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 타고 항상 주차하는 골목길로 향했음

도로에서 골목길로
우측깜빡이 켜고 접어드니

왠일인지
도로가에 서 있던 장정 네명이
골목으로 따라 들어왔음

그러더니 내가 속도 줄이고
항상 캡 주차하는 골목 구석으로
주차를 하려 하자

대뜸 그 자리를
장정 한명이 차지하고는 버티는거임

그리곤 곧 나머지 세명이
내 슈퍼캡 앞 옆 뒤를 에워쌌음

네명 다 시커먼 옷 입고
나를 골목 한가운데 세워둔뒤
앞뒤양옆을 봉쇄했음

일단 캡 시동은 껐는데
주차도 못하고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데
캡을 주차해야될 벽 쪽에 선 남자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음

\'니 인자왔나? 돈내나라!\'

풀페 실드 열었는데
두 눈 마주보고 나더러 돈내놔라 함

아예 노리고 기다린듯한 분위기

\'돈, 돈내나라고!\'

돈내놔라면서 주머니에서 꺼낸걸
내 눈앞에 내밀었음

\'와? 돈!\'

어두워서 잘 못 봤는데
아마 그 물건을 주고 돈을 받으려는것 같...
...다는 생각이 들때 쯤

아 이사람들 뭔가 착각을 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로 그런듯.

돈 내놓으라던 남자는 계속 돈타령인데
내 등 뒤에 서 있던 남자가
날 가만 보더니

\'아저씨가 아니라 아가씬데?\'

라며 뒤로 물러남

그 순간 물건을 내 밀었던 남자는
황급히 그 물건을 품속으로 숨기고 자리를 뜸

다른 한명의 남자도 자리를 황급히 뜨고
두명의 남자가 골목에 남았음

난 묵묵히 골목 구석에 주차하기 시작했고
무릎보호대 풀고 글러브 벗고 순대 걸고 이것저것 했음

두명의 남자가 조금 멀리 서서
내가 헬멧 벗는걸 보고 확인한 뒤 어디론가 사라짐




결과적으로는
별 일 없어서
주차 마무리하고 멍때리다 귀가 했는데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골목에
장정 네명에게 둘러쌓여
이도저도 못했다고 생각하니
조금 섬짓하네여




바이크이야기 : 그 물건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