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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기사

ㅇㅇ(27.119) 2018.01.16 21:41:41
조회 267 추천 0 댓글 0

[기획]인문학적으로 풀어본 매춘문화사1: 한국에는 왜 안마방이 많은 걸까


1. 들어가며


익숙하게만 보이던 일상이 낯설게 느껴졌다. 시내 중심가에 당당하게 상호를 내세운(그것도 건물 외벽에 자랑스럽게 붙인) 『안마방』 광고판이 뿜어내는 퇴폐적인 불빛.


“언제부터 안마방이 우리 일상으로 파고 든 걸까?”


우선 두 가지 전제를 말하겠다.


첫째, ‘성매매’에 대한 가치판단은 보류하겠다.

둘째, 성매매 방지법의 실효성에 관한 판단도 보류하겠다.


내가 의문을 가진 건 단 하나다.


“어째서 안마방이 이 땅에 등장한 걸까?”


역사 속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성매매는 그 역사만큼 수많은 ‘방법’이 있었다. 헌데 하필 한국에선 ‘안마방’일까. 자본주의적으로 접근하면 안마방의 경우는 ‘시설투자’가 만만치 않다.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없다는 뜻이다. 


행여 성미 급한 분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마방은 ‘일본’에서 들어왔다. 아니, 지금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집창촌과 성매매 문화의 상당수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 의해 ‘이식’된 문화다. 도대체 왜 이렇게 이식된 것이고 그 역사는 무엇일까. 


이 연재는 ‘안마방’의 ‘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2. 성매매의 폭발과 전염병 예방법


“공영 매춘이 인정되면 매춘의 피해를 당하는 것은 남성 자신에게만 한정된다. 사실 이 제도가 실천되면 남성은 여성을 위해 훌륭한 배려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들에게 생계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직 또는 적어도 여자가 생계수단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무구한 방법이다.”


- 버나드 만데빌(Bernard Mandeville)의 저서 “공창제도 옹호론” 중 발췌


영국의 내과의사 버나드 만데빌이 1724년 출간한 ‘공창제도 옹호론’을 보면, 당시 지식인들이 매춘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의사였던 버나드 만데빌이 주목했던 건 단 두 가지였다.


‘매독’ 그리고 ‘사생아’


매독의 전파에 대해 의사였던 만데빌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가 주목했던 건 ‘죄 없는 희생자들’이었다.


“죄 없는 아내와 아이들이 매독에 감염되는 꼴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만데빌은 런던에 100여 곳의 ‘국가공인 유곽’을 만들고, 한 유곽당 20명의 허가받은 매춘부를 배치한다는 거였다. 이들은 주인들의 ‘통제’를 받고, 진료소와 계약을 체결한 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면, 만데빌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데,


① 건강검진은 외과의 4명, 내과의 2명의 입회하에 실시한다.

② 매춘 조직의 관리와 감독은 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행하고, 매춘부와 손님 쌍방의 고충을 해결해 준다.

③ 각 유곽은 기량과 ‘그 외 조건’에 따라 매춘부를 네 등급으로 나눈다.

④ 최하급 매춘부는 8명으로 반 크라운, 그 위가 6명으로 1 크라운, 그 다음이 4명으로 반 기니, 최고급 매춘부는 2명으로 1 기니의 요금을 받는다.

⑤ 매춘부의 검진료는 공영 유곽에 부과된 세금 중에서 지불한다.

⑥ 미성년자는 풍기문란 방지를 위해 출입을 일체 금지한다.

⑦ 매춘부가 임신한 경우 좋은 환경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거주지를 옮긴다. 출산 후 매춘부 생활을 원한다면 아이와 헤어져야 한다.


버나드 만데빌의 주장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지식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어 모았다. 물론, 여성의 자활을 도와야 한다는 논리의 '이상론'을 펼친 이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매춘을 ‘필요악’으로 바라봤다. 이 당시 매춘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표현한 이가 바로 나폴레옹이다.


“매춘은 필요하다. 매춘부가 없으면 사내들은 거리에서 양가집 부인들을 습격할 것이다.”


당시 유럽의 중심이었던, 영국, 프랑스, 독일(프로이센)의 매춘 관리의 핵심은 ‘매독과의 전쟁’이었다. 영국은 1846년부터 꾸준히 전염병 예방법(Contagious Diseases Prevention Actos)을 제정했다(1864, 1866, 1869년 등등 계속 법을 만들었다). 이 법의 핵심은 당시 표현으로,


“접촉성 전염병”


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영국의 육해군은 주둔지 주변의 매춘부 관리가 전투력 유지의 핵심이었다. 때문에 영국의 정치인들은 접촉성 전염병의 관리를 위해 법을 제정하고, 육군과 해군에게 예방을 위한 모든 조치를 허용한다(즉, 매춘부의 관리를 군대가 하는 거였다). 최초의 법률에서 11개 주둔지였다가, 법이 개정되면서 지역이 확대됐고, 매춘부들에 대한 처벌 조항이 강화됐고, 여성들의 인권을 제한하게 됐고(판사의 심문 없이 6개월간 강제구류 할 수 있었다. 후에 9개월로 늘어난다), 특수경찰이 창설됐다. 대영제국의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춘부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졌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424px-Lautrec_rue_des_moulins,_the_medical_inspection_1894.jpg 


솔직히 말하겠다. 이 전염병 예방법은 실패한 법률이다. ‘득보다 실이 많았다’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이 법은 효과가 없었다. 아니, 그냥 ‘악법’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실효성이 없었다.


당시 의학기술로 매독의 검진과 완전한 치료는 불가능했다. 당시 해군부의 기록에 따르면, 매춘부 1명 당 진료시간은 3~5분이었는데, 이걸로 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건 어려웠다. 처음엔 ‘내시경’을 가지고 질 내부까지 조사했는데, 이 내시경 때문에 다치는 여성들이 속출했고, 심지어 조사를 받다가 매독에 감염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내시경 검사가 중지됐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제대로 된 매독 검진은 어려워졌다.


둘째, 주홍글씨의 남발 


쉽게 말하면, ‘실적’과 ‘뇌물’이 문제였다. 당시 경찰들은 자신들의 사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아무나 붙잡아 자신이 매춘부임을 시인하는 서류에 사인을 강요했다.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여성들은 영문도 모르고 사인을 했고, 이 여성들은 공식적으로 매춘부가 됐다. 한 번 매춘부로 등록되면 치안판사의 허가가 없이는 등록을 말소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많은 여성들을 매춘부로 만들고, 뇌물을 갈취했던 게 당시 경찰들이었다.


이러다 보니 영국 사회 내부에서 전염병 예방법 폐지가 공론화 됐고, 급기야 이 법의 폐지를 위한 단체들이 속속 결성된다. 1869년 결성 된 ‘전염병 예방법 폐지 국민협회’와 ‘전염병 예방법 폐지 여성 국민협회’는 10여 년 간 줄기차게 폐지 캠페인을 벌였고, 그 결과 1886년 이 법은 폐지된다.


장황하게 영국의 전염병 예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법률이 당시 유럽과 세계에 끼친 영향 때문이다.


영국이 전염병 예방법을 폐지했지만, 이 전염병 예방법은 당시 유럽의 많은 나라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고, 실제로 비슷한 법들이 만들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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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매독’이란 병이 ‘전염병’이란 사실이다. 전염병은 ‘접촉’에 의해 전파된다. 매독이 유럽 사회를 위협할 정도로 맹위를 떨친 시기가 두 번 있었는데, 첫 번째가 16세기였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가져 온 매독이 유럽에 퍼져나갔던 첫 번째 위기 이후 유럽은 매독에 대처하기 위해 ‘조심’했다.


(콜럼버스의 매독 전파설에 대해서는 학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콜럼버스 이전에 이미 매독은 있었는데, 당시 사람들이 한센병과 비슷해 질병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콜럼버스 유입설에 힘이 실려 있다)


매독이 유럽 역사서에 처음 데뷔한 연도는 1495년이었다. 바로 나폴리 왕위 계승을 놓고 샤를 8세가 이탈리아를 쳐들어 간 게 발단이다. 전쟁이 터지자, 유럽에 있는 용병들이 개떼처럼 몰려들었고, 살인과 강간이 이어졌다. 매독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유럽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지금은 우습게 보는 병이지만(매독은 결코 가벼운 병이 아니다!), 1495년부터 페니실린이 나온 1943년까지 유럽에서 매독으로 죽은 사람만 1천 만 명에 달할 거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첫 번째 전파 이후 매독은 잠시 잠잠해졌다. 이유는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성적인 접촉이 있어야 전파된다.”


란 간단한 논리. 성병은 접촉을 전제로 전파된다. 그런 의미로 두 번째 전파는 극적이었다. 바로 18~19세기였다. 이 시기 유럽은 매독의 공포에 휩싸였다. 왜 그랬을까? 간단하다. 산업혁명과 나폴레옹 전쟁 때문이다.


산업혁명으로 사람들이(구체적으로 젊은 남자들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나폴레옹 전쟁의 여파도 엄청났다. 국가개병제로 징집된 수십만의 병사들이 온 유럽을 휩쓸고 다녔다.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대단위의 군대. 그리고 젊은 남성들의 이주. 인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환경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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