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조회수나 추천수 이런거 구걸하는 사람도 아니고 읽을 사람만 잘 읽어주면 된다는 생각 가진 사람인데 이창호 최고기사론 관련한 내용만큼은 좀 수고롭더라도 이전에 올린 내 글들 검색해서 한번 읽어주시면 고마울 것 같아.

자꾸 세계기전 몇 번 더 우승하면 이창호를 넘네 마네 하는데 <메이저 세계기전 17회 우승>은 이창호가 위대한 기사 또는 우리나라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사임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딱 3분의1의 근거밖에 안 되는 내용이야. 이창호가 위대하고 최고기사인건 단지 우승횟수가 아니라니깐. 다시 말해줄게. 이창호를 바둑팬들이 압도적으로 최고기사로 치는 객관적 이유는 크게 봐서 3가지야.

1. 메이저 17회 우승(비메이저 포함21회)
압도적임. 비슷하게나마 따라온게 그래도 이세돌 정도고 현 성적 1인자인 커제조차 아직 그 절반 수준이야.

2. 국가 대항 단체전 활약
이건 17회 우승 커리어보다 더 압도적이야. 비교대상 자체가 없어. 이창호 이후 어떤 기사가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이창호를 더 높게 보고 이창호의 팬심이 훨씬 두터운 결정적 근거가 바로 이 부분임. 난다 뛴다 하는 이세돌 박정환 신진서가 이 부분에서만큼은 이창호와 VS표시 해놓고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야. 세/박/신을 낮추려는게 아니라 그만큼 이창호가 압도적이라고. 그나마 이 부분에서 티끌만큼이라도 비벼볼만한 사람은 농심배 파이널라운드의 절대강자 커제나 농심배 다승 역대 2위인 판팅위정도인데 이것도 그냥 비교 안 하기 뭐하니까 구색 맞추기로 들이민 것일 뿐 장기간 활약한 꾸준함이나 대국의 중요도 등등 따지면 이 역시 비교가 안된다. 신진서가 앞으로 15번 정도 더 우승할 가능성도 크진 않겠지만 설령 만일 그런 성적 낸다 해도 최고기사 타이틀은 변하지 않을 거다. 팬들이 바라는게 그저 개인성적표 좋은 그런 1인자겠어?

3. 패러다임 정립
성적과 별개로 바둑사의 발전에 방향을 틀어줄 정도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인물로는 도사쿠(포석)/ 오청원&기타니(신포석)/다케미야(중앙가치관 정립)/ 이창호(형세판단과 끝내기). 이 정도야. 알파고는 사람이 아니니 논외로 치더라도.

개인커리어에서 압도적이고, 단체전활약은 그야말로 넘사벽이고, 바둑의 새 패러다임까지 제시한 인물에게 인공포석행마이론이라는 최첨단장비의 덕을 본 현재의 국내1인자를 들이밀며 비교하는건 좀 지나치지 않아? 팬들이 단지 성적만으로 이창호를 최고기사 반열에 올려놓는게 아니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