키란 세계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또 내가 얼마나 무지몽매했는지에 대해 선명하게 알려주었다

물론 가격을 의식해서, 또는 보상심리로 인해 은연중에 기억보정을 하는것일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의식으로 느낀 평가는 그렇다.



아직도 난 비싼술이 무조건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 고급 보르도 와인과 맥주를 쥐여준다면 여전히 난 맥주를 마실것이고, 주류의 세계를 내가 즐길수 있을거라 확신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맥켈란M이 가치적 잣대를 제하고 매우 즐겁고 깊이있는 술이며 위스키의 세계가 매우 매력적인 세계라는 것 정도는 말할수 있을것 같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 비추천

93

고정닉 38

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공지 주류 판매 글은 작성이 제한됩니다 [89] 운영자 11.09.21 145847 84
공지 술이 꼭 있어야 됩니다. [1494] 김유식 02.10.23 277839 654
1468864 위스키도 그럴싸하게 마셔야지 주갤러(118.235) 08:38 2 0
1468863 의미없는 지식을 위한 지식이란 뭘까? [3] 주갤러(175.120) 08:11 23 2
1468862 어버이날은 같이 식사하는게 기본 아님? STAG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5 16 2
1468861 어버이날에 부모님 용돈 드리라는 글에 긁혀서 신고삭... [1] 스코치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56 23 1
1468858 견종식 대화법 [4] 주갤러(118.235) 00:57 88 8
1468857 디시가 존나위험한게 현실에서 피헤의식 존나만듬 [1] ㅇㅇ(59.5) 00:54 68 4
1468856 짐승훈련이 이렇게 힘듭니다. 폭파담당관(124.53) 00:54 46 0
1468854 죽엽청주 혹시 대만산 괜찮은거 어디서 살 수 있죠 [3] ㅇㅇ(121.167) 00:31 34 0
1468848 잘먹었습니다 "조심히가세요" 셉템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8 47 0
1468844 주짓육림갤 기어코 침공했네 주갤러(221.151) 00:00 60 5
1468843 혼자 콜키지 몇병씩 가져가는건 미친거지 STAG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0 39 5
1468837 여기서 바앤스피릿 동행 구하는거 불법임? [3] ㅇㅇ(106.101) 05.01 51 0
1468833 위스키에서 단맛이 남? [4] 주갤러(58.141) 05.01 49 0
1468832 소주는 정말 나랑 안 맞는다 [2] 셉템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28 0
1468831 소주 먹고 술냄새 빼려면 어떡해야 됨? [1] 셉템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30 0
1468830 백수가 앰이한테 돈뜯고 밖에서 폭식했다는 글이네 [1] ㅇㅇ(118.235) 05.01 55 8
1468829 성공한 담당관 금일 밥집에서 아페리티보 하였다 개기지마라 [2] 폭파담당관(115.136) 05.01 58 2
1468826 6마자키 [1] 주갤러(39.120) 05.01 57 4
1468825 마셔본적 없으면 피트위스키는 절대 사지마? [4] 주갤러(175.114) 05.01 43 0
1468824 새로 소주 먹을 때마다 꼴림 [1] ㅇㅇ(211.184) 05.01 41 0
1468821 주지육림갤은 이제 옛날 주갤느낌이 올라옵니다 [2] 엠대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93 6
1468820 의정부에서도 쫓겨나면 연천 포천? ㅇㅇ(223.39) 05.01 41 5
1468819 수원에 주짓수 체육관가지 뭐하러 멀리가냐 [4] 스코치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82 8
1468818 성공한 담당관 금일 아페리티보 시작한다 개기지마라 [3] 폭파담당관(106.101) 05.01 73 2
1468817 깡통에서 마오타이 삿는데 가품임? [2] 주갤러(211.213) 05.01 47 0
1468816 왕복 140km가 넘는 곳을 간다고? [3] STAG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83 11
1468815 로동절에는 [6] 폭파담당관(106.101) 05.01 79 0
1468814 73.2km ㅋㅋㅋㅋㅋㅋㅋㅋ [1] ㅇㅇ(114.207) 05.01 76 10
1468813 (정보)(약스압) 운동하려고 수원에서 의정부까지 가는 사람이 있다?!? [7] ㅇㅇ(220.94) 05.01 153 19
1468812 옥돔집도 한자리수는 이제많이 안남았네요 [2] 주갤러(211.234) 05.01 48 0
1468811 ?! 주갤러(221.151) 05.01 57 6
1468810 개기지마라 주갤러(221.151) 05.01 55 4
1468809 어제 운동을 위한 왕복 102Km [4] iEthano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121 10
1468808 가격대 알려줘 형들! 주갤러(221.151) 05.01 77 4
1468807 어제 운동을 너무 빡세게 했는지 폭파담당관(1.235) 05.01 60 3
1468798 할아버지댁에 술이 있어서 찍어봤읍니다. [2] 주갤러(211.234) 05.01 51 1
1468796 예산 8만원으로 살만한거 추천좀 [3] 주갤러(115.21) 05.01 62 0
1468793 중생아 주갤러(221.151) 05.01 48 5
1468792 형들 내입맛좀 평가해줘 [3] ㅇㅇ(211.36) 05.01 40 0
1468791 현종이의 센척 주갤러(118.235) 05.01 69 7
1468790 마싯게따 주갤러(221.151) 05.01 54 5
1468788 맛잇갯네 주갤러(221.151) 05.01 55 6
1468787 한참 어린 동생들한테 [7] 주갤러(223.39) 05.01 115 11
1468785 견종이가 치졸하고 더러운인간인게 [1] 주갤러(118.235) 05.01 42 6
1468780 성공한 담당관 운동 후 고기로 아페리티보 하였다 개기지마라 폭파담당관(1.235) 05.01 69 1
1468779 발베니12 첨 먹어보는데 기대한거 보단 별로네.. [3] 주갤러(211.250) 05.01 46 0
1468777 반장한테 고마움 [5] 모순의요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151 9
1468776 주량 6병이상 주장하는 애들 허세냐? 진짜냐? [4] 브렌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8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