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젬 4545 왔다갔다했던 지난날

2년반의 공부였습니다

기경중묘랑 현현기경 사 읽으면서 시작된 거 같네요

폰에는 사활어플..

중국사이트 뒤져가며 sgf파일 모아다가 어플에 추가하고..

시간날때마다 풀고 또 풀고

수근대사전같이 정형을 익히는 문제 같은건 그냥 외웠고요

책도 많이 사들였죠

타이젬 중고장터에서 절판된 것들 구하고...

복사본이 좀 섞인거에 대해선 죄송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

선굵고 두터운 바둑을 좋아해서

슈코선생 섭위평 구리 기보 많이 놓아봤습니다

제대로 알고 놓은건 아니지만

가끔은 그들의 기보에서 나온 장면이 제 타이젬실전에도 등장합니다

아 그때 이분들은 여기에 두었지 하면서

길을 따라가봅니다

물론 저의 도착지는 패배지만...

하지만 지더라도 그런걸 따라해보는 재미도 나름 좋았습니다

그렇게 바둑만을 보고 살았던 2년반.

지금은 7878왔다갔다하는데 8에서 6으로 한번에 갈때도 있습니다

저는 이제 제가 여기서 더 늘지 않을거란 것을 알았습니다

기력상승의 증분은 감소하고 있던 실정이니

흥미와 관심, 열정은 줄어갔습니다.

기력에 만족해서 그런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공부가 약간의 고통으로 변해갔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두었던 바둑에서 저는 저 나름대로의

만족할만한 좋은 수를 두었고

이제 공부를 기분좋게 손놓을수 있었습니다

그 수를 놓는순간 저는 제 공부가 헛된것은 아니라 생각됐습니다

물론 여전히 하수지만 이제 제 눈에 다른것이 잡힌다는것이

매우 기분좋았습니다

이 수를 두기위한 이년반의 공부였나...

사이가 신의 한수를 두었다면 현세에서의 미련을 접고

성불했겠지요

수준은 낮지만 저 또한 저 나름대로의 신의한수를 두었기에

이제 바둑과의 얽매임, 늘고싶은 스트레스 등에서 벗어날 수 있을듯합니다

언젠가부턴 바둑은 족쇄같은 것이었습니다

빨리늘고싶고 그래서 다 이기고싶고

강해지고싶었습니다

저에 대한 열등감의 해소 수단이 바둑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지금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