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에 맞지 않게 타젬 7당에 있다보니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한 3개월 전에는 잠시 8당에 오신 번개소문 사범에게 한 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두텁게 둬서 최대한 적게 지는게 목표였는데, 선으로 둔 흑의 10집 패...

생각보다 많이 차이났다 해야되나 적게 졌다 해야되나~~

 
 그리고 마침내 오늘 타젬 최고인기 아이디인 준키 9당과의 베팅대국!

 오늘은 나도 강하게 두리라 마음먹었다. 사실 그 분의 안드로메다 수읽기를 체험해보고 싶었다.

 초반 미니중국식을 거부한 우하귀 백의 걸침, 그리고 흑의 당연한 양걸침부터 전투는 시작되었고,

 종국되는 그 순간까지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돌이 부딪힐 때마다 손해를 보는 건 흑이었고,

 중반의 어느순간엔 대량실점, 그리고 마지막엔 아예 자살골을 무더기 넣으면서 결국 192수만에 장렬한 흑의 옥쇄!!

 결과는 흑의 처참한 패배였지만, 대국자인 난 패배감은 커녕 기쁘기 그지 없었다.

 이 세상 어딜가서 프로와 베팅대국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수많은 관전자들이 느끼는 환호성과 탄식 앞에서 대국 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낱 허접한 아마추어인 나로서는 그저 자랑스럽기만 했다.

 바둑하는 사람으로 어느 술자리에서 프로와 인터넷 베팅대국 하였다는 평생 공짜 술안주를 마련한 건 또 어떤가

 즐거운 하루였다 ㅎㅎ


 P.S. 언제가 강자들의 대국을 구경하고 또 대국기회를 제공해주는 타이젬과, 작지만 큰 가르침을 주신 두 프로사범님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