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둔 박정환 바둑이랑 이야마 바둑이랑 두 판 젠사범 이용해서 복기해 보았다.

젠 5 시절(그러니까 2,3년 전이다.) 젠으로 프로바둑을 복기해보면 비슷한 수가 거의 없었다. 그 수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만큼 인공지능과 인간의 기풍은 달랐다는 반증으로 본다.

근데 오늘 두 판 봤는데 인간의 바둑이 확실히 젠6와 가는 곳이 비슷하다. 그리고 이젠 실리에 그리 연연해 하지 않고 발전성이나 가능성을 보고 착점하는게 보인다.

초중반 젠이 가는 곳이 절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인공지능이 가는 초중반이 확실히 좋다는 것을 기사들이 인정한 것이며 최대한 그 쪽으로 연습한다는게 느껴진다. 

억측일지 모르지만 근래 천야오예의 몰락이 이런 기풍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러져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프로기사들이 인간의 수들을 인공지능의 분석모드로 비교해보고 따져본다는건 거의 확실한 것 같다. 성드래곤도 젠6를 참고한다고 했으니 거의 모든 프로가 인공지능의 초중반을 인정하고 참고해 보는게 거의 확실한 것 같다.

그 중 박정환은 인공지능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자기의 바둑으로 녹였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자연스럽고도 신비롭게 반면을 운영해 나간다. 오늘 구쯔하오와의 바둑을 복기해보며 박정환이 뭔가 깨달음이 왔다는 느낌도 들더라. 좌상귀와 상변을 두터움으로 압박해가며 인간의 강점인 패로 마무리 짓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작년만 해도 상반기 박정환, 하반기 박정환이라며 놀렸지만 이제는 뭔가 박정환에게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부담을 주기는 싫다. 멋진 바둑을 보여주고 성적이 따라주면 알파고와 상금을 걸고 칫수고치기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