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KBL 신인 트라이아웃이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오전 9시부터 진행됐다. 총 39명이 3팀으로 나눠 2경기(전·후반 각 15분)씩 치렀으며, 트라이아웃은 11시에 종료됐다.

이번 드래프트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걸까. 평일 아침부터 약 100여명의 팬들이 체육관을 찾았다. 관중석에는 팬들 뿐만 아니라 선수의 가족들도 있었고, 장동영(KGC인삼공사)은 후배를 응원했다.

이 가운데 김병오(중앙대)와 임승필(동국대)은 코트를 밟지 못했다. 김병오는 무릎부상으로 2주간 휴식을 취해야 하고, 임승필은 왼 발목 부상을 입었다. KBL 측에 진단서를 제출한 이들은 벤치에서 동기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코트 근처에는 10개 구단 코칭스태프가 트라이아웃을 지켜볼 수 있도록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창원 LG의 테이블보는 홀로 아침 일찍부터 펼쳐져있어 눈길을 끌었다.

테이블보와 “만반의 준비를 끝냈습니다”라는 LG 관계자의 말에서 1순위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엿볼 수 있었다. 높이가 취약한 LG는 김종규를 가장 필요로 하는 구단이다.

대학 감독 중에는 박상관 명지대 감독이 가장 먼저 현장을 찾았다.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고 나타났지만, 얼굴은 피로가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이들 시집보내는 자리잖아요. 깔끔하게 입고 와야죠”라고 운을 뗀 박상관 감독은 “늦게 잠들었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났어요. 잠이 안 오더라고요. 아이들은 오죽하겠어요”라 덧붙였다.



기량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에게 더욱 중요한 건 부상방지다. 대학에서 출전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이나 일반인 신분으로 참가한 선수들은 공을 살리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지만, 얼굴이 알려진 선수들은 돌파나 포스트 업보단 패스, 스크린 등 기본에 충실했다. 이 와중에 김종규는 팔로우업 덩크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트라이아웃 종료 후 프로 관계자들은 냉정히 평가를 내렸다. 김민구, 김종규 등 대어가 있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예년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 모 프로팀 관계자는 “즉시전력은 몇 명 없네요. 어쩌면 20명도 못 뽑힐 수도 있겠어요”라 평가했다.

반면, 김기만 SK 2군 코치는 20명+α가 선발될 거라 내다봤다. “2군도 나름 옥석을 가려야 하는데 1군에서 너무 많이 데려가면 어쩌죠”라며 말이다.

소문만 무성했을 뿐, 프로 관계자들 앞에서 첫 선을 보인 이대성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개인기만 좋은 줄 알았는데 신체조건도 탄탄하네요. 저 정도면 1라운드 선발도 가능하겠어요”라 말하는 프로 관계자가 있는가 하면, “그래도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2라운드를 노려야 할 것 같아요”라 평가한 이도 있었다.

드래프트는 KBL이 주최하는 행사 중 가장 잔인한 무대다. 스포트라이트 속에 프로 진출을 축하받는 이들도 많지만, 선발되지 않은 이들은 10년 이상 쌓아온 농구선수라는 경력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환호와 절망이 공존할 2013 드래프트는 오후 3시부터 진행되며, MBC 스포츠플러스를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