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테스트 대국에 임해주신 당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새벽 늦게까지 3판을 내리 플레이하시느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드셨을텐데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대국의 결과는 1-2로 제가 1승 2패 입니다.

 그러나 모든 게임을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붙은건 아니고 매판 최적의 기력 세팅을 알아내기 위해

 프로그램 수치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플레이했습니다.

 1번째판은 순정 최신버전 AQ에 분석모드만 달고 릴라 제로의 정책망만 혼합한 버전으로 붙었습니다.

 중반 이전까지는 가치망 상으로 제가 60% 조금 넘는 승률까지 나와서 이겨가는 줄 알았습니다만

(기쁜 마음에 대국 도중 글로 '불도저처럼' 쭉 이겨간다며 기뻐하며 글썼죠)

 곧 서서히 역전되다가 졌습니다.

 2번째판은 가치망 승률이 서서히 역전되던것은 lambda 값( AQ 내부적으로 가치망 승률과 Monte Carlo 승률을 섞는 가중치 값 )이

 너무 낮아서 그런게 아닐까 해서 기존의 0.7 정도의 값에서 아예 0.9 정도로 높이고 두어봤습니다.

 그러니깐 힘없이 초반부터 쭉 밀리더군요. 

 대국하면서 원인을 생각해보니 가치망 승률 정보는 바둑판 위에 돌들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쌓여있어야 정확합니다.

 그런데 수읽기를 가치망에 너무 의존해서 읽도록 하면 오히려 아주 엉뚱한 수읽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즉, 현재 장면 A가 있고 후보수 a, b, c 가 있다고 했을 때,

 각 후보수 a, b, c의 가치망 승률은 a, b, c 돌을 바로 놓자마자 평가한 승률보다 몬테카를로 수읽기에 의해 어느 정도 수가 진행된 이후에

 평가한 가치망 승률이 훨씬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 수, 두 수 놓고 난 이후의 가치망 승률만 가지고 수읽기를 하면 사활을 착각하거나, 최선의 수로 잘 두고 있는데도 서서히 승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결론을 내리고 3번째판을 다시 두었습니다.

 이번에는 알파고 팀이 논문에서 사용한 값인 0.5에 근접한 0.6(제 컴이 슈퍼컴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가치망에 비중을 두는게 정확하다고 봄)으로 람다값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당구장님이 중반까지 가치망 승률 70% 까지 찍으시며 승승장구하시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몬테카를로 승률은 50% 정도에 머물러있었습니다.

 계속 쭉 70% 까지 밀린건 아니고 약간씩 엎치락뒤치락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계속 밀렸던 상황입니다.

 그러다 중간에 66% 이었던 당구장님 승률이 확 52% 가 되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치망에 지나치게 의존한 수읽기의 단점이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중반에 수상전이 제가 한 수 빨라서 빅으로 사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당구장님의 가치망 승률이 45%까지 떨어지며 계가로 갔는데,

 그 때 저의 몬테카를로 승률은 70% 이었습니다.

 그러다 뜬금없이 당구장님이 기권을 했는데 당구장님 컴에서는 승률이 어떻게 떴는지 모르지만 제 프로그램 상으로는 아직 살짝 불리한 정도라 던질 정도는 아니라고 봤는데

 아마 기본 AQ 세팅으로 resign 옵션을 켰기 때문에 몬테카를로 승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는 시점에 돌을 던졌나 봅니다.

 국후 검토 기능으로 형세판단을 해보니 제가 2.5집~3.5집 정도 이긴 걸로 되어있더군요.

 이걸 보고 몬테카를로가 결과적으로는 가장 정확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