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높은 기온이 찾아오고 꽃내음이 그득하게 깔린 완연한 봄 날
바갤러인 김피디와 애플티니가 동물원 나들이를 갔다

동물원 주차장에 바이크를 세우고 하늘을 바라보니 마치 오늘 날씨는 마치 우리 동네 처럼 맑았다
바이크 옆에 가족이 탄 차가 주차를 했는데 아이들이 우릴보고 와~ 오도바이 멋있다 엄마 엄마 나도 커서 저런사람이 될래요
라고 큰소리로 말하니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라이더? 쯧쯧 너는 저런 폭주족이 되지 말거라라고 아이를 타이른다
뭐 한두번 겪은 일도 아니니 가볍게 넘겨버렸다

공복임도 불구하고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나온터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더니 허기가 져서 그녀에게 밥을 먹자고 제안하니
어? 난 배블로~ 오빠 우리 그냥 들어가서 빨리 귀여운 동물친구들 구경하자 알찌?하며 나의 팔을 잡아끌고 들어간다

동물원에는 각 종 동물들이 많았다 특히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시퍼렁쥐는 형광파란색이 나는 호그와트에나 있을 법 한 신기한 동물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고양이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었고 이걸 본 그녀는 갑자기 나에게 고양이가 영어로 뭐냐고 물어본다
짜식 오빠가 그것도 모를까봐? 라는 미소를 지어주며 키츠잖아 키츠!! 라고 당당히 말하니 잠시 멍한 표정의 그녀
나에게 반했나? 자화자찬에 빠져있는데 남들 다 들리는 큰목소리로 땡땡!! 아니야 아니야... 오빠.. 키츠가 아니라 캣(츠)겠지...라며
이내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순간 내 발음이 나빴을 뿐 스펠링으론 문제없다며 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약간의 반항이 반항이 필요했다
뭐라고!? 뭐라고했어 지금? 엉?? 난 틀린거 없어!!! 라고 소리지르니 순간 겁먹은 표정이 이내 상기된듯 붉게 닳아오르며
뭐? 이런 개나리같은 샛키가 사내자식이 쪼잔하게 틀렸으면 인정해야지 그걸 가지고 우기려들어??  강냉이 한 번 털려볼래????
라고 의외의 피드백이 나와 분위기 쇄신 겸 대화 주제를 돌려야했다

조심히 입을 열었다 저...저기... 혹시 기억해? 우리 엽돈재에 같이 코너타러 갔을 때 있잖아
그 때 거의 다 도착했을 때 갑자기 네 바이크 펑쳐나서 대우중공업 영업소 옆의 조그마한 센터에서 급하게 수리를 하고
한 바퀴 테스트 주행을 하구 왔더니 주인 아저씨가 옥대우? 옥대우? 그래서... 무슨 말인가 자세히 들어보니 어때유? 하고 물어보는 거였잖아
지방방언은 역시 알아듣기 힘들다니까 충청도 사람들이란 하하하... 라며 어줍잖은 웃음으로 상황을 넘겼다

한참을 햇볕아래서 걸으니 갈증이나 시원한 녹차를 하나씩 마시고 수족관 쪽으로 이동했다
수족관에 가니 펭귄 몇마리가 우리를 보고 신이 났는지 급하게 뛰어오다 미끄러져 댕굴댕굴 굴러왔다
그 모습을 보고 꺄르르 웃는 그녀 이내 내 입에 손가락 두개를 집어넣어 양쪽으로 땡기더니 펭귄을 발음해 보란다
그래서 최대한 또박또박 발음하려고 노력해 \'페~앙~기~인~\' 이라고 말했더니 또 한번 빵 터지는 그녀 웃음이 해맑아 보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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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힘들고 귀찮아서 더 이상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