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와 '-나?' 의문문

경상도 방언에서 의문을 나타내는 활용은 ‘-노?’와 ‘-나?’가 있다. “뭐 먹었어?”의 경우 “뭐 먹었노?”와 “뭐 먹었나?” 이 두 형태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뭐 먹었노?”의 경우는 ‘무엇을 먹었는지’를 물어보는 정보 중심의 형태이고 “뭐 먹었나?”는 ‘뭐라도 좀 먹었는지’의 여부를 물어보는 친교 중심의 형태이다. 즉, 길 가다가 혹은 당일 처음 만난 상대에게 인사의 형식으로 말을 건넬 때는 어떤 운율을 사용하더라도 ‘-노?’의 활용은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어디 가나? → “어디 가나보네? 가던 길 계속 잘 가.”
       어디 가노? → “너의 목적지는 어디냐?”

       뭐 샀노? → “뭘 구입했니?”
       뭐 샀나? → “뭘 구입했나보구나.”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의문사 중에서도 ‘어디’, ‘무엇’과 같은 의문대명사와 함께 쓰일 때만 이런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의문사와 함께 쓰이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의문대명사가 아닌 의문형용사나 부사와 함께 쓰일 경우엔 ‘-노?’와 ‘-나?’가 각각 다른 의미를 나타낸다.

       밥 뭈노? → (같이 먹기로 해놓고선) 왜 혼자 밥 먹었니?
       밥 뭈나? → 밥 먹었니? (안먹었으면 같이 먹자)
                       혹은, 굶지 않고 있는지의 여부를 물어보는 친교적 의문

위의 예에서처럼 의문사가 쓰이지 않은 의문문의 경우 ‘-노?’는 상대방에 대한 원망의 의미를 나타내게 된다. 즉, “뭐 뭈노?”는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에 대한 정보요구, “밥 뭈노?”는 이미 밥을 먹어버린 것에 대한 원망을 나타내는 것이다. 의문대명사 ‘어디’의 경우에도 이는 똑같이 적용이 된다.

       철수 어디 갔노? → 철수의 행방에 대한 정보 요구
       철수 집에 갔노? → 철수가 집에 가버린 것에 대한 원망

의문사가 쓰이지 않은 의문문에서 쓰인 ‘-노?’가 원망만을 나타낼 뿐 정보 요구의 성격이 없는 것은 여기에서의 ‘-노?’는 활용어미 ‘-버렸노?’의 줄임 형태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즉, “집에 가 버렸노?”가 “집에 가 뿠노?”를 거쳐 더 단순화 되어 “집에 갔노?”가 된 것이다. 이는 의문사 없이 쓰인 ‘-노?’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원망을 나타내는 데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1) 영희 학교 갔노?
       2) 영희 학교 가노?
       3) *영희 학교 갈노?

위의 1번 예는 ‘영희가 학교에 가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 등을 나타내는 문장이고 2번은 ‘영희가 학교를 향해 이미 출발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난다. 그러나 3번 예의 경우 미래시제를 나타내주는 어말어미 ‘ㄹ’ 때문에 해당 문장은 비문이 된다. 위의 예들을 표준어로 바꿔볼 경우 이를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1a) 영희 학교 가 버렸어?
       2a) 영희 학교 가 버려?
       3a) *영희 학교 갈 버렸어?

의문대명사와 함께 쓰인 경우의 ‘-노?’와 ‘-나?’가 각각 정보중심과 친교중심의 의미를 담고 있는 반면 같은 의문사와 함께 쓰였더라도 의문형용사나 의문부사와 함께 쓰일 경우 이는 적용되지 않는다.

       어떻게 지내노? → 별 일 없이 잘 지내지? (친교 중심)
       ?어떻게 지내나?
       왜 우노? →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한 정보 요구 혹은 친교 중심의 위로의 말
       ?왜 우나?
       언제 가노? → 가는 시기에 대한 정보 요구
       ?언제 가나?

출처:http://egloos.zum.com/jiise/v/2010165

모두 '노' 의문문 제대로 알고 사용합시다. ^^

중세부터 내려온 중세국어의 영향입니다. 노 말투 혐오를 멈춰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