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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지 않은 칭찬.essay

아갤러(222.236) 2024.04.26 21:17:37
조회 187 추천 8 댓글 4

사원님은 일을 참 잘하시네요.


관리자에게 칭찬을 받았다.


나는 칭찬을 좋아한다.


칭찬을 받으면 기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고래도 춤추게 하는게 바로 칭찬인 것을.


그러나 오늘 들어도 기쁘지 않은 칭찬이 존재함을 깨달았다.


워터.


워터공정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공정 중 하나다.


몸을 써야 하기 때문에도 그렇고,


그렇기에 여자는 시키지 않고 남자만 시키는 것도 그렇다.


같은 급여를 받으면서 허브에 준하는 일을 하는 워터는 사람들이 기피할 수 밖에 없다.


단기 사원의 경우 워터에 끌려가면 바로, 혹은 점심 직후 조퇴하기도 한다.


그러니 워터는 주로 계약직 직원들의 몫이다.


하지만 계약직은 항상 부족하므로, 빈자리는 다시 단기 사원에 의해 매꿔지게 당연지사인 악순환.


오늘 진열 워터로 끌려갔다.


샴푸, 고춧자루, 액젓, 화장품, 곡물, 사료...


레일을 따라 끝 없이 몰려오는 온갖 무거운 상품이 담긴 토트를 파렛트에 옮긴다.


손목, 허리, 무릎, 허벅지, 발목 안아픈 곳이 없다.


파렛트를 옮겨주는 전동자키 사원은 단 하나.


느릿느릿한 자키 한 대로는 물량을 감당할 수가 없다.


사원님들 지금 물량 터지는거 빨리빨리 치워주세요.


속터지는 관리자의 말.


토트를 아무리 빠르게 빼봤자, 자키로 옮기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자키 한 명만 더 있으면 수월할 일을 증원도 하지 않고 재촉만 한다.


답답한 일이다.


그래도 쉴 세 없이 빼다보면 어느새 점심.


맛있게 먹고 쉬고 복귀하니 같이 일하던 단기 사원 한 분은 조퇴하셨다.


남은 인원은 단 둘.


파렛트를 깔고, 토트박스를 내리고, 정리하고, 자키가 가져가면 다시 파렛트를 깔고...


토트박스는 쌓여만 가고 정신은 하나도 없다. 무념 무상. 그냥 한다.


세시 쯤 되자 물량이 줄어든다. 다행이다.


오단으로 쌓인 파렛트에 걸터앉아 epj 사원에게 말을 붙여본다.


사원님 앉아있지 마세요!


관리자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곧바로 일어선다.


2시간 여 만에 생긴 찰나의 공백에 쉬는 것도 이해를 못해주다니...


갑자기 화가 난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시 토트가 몰려오고, 다시 일을 한다.


시간은 다섯 시 반. 몸이 힘드니 시간은 잘 간다.


관리자가 내게 와서 말을 건다


평소엔 어디로 가시나요? 레일워터 어디서 해보신적 있으신가요?


내일도 나오시나요? 처음이신데 사원님은 일을 참 잘하시네요.


일을 잘한다고? 양심이 있다면 그게 할 말인가?


4명만 있어도 수월할 일을 오전에 3명, 심지어 오후엔 2명으로 굴리면서 재촉하기만 하고


찰나의 휴식도 용납치 않으면서


이제와서 일을 잘한다고 칭찬하는건가?


단기사원인데도 불구하고 조퇴도 안하고, 하는말 잘 듣고, 불평불만도 안하고, 묵묵하게 노예처럼 일하는 모습이 보기 가상하도다.


마치 나에겐 이렇게 들렸다.


오늘 들어도 기쁘지 않은 칭찬이 존재함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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