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목적은 소량의 매실을 이용하여 매실주를 만들어 보려고 하였다.

인터넷에서 매실을 예약주문 했는데, 6월 중순경이 제철이라 하여 그보다 조금 더 늦은 20일경으로 예약주문했다.
개화 시기가 늦어 약간은 늦추는게 좋을듯 싶어 그리 주문하였으나 매실은 예고없이 주문일자보다 며칠 빠르게 와버렸다.

매실 10Kg의 양이 많은건지 감이 잘 안왔다.

실제로는 초록매실이라는 느낌보다는 황매에 가까웠는데, 사진에는 노르스름한게 덜 표현된듯 하다.

부랴부랴 안동소주를 주문했고, 저렴한 가격에 4.3L 병을 두개 구입...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해보니 이거 일이 커졌다. ㅠㅠ

세제를 이용하여 깨끗하게 씻고..

박스 안을 들여다 봤더니 아직도 많이 남았다.

매실을 그냥 물에 넣었더니 매실 털 때문인지 물 속에서도 둥근 막을 형성한다.

세제로 깨끗이 씻고나서 다시 담궈도 처음들어가면 똑같이 막을 형성..

개운하게 다 씻고, 있는 그릇 없는 그릇 다 꺼내어 담았다.

상태 안좋은건 따로 빼두었는데, 생각보다 제법 양이 많다.

무르거나 상한 매실은 따로 분리..

이건 어디에 쓰면 되려나..

매실을 씻고, 꼭지를 분리하는데 분리하는데 3시간 반이나 걸렸다.

방안에서 혼자 꼭지 따는 모습을 상상하니 헛웃음만..

청년백수의 잉여력을 재생산 하는 중이라고 믿고 싶다.

새벽 늦게 작업을 마무리하고, 하루정도 매실은 건조시켜 두었다.

다음 날, 매실주를 만들기 위한 안동소주가 도착.

안동소주를 선택한 이유는 희석식 소주보다는 증류식 소주를 선호하는 까닭도 있지만, 전통주 시장이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서다. 물론, 담금주의 맛도 더 좋길 바라면서..

<U>홈페이지</U>에는 담금주를 위한 3.8L 대용량도 통신판매 중이었으며, 45도와 35도 두가지 모두 있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려고 했지만 성인인증 작업에 범용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여 전화주문하였다.

검색해보니 매실주를 만드는데, 두가지 방법이 눈에 띄었다.

매실과 소주, 매실과 설탕 그리고 소주의 조합이었는데, 일단은 담기 편한 매실과 소주의 조합으로 담궜다.

안동소주의 뚜껑을 열었는데, 약간 뜯겨진 틈 사이로 향이 전해져왔다.

개봉된 느낌이라 전화문의 해보니 수작업으로 하다보니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내용물이 새지 말라고 붙여놓는거라 하며, 주문 들어오면 저장탱크에서 뽑아내 바로 포장한다고 한다.

안동 소주를 붓고 나니 아름다워지는 매실의 모습..

숙성 된 후에 어떤 맛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매실주를 담궜으니 이번엔 장아찌 순서다.
매실청은 매실에 설탕만 재여두면 되어 손쉽게 한병 만들었고, 병이 부족하여 두개 더 사왔다.

이것 역시 블로그 검색을 통한 방법으로 깨끗하게 씻은 매실을 소금에 절이는 순간이다.

난 된장남이라 소금도 일반 굵은 소금이 아닌 명품 천일염으로 썼다.

한시간을 절여도 절여질 기미가 안보여 소금물에 40분정도 담궜다.

이젠 내맘대로 레시피가 되어 버린..

소금물에 절여 말리는데 다시 3시간 정도 소요후에 매실 씨를 분리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뚝배기로 내려치면 육즙.. 아니 과즙과 일그러져 칼로 몇 등분해서 깔끔하게 하기도 하던데 그렇게 했다가는 이 작업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그런 장인정신은 제쳐두고, 군더더기 없이 내려쳤다.

사실, 칼로 몇개 시도해봤지만 살도 버리는게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깨끗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내려치는 방법으로 시행.

단, 너무 세게 내려치면 씨앗까지 으스러지니 주의요망. 씨앗과 함께 매실의 살이 엉켜붙어 두번 작업해야 된다. 그리고 매실 단단하면 씨가 더 잘발라지는 느낌이다. 매실이 많이 익은 경우 과즙이 여기저기 튀어버리니 조심해야 한다.

몇 시간에 걸쳐 하다보니 이걸 왜 시작했나 싶기도 하다. 방엔 온통 매실 냄새뿐이고..

매실 장아찌는 설탕에 켜켜이 재워두었으니, 이젠 나머지 매실을 위한 작업이다.

지난번에 친구에게서 얻은 꿀과 매실, 안동소주를 넣었다.

꿀의 양이 넉넉치 않아 계량하기 위해 꿀을 넣고, 매실 순으로 병에 담았는데, 꿀 때문에 매실이 밑으로 내려 가지 않는다.

술을 부으면 어느 정도 섞일까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다.

이대로 계속 섞이지 않을까 우려도 되지만 일단은 지켜봐야겠다. 나름 부농의 자식인지라 꿀 아까운줄 모르고 시도했는데, 실패하면 재료비가... -_-a

이틀간의 잉여시간을 투자하여 만든 결과물이다.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때깔이 고와 기대도 되는데, 어떨지는 두고봐야..
순서대로 매실주(매실+안동소주), 매실 장아찌(매실+설탕), 매실주(매실+꿀+안동소주), 매실청(매실+꿀), 매실청(매실+설탕) 이다.

남은 매실씨는 말려서 베개나 쿠션 속으로 써도 좋다던데, 일단 시도나 해보자 싶어 말리는 중이다.

뭔가 점점 생활력이 강해지는건지, 잉여력이 넘쳐 나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름 일상생활에 소소한 이벤트가 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