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데 올렸던 글인데 왕남갤에도 올려.
정말 오랜만에 푹 빠졌던 드라마인데 갤에 글올리는건 처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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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십년안에 이만큼 푹 빠져 본 드라마가 없었고,
하선 소운 둘다 극중에서 너무 힘들게 사랑했던 애들이라 꼭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그러려면 궁안에서 왕자 공주 낳고 대비보란듯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렇게 결말 나지 않을까 살포시 기대도 했었고.
그래서 마지막회 결말이 좀 당황스러웠거든.
나쁜건 아닌데 뭔가 내가 바란것이 아니라 당황스러운?
실제역사 아니고 모티브만 딴 가상의 픽션드라마니까 시청자가 원하는데로 아들딸
낳고 궁안에서 사는 걸로 해도 되는데 굳이 이렇게 했어야 하나 싶은?
뭐 볼때는 연출과 연기가 워낙 쩔어서 나도 모르게 울면서 봤다만.
근데 시간이 지나고 곱씹을수록 그 결말이 맞았다 싶어.
궁궐 안에서 사는건 선소운이 아니라 헌의 껍데기를 쓴 헌선소운이니까.
하선이가 왕의 자질을 가진것과 별개로 헌의 껍데기를 쓴 하선이가 계속 행복할수 있었을까 싶더라.
그리고 자기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주는건 이 드라마가 추구해온 방향과 하선이 캐릭과도 맞지 않고 ㅇㅇ
왕이란 자리를 위해 그렇게 노력하고 공부하면서도 자신 말고도 훌륭한 왕재가 나온다면
미련없이 기꺼이 훌훌 털고 내려올 수 있는게 너무나 하선이 다웠단 생각이 들어.
이건 감독의 연출과 본체들의 연기도 한몫 했고 ㅇㅇ
소운이가 기꺼이 중전의 자리를 버린것도 그래서 좋았어.
하선이에겐 소운이, 소운이에겐 하선이
서로만 있다면 무엇도 필요없고 완전하다는게 느껴져서 좋아.
그리고 이게 한쪽의 일방적 사랑이나 희생으로 느껴지지 않고
서로 동등하게 느껴져서 더 좋았던거 같아.
보통 시대극 로맨스는 한쪽의 일방적 사랑이나 희생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건 그렇지 않아서 좋았어.
그러면서도 사랑을 위해 모든걸 던지는
그 서사가 너무나 납득이 간다는 것도 좋아.
뭣보다 그저 단순히 어린시절의 인연이나 운명, 첫눈에 반한게 아닌,
정말 서로가 서로 아니면 채워줄수 없는 관계의 서사여서 너무 좋았다.
(의외로 시대극 로맨스에서 이런거 찾기 쉽지 않더라...)
마지막에 2년이나 시간이 걸려서 만난것도 무영이가 죽었던 것만 빼면,
하선이도 하선이 나름의 이헌, 대비, 이규 등 그동안의 희생에 대한 대가를 치른거 같아서
괜찮았던거 같아. 하선이 스스로도 대비는 대비의 죄를 지고 나는 나의 죄를 질거라고 했으니까.
그 2년이라는 시간을 소운이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도 좋고
(2회만 해도 아버지 구명하려 기꺼히 자살도 감수하려던 소운이인데)
뭐 폐비되고 다시 만나서 사는게 비현실적이다 하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게 치면 상왕이 죽은척 하고 궁 나온거 부터가 말이 안되니 폐비되서 죽은척 했겠구나 하고 납득하기로 했음.
애초에 결말은 연출 분위기 부터 뭔가 설화적이어서 막 고증 이런거 따지고 싶지 않더라고.
16회란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그래서 특히나 마지막회는 좀 불친절하고 뚝뚝 끊겨서 그렇지
결말까지 이르는 큰 줄기 자체는 정말 캐릭붕괴나 서사 붕괴 없이 정말 잘만든 드라마라고 느껴.
이건 종방직후보다 시간이 흐르고 곱씹을 수록 더 그렇게 느껴져.
마지막에 궁에서 아들딸 낳고 웃으며 해피엔딩도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아마 이런 여운은 없었겠지. 그런건 다른 드라마나 로설에도 많으니까...
이드라마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선이 하선이 답고 소운이가 소운이 다워서 좋았던 드라마야.
선소운 뿐만 아니라 이규, 대비, 신치수 까지 전부다 캐릭터 일관성이 무서울정도로 지켜졌어.
그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졌고. 난 그게 너무 좋았어.
마지막이 좀 아쉽긴 하지만 그건 시간때문에 어쩔수 없다 생각하려고.
그런 의미에서 작가님 소설에서 선소운 에필로그좀 어케안될까요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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