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둑 리그를 관전하러 가서 단체 회식에 참여하여 강동윤 9단과 몇 번 대화를 나눴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게시해 봅니다.

1.본인:바둑티비배 우승 정말 축하드려요! 그런데... 홍보도 많이 되고 보도도 크게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참 아쉬워요.

강동윤 9단:저도 그게 누구보다 아쉬워요(보통의 기사들이라면 이럴 때 그냥 감사하다고만 하시는데 조금 의외였습니다.).

2.본인:이번 농심배 예선에서 최종전까지 가시는 모습을 보고 새삼 세계 대회 우승자 출신의 위력을 절감했습니다.

박정상 9단:보통 실감이라는 단어를 쓰시는데 절감까지요? 제가 그때 동윤이도 이겼었잖아요. 하하.

본인:아... 알고 있지만 얘기 안 한 건데...

강동윤 9단:(박정상 9단의 소주잔에 술을 따르며)형은 어서 소주의 쓴맛이나 절감하도록 해.

3.본인:올 한해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에 더 열심히 응원할게요.

강동윤 9단:아마 내년에는 저를 보실 수 없을 거예요.

본인:아... 다른 팀으로 이적하시더라도 응원을...!

강동윤 9단:아마 내년에 저는 퓨처스 리그에서 뛰고 있을 테니까요.

4.강동윤 9단:(저를 포함한 팬 몇 분에게)올 시즌에 응원해 줘서 다들 고마워요(동시에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셨다가 떼시며 키스 세레머니를 하심).

예전부터 강동윤 9단의 인터뷰를 보며 참으로 유쾌하신 분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몇 번 대면하여 대화를 해 보니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둑티비배에서 우승하셨을 때 제가 마카롱 세트를 사서 선물로 드렸는데 정말 그렇게까지 좋아해 주시는 프로 기사는 처음 봤습니다. 선물을 가방에 넣지 않으시고 굳이 들고 다니시며 지인들이 물어보시면 일일이 "팬이 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게도요. 바로 저분이요."라고 설명해 주시더군요.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이처럼 멋진 강동윤 9단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