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내 뇌피셜이 아닌, 모 대학 재료공학 교수가 한 말을 복기하는 것임을 미리 밝히며.-

엔진 피스톤과 실린더는, 공장출하 직후에는 완전히 새것이라 산화막이 거의 없다.

산화막이란, 모재의 표면이 산화하며 모재를 덮으며 생긴 피막을 말하는데, 

엔진 모재의 경우 이 산화막의 강도는 모재보다 높으며, 마찰계수는 더 낮다.

길들이기를 하라는 이유는 이것때문이다. 

얼마나 정밀하게 만들든, grain 단계에서의 오차는 무조건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며, 이는 마찰을 유발한다.

길들이기는, 엔진의 피스톤과 실린더 grain 을 서로 아구가 맞게 천천히 갈아내며

갈아내는 과정에서 산화피막이 형성되어 왠만한 충격에도 아무런 흠집없이 작동케 하기 위한것이다.

이렇게 길들이기가 끝난 엔진은 쉽게 손상이 오지 않으며, 

강한 충격에도 산화피막이 조금 떨어져나가고 다시 재생하는 순환을 가지게 됨으로써 건전한 싸이클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길들이기를 무시하고) 산화막이 없으며, 피스톤 실린더간 grain 사이의 마찰이 크게 발생하는 가운데 록주하게 되면 

grain 단위의 파손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파손은 큰 문제를 야기한다.

- 여기부터는 내 첨언 - 

grain이란, 뜻풀이 그대로 곡물의 낱알 싸이즈의 덩어리를 말한다. 보통의 모든 금속제품은 이러한 작은 덩어리들의 뭉침 형태로 존재한다.

덩어리째로 뜯겨나간 부위가 생기면 옆에있던 grain은 집중된 응력을 받게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때 지속적인 손상을 야기할 여지를 만든다. 

피스톤과 실린더 사이에 작은 철 덩이가 낀 채로 운동한다고 생각해보라. 이는, 또다른 grain의 절손을 가져올 수도 있으며

산화피막이 생겼다한들 그것을 다시 긁어낼 소지도 있다. 

절손으로 인해 텅 비어버린 공간의 외곽에 위치한 grain은 충격에 취약해지며, 이는 또다른 절손을 가져올 수 있다.

쉽게 말해, 길들이기를 하지 않은 차는, 그 초반에 적산이 쌓이는 순간뿐만 아니라, 폐차되기 전까지 계속 더 많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요약하자면, 중고로 쉽게 바이크 사고파는 사람들은 길들이기 안해도 되겠지만

오래오래 소중히 탈 마음이라면 길들이기는 하는게 당연히 훨씬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