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34. 어릴때 5년 정도 바둑 배운 아마추어 26년차 바둑팬인데. 90년대 중반만 해도 우리나라에 pc 보급이 대도시에서도 잘 이루어지기 전이라 축구, 농구, 뜀박질 같은 놀이가 주류였고. 바둑도 그 일환 중 하나였음

그리고 지금 나이 50이상인 남자 분들 중에 바둑 못두는 사람 찾기가 어려움. 어지간하면 바둑 룰 정도는 이해하고 있을 정도로 국민 스포츠 중 하나였음

근데 98년 이후로 컴퓨터가 가정마다 급격하게 보급되면서 피씨 게임이 위 놀이들을 매우 빠르게 대체했음.

아놀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선 사이에서 초딩 시절을 보낸 입장에서 90년대 중후반과 00년대 초중반은 10년도 안되는 시절이지만 그 변화는 가히 엄청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음
요즘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고 하지만, 10년 전인 2012년에 이미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고 카톡도 쓰고 있었음. 근데 90년대 중후반까진 컴퓨터란게 없다가, 갑자기 컴퓨터가 등장해서 모든 중심이 다 컴퓨터로 변하는 시기였음

아마 내 기억에 바둑도 이와 궤를 같이한 걸로 기억함. 내가 다니던 바둑학원도 00년대 초반까지는 원장님이 돈 좀 버셔서 상가 건물로 이전하는 등 잘나갔지만. 내가 중학교 다닌 이후 부터 장사가 안됐는지 결국 상가 건물 내놓고 본인 집으로 옮겼음

바둑 인기도 00년 초반 이후로 사그러든거 같음. 그나마 이세돌이란 천재 기사 땜에 어느 정도 유지되긴했으나, 2010년대 이후엔 지방 중소도시에선 바둑학원은 더 이상 찾기 힘들고. 소구의 대형학원이랑 할배들 위주의 기원만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

유입되는 인재 풀이 다르니 지금 인재들이 20년 전보다 나을 리가 없지. 인공보고 정답 외운다고 그게 곧 기량이 뛰어남을 의미하진 않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