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일방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리해서 이기는 경우도 거의 없고

일방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불리해서 지는 경우도 없다

유리했다 불리했다 하는 흐름이라는게 있고

그래서 대부분의 바둑은 역전승 혹은 역전패이다.

당연히 승자의 인터뷰에서도 불리했던 바둑을 상대의 착각으로 역전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고

패자의 변에서도 유리했던 바둑인데 착각을 해서 역전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

베짱이 프로가 백을 잡고 뒀는데 반면으로도 우세한 형세였다.

그런데 터무니없는 착각을 하면서 역전을 당했다.

그리고는 "반면으로도 이긴 바둑 18급짜리 실수 해서 졌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건 그냥 팩트를 바탕으로 한 국후 소감이 아닌가?

이걸 두고 깔끔하지 못하다느니 변명이라느니 하는건 이해할 수 없다.

만약 베짱이 프로가 "내가 다 이긴 바둑인데 게시원이 초읽기 부르는 소리가 이상해서 헷갈려서 역전당했다"

이런식으로 말했다면 그야말로 깔끔하지 못한 변명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나?

그냥 졌으면 아가리 닥치고 "부족해서 졌습니다. 다음에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는 뻔한 멘트만 하라는건가?

상대를 조롱하는 것도 아니고, 패배에 책임을 회피하는 것도 아니고, 솔직하게 대국 내용과 결과에 대해 직접 언급했을 뿐인데

그거 하나를 트집 잡아서 깔끔하지 못하다느니, 변명한다느니, 좋지 않은 모습이라느니 가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