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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쓰는 기원 썰 2 (장문주의)

ㅇㅇ(220.77) 2020.10.23 11:22:36
조회 2528 추천 30 댓글 29

앞글 참조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baduk&no=631681&_rk=Hc2&exception_mode=recommend&page=1


B기원 썰 풀어달라는 사람이 있어서 살짝만 풀어봄


기원은 알다시피 내기바둑이 굉장히 성행한다. 소소하게는 기료내기부터 판이 커지면 몇백이 오고가고 하는것도 봤다.

내가 직접 그 몇백하는 판의 선수로 뛴 적도 있다. 한 수 한 수 놓는데 진짜 손이 떨리더라.


기원의 내기바둑 문화, 용어에 대해 잘 알지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고 가자면


1.방내기

-흔히 만방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 말이 방내기에서 나온거다. 1~10집 차이를 1방 11~20집 차이를 2방 21~30집 차이를 3방

이런식으로 쭉쭉 올라가다가 91집 이상이였나?(지금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아는 사람 알려주셈) 면 만방으로 친다.


방내기를 할때 쓰는 용어가 있다


ex) 3의 2로 합시다. -> 기본 3천원에 1방당 2천원으로 계산, 만약에 내가 24집을 졌으면 3000+ 2000x3 = 9000


이런식으로 방내기를 한다. 기원바둑의 양상은 굉장히 극단적일때가 많기때문에.. 만방을 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방내기를 하게 되면 불계승 개념이 없다. 아무리 형세가 절망적이여도 집 차이에 맞춰서 돈을 줘야하기때문에 끝까지 

두어야 한다. (뻔히 지고있고 이길 곳도 안보이는데 계속 두고있으면 좆같다)


2.걸이내기


걸이내기는 방내기가 부담스러운 분들이 자주 한다. 일단 1걸이를 정해야 한다. 1걸이가 10집이 될수도 있고 20집이 될수도 있고 30집이 될수도 있다

나머지는 방내기와 규칙이 똑같다.


3.물주, 선수


영화 신의 한 수 봤냐? 정말로 돈을 대는 물주가 있고 선수로 뛰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신의 한 수 같이 자신의 기력을 극단적으로 속여서

카메라를 이용한 사기바둑은 하지 않지만 기원에도 그런 비스무리한게 존재한다. 기력이 딸리지만 돈은 많고 그리고 내기를 하고싶은 물주와

승부를 할 기력은 어느정도 되지만 돈은 부족하고 내기를 하고싶은 선수가 만나 운명공동체가 돼 상대팀과 붙는거다. 

(기력이 딸려도 내기바둑 할 수 있지않냐 할 수 있는데, 일단 양 대국자의 수준이 일정이상은 돼야 빅매치가 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화제성이 생겨 판 돈도 커지고 다음 매치 잡기도 쉽다)


나는 선수로 뛴 적이 몇번 있다. 승률은 꽤나 좋은편이였음.



대충 설명은 이정도로 됐고..


나는 원래 본격적으로 내기바둑을 할 생각은 1도 없었고 해봤자 기료내기정도와 많이 잃어도 만원 내외의 돈인, 소소한 내기를 즐겨했었다.

맨날 기원의 할아재들이 하는 말인 '그래도 내기를 해야 바둑이 재밌지' 에 대해서 잘 공감하지도 못했고 몇만원 몇십만원의 돈이 

왔다갔다하는걸 보며 옆에서 싸움구경하는것마냥 재밌게 지켜보기만 했었다. 


앞 글에서 썼지만 B기원엔 정말 다양한 인간의 군상들이 보였다. 직업도 다양하고 성격도 다양하고.. 오늘 풀 썰은 내가직접 겪은

내기바둑에 관한 일이다. 편의상 사람들을 알파벳으로 구분하겠다.


a: 화장품(화장품 다단계 하시는 사장님이였음, 돈 많고 돈 잘쓰고 사람들한테 평판이 좋다, 기력 10급)

b: 노가다(다단계 사장님이 데리고 다니는 수하? 비스무리한 관계, 사장님이 일도 알아봐주고 하더라, 기력 15급)

c: 노래방(아가씨노래방 운영하는 분인데, 따고 도망가는걸로 유명하다. 사람은 나쁘지않은데 돈 씀씀이가 쪼잔했다, 기력 강 5급)

d: ROTC(ROTC 장교 출신이라는 말을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분이였음, 기력 5급)

e: 이빨(앞니가 빠졌는데 돈이 없어서 임플란트 못하고 계심, 기력 5급)


오늘 등장할 인물들은 대충 이정도로 나눌 수 있음 


a는 돈은 많은데 기력이 엄청 약하심. 그래서 물주가 되어 내기바둑 즐기는걸 좋아했다. c와는 밥도 자주먹고 하지만

나한테 'c는 다 좋은데 돈을 너무 안쓴다. 따면 도망가고 조금 잃으면 꽁지내리고 하는 꼴이 얄미워 죽겠다. 한번 죽여놔야하는데..'

이런말을 자주하곤 했다. a는 씀씀이가 큰데, 예를들어 100만원을 따도 30만원을 뽀찌로 주고 구경꾼들에게 꼭 만원씩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내가 이 기원에 오기전에 a가 선수로 밀었던게 d,e 였다. 그런데 d,e가 도통 c한테 이기질 못하는거다. 위에 기력을 간단히 표기했지만

기원에서의 여론은 c,d,e가 같은 실력으로 취급받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중요한 승부처에만 가면 c가 거의 8:2 정도로 이기는 것이다. 

(작은 내기에서는 곧잘 지는데, 큰 돈이 걸리면 사람이 바뀌는거 같다. 3명 다 둬본 사람으로서 사기바둑이라 할 정도는 아닌듯)


그래서 a가 나한테 제의를 했다. 쟤 한번 박살내자고 이제 너밖에 잡을 사람이 없다고... 

그전에 나는 a한테 밥, 술도 몇 번 얻어먹고 카페가서 이야기도 많이 했었다. 전에 쓴 글에서 다단계 제의했다는 분이 이분임.

(할 생각 없는데 단칼에 거절하기 뭐해서 한 일주일 고민하는 척 하다가 안한다고 했다. 그래도 뒤끝없고 전처럼 대해주심)

a 사장님한텐 평소에 밥도 몇 번 얻어먹었고 담배도 같이 피면서 친분을 많이 다져놓은 상태라 알겠다고 했다. 


당시 내 기력은 강 4급 정도로 평가받고 있었다. c하고 치수는 두 점에 5알을 주고 뒀었다. 솔직히 개빡센 치수라고 생각했다. 내가 접바둑을 못접기도 하고..

강 4급이 강 5급을 두점에 덤까지 주고 이기는게 쉽지가 않지 않나...? 이렇게 치수가 안맞는 바둑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기원내에서 내 기력에 대한 평가가 높아진 탓도 있지만, c의 얄미운 근성이 발동돼서 그렇다. 절대적으로 자기가 유리한 치수가 아니면 큰 내기는 하지 않겠다라는 c의 무조건 이기는 바둑만 둔다는 마인드 때문이였다. a는 좀 더 치수 조정을 하려고 했지만 c는 완강했고 결국 불리한 조건을 수락하고 대국이 시작됐다.





a: ㅇㅇ야 첫 판은 무조건 져줘라


글쓴이: 지고싶다고 그게 되나요.. 그리고 치수가 높아서 아마 이기기 힘들거에요


a: 첫 판은 무조건 져. 무조건이야. 만방 깨져도 되니깐 무조건 져


글쓴이: 알겠습니다. 일단 해볼게요



쓰다보니깐 너무 기네;; 반응 괜찮으면 담번에 계속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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