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알파고 신드롬이 일어난지도 2년 가까이 지났네요 세계명인전에서 이세돌 9단이 렌샤오9단에게 멋진 수를 보여주면서 이겼고 얼마전에 제가 이세돌 알파고 다큐를 보면서 감명을 받아서 오늘 이세돌 알파고전 4국까지 다시보고 왔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세돌 9단이 겨우 3판만에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알파고 이전에는 프로기사급의 인공지능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1,2,3국을 진행하면서 이세돌9단의 기분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을겁니다 구글에서도 기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알파고의 기술을 잘 모르면서 조언을 하던분도 있었듯이(초반을 비틀어 가서 데이터에 없는 수를 두라는 둥 후반에 가면 갈수록 강해진다는 둥) 당시 알파고의 단점을 물론이고 실력조차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죠 지금이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들도 많고 알파고 절예급 인공지능이 아니라면 사활이나 끝내기 부분에 약점이있다는걸 아시는분들이 많을겁니다
알파고 3국 마지막에 이세돌 9단이 하변에 엄청 과로워하면서 침투했는데 결국 그판에서 알파고(돌파고)의 약점이 자신의 큰 모양에서 상대방이 들어왔을때 그것을 지켜내는 능력에 있다라는 것을 느낀 것 같습니다

좌변에서 흑에게 기분 나쁘기 눌렸고 우변에서도 기세를 버리고 안 끊었습니다 이세돌 9단도 마음에 안든다는 듯이 두는거 같았지만 정말 이세돌알파고 다큐에서 판후이가 말한 것처럼 기회를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참았던 것 같습니다

저 수를 두면서 그 우물같이 깊던 상변에서 용이 솟아 나듯이 백돌을 다 살려나갔습니다 너무 멋졌습니다

4국의 마지막 수였는데요 충격적인건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 큰집이 다 날라가고 그 이후에 떡수를 몇개 뒀기 때문에 보통 저러면 만방 져야 정상이거든요 백이 다해먹은거 같은데 차이가 크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알파고에 대해서도 조금 다르게 느낀 점이 있는데 2년전 돌파고 때는 와 돌파고 정말 잘둔다 돌파고의 수가 사실 정답이고 인간의 수와 고정관념이 틀린 게 아닌가 했었는데 그 이후에 마스터의 대국과 교육툴을 보니까 돌파고의 수에도 사실 떡수가(ㅋㅋ) 많았고 그 가운데는 인간이 지적할만한 부분도 있었다는 걸 알았고 바둑이 정말정말 어려운 게임이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는 아직도 저 쌘 돌파고를 마스터가 석점 접어주고 이긴다는게, 기보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어떤 바둑을 보여줄지 상상이 안됩니다 지금은 그보다 더쌘 제로까지 있죠

알파고 4국 때 해설이 이현욱8단과 홍민표9단이었잖아요
다시보면서 이현욱8단의 훌륭한 미모를 느꼈고 홍민표9단의 해설에 감탄했습니다 당시 해설한 해설자들 중에 가장 알파고와 이세돌9단을 잘 이해하는 해설자였던 것 같았고 78수 두기 이전에도 이세돌9단의 작전대로 흘러가는거 같다 신의한수가 등장할 타이밍이다라고 예상했죠 실제로 정확히 78수는 아니지만 옆에 건너붙이고 끼우는 수까지 예상했습니다

이세돌 알파고를 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 가까이 흘렀네요 결과도 정말 극적이었고 바둑 역사상 가장 큰 관심이 모였던 일주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하수지만 저의 기력도 조금 늘었고 마파고 커파고 제로 교육툴 돌파고영화까지 보고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을 흔히 접할 수 있는 지금 돌파고전을 다시 보니까 새삼 새로운 느낌이 들었고 재밌었습니다 혹시 추억이 생각나시는 분들은 다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