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오그라드는 제목입니다만 강좌 이름이 정말 저것입니다 ㅋㅋㅋ 이세돌 본인도 오그라들었을 것 같네요. 저런 제목이 붙은걸 보니 아마 고스트바둑왕 리즈시절때 만든 강좌인가 보죠?

 한해원씨가 진행겸 보조를 하고 이세돌씨가 해설을 하는데 일단 진행자가 있다는 점이 상당히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보통 타이젬 강좌같은걸 보면 프로 혼자서 음성강의식으로 강좌같은걸 하는데 사실 말을 너무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게다가 알다시피 자기가 공부 잘한다고 남을 잘가르친다고 보장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바둑력이 높다고 강의나 강좌를 잘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뭐 예를 들자면 양상국씨 같은 경우에도 승부의 세계와는 상당히 멀어져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경력이든 뭐든 가르치는것은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겠죠. 간단히 얘기하자면 프로 강좌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째로 본인이 말 자체를 상당히 못한다는 점 - 가르치는게 주 업무가 아니니 어버버 하거나 말 생각하느라 계속 시간 잡아먹고 중언부언 하고 등등의 문제 - , 둘째로 말은 잘한다 쳐도 가르치는걸 잘하는것은 아니라는 점, 이렇게 두가지 정도의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본 바로는 이 두가지를 그나마 어느정도는 프로 혼자서 감당하는 분은 김성룡씨말고는 거의 못본것 같습니다.  
 
 이세돌씨가 말을 잘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쩄든 이 강좌에서는 진행을 맏은 한해원씨가 나름 보조를 잘 해줘서인지 말을 못해서 답답하다고 느낀 부분은 없었습니다. - 이점으로 봤을때 제발 다른 강의도 왠만하면 진행자나 보조할만한 사람좀 붙여서 강좌하면 좋겠네요 ㅠㅠ-
거기다가 이세돌씨의 해설도 상당히 친절한 편입니다. 전 아마추어에게 불친절한 강의란 다름이 아니라 애매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마추어란  당연히 모르는 사람들이고 프로란 정말 프로도 어려운 특정한 부분을 제외하면 당연히 아는 사람들이어야 하는데 프로란 사람들이 그냥 이정도로 적당하다든지 대략 이런식으로 공격하면 된다든지 라고 말하면 아마추어는 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데? 라는 질문을 할수밖에 없겠죠. 이런 의문을 기다렸다는듯이 그것까지 해설해주는게 바로 강좌에서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네요. 하여간 이런 면에서 이 강좌는 아마추어에게 친절한 편입니다.

전 이세돌 명국선을 먼저 보고 이걸 봤는데 겹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여기 나온 프로대국 기보는 상당수가 이세돌씨 본인의 기보인데 보통 다른 강좌랑은 달리 자기 기보라는걸 밝히지 않고 백이, 흑이 라고 이야기하며 해설을 합니다. 재미있는 부분으로는 이세돌 본인이 역전을 한 바둑이었는데 지금도 그렇고 이때도 그랬는지 말도안되는 바둑을 어거지로 역전했다, 무리수를 둬서 제실력으로 역전한게 아니다, 사기꾼이다 등등의 욕을 듣고있지 않습니까 ㅋㅋ(최근으로 보자면 이창호-이세돌의 그 역전국도 타이젬 같은데를 보면 엄청나게 악플이 붙었었죠 ㅋㅋ) 그래서 변명조(?)로 이런 수 정도는 둘줄 알아야 역전이 가능하지 그냥 역전한게 아니다 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마 본인도 두고 자기수지만 상당히 감탄했던 모양인 것 같아요 ㅋㅋ 자기 대국 해설하는거라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었는지 힘주어 그 부분을 강조하는 걸 보니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수인지는 직접 보시는게 좋겠네요 ㅎㅎ

 단점으로 보자면 맨 마지막 이세돌의 비법전수라는 코너가 있는데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 코너입니다. 그냥 이세돌씨가 대본 써준거 읽는 코너가 아닌가 싶네요.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다행입니다만...

요약 : 초중급자에게 상당히 친절한 강좌. 나름대로 재미있는 편이다. 남들에게 한번쯤은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한해원씨의 요상한 삐삐머리도 관전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