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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동의완)준영이의 성장을 함께 해 준 송아

oo(211.252) 2020.10.28 14:31:36
조회 2830 추천 95 댓글 13

작가가 이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주제들의 키워드를 뽑아보자면

꿈, 성장, 행복. 이런 것들이겠지?

이번에 준영이의 성장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해.


자신의 재능을 사랑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피아노를 치는 현재의 준영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어.

불행한 가정사.

자신을 후원해 준 경후문화재단과 이사장님에 대한 부채감과 그로 인한 보은의 마음.

그리고 정경. 부채감일지 미안함일지 연민일지 혹은 사랑일지 모르는 그 복합적인 관계.


따라서 준영이의 성장은 전반적으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과거로부터의 독립에서 시작돼.

이 드라마에서 너무 좋았던 것은 이러한 준영이의 '과거로부터의 독립' 을 통한 성장 과정이 과거와 단절하거나 그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그 과거를 인정하고 보듬고 이해하며 좀 더 나아가 그 과거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야.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도 알다시피 송아가 있지.


먼저 0715.

0715는 준영을 억누르는 부채감의 근원이야.

정경 어머니의 기일이자 정경이의 생일.

어떤 형태로든 후원을 받는 장학생들은 많을테지만 유독 준영은 그 부채감에 억눌려 살아.

준영의 성정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후원의 시작이 '누군가의 불행' 이었다는 사실 때문이겠지.

누군가의 불행으로 내가 피아노를 다시 칠 수 있다는 사실은 준영이를 더이상 피아노를 행복하게 칠 수 없게 해 버렸어.

피아노를 행복하게 치게 되는 순간 마치 내가 그 불행을 즐기게 되는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불행을 직격탄으로 맞은 정경에게 연민과 미안함을 느끼며 정경을 위로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시작된 정경에 대한 온갖 복합적인 감정들로 괴로워해.

이러한 0715의 과거를 다시 정립하게 해 준 것이 송아야.

모두 알다시피 0715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연인인 송아의 생일로 다시 덧입혀져. 3회 준영의 달력에 아무 말 없이 검은 동그라미가 칠해진 0715였다면 16회 준영의 달력에는 송아 생일이라고 예쁘게 적혀진 0715가 있었지. 이제 준영은 0715를 아프게 기억하지 않아도 돼. 아픈 과거를 떠올릴 필요도 없고, 그것과 함께 연상되는 부채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 이제 0715는 송아의 생일로 행복한 하루로 기억될테니까.


그리고 경후문화재단.

이사장님은 준영이가 행복하게 피아노치기를 바라셨지만 13회 정경의 울부짖음처럼 준영에게 경후문화재단은 역시나 가슴을 죄어오는 과거야.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사장님과 재단에 보은을 하기 위해 수없이 콩쿨에 나가면서 정작 준영은 행복하게 피아노를 치지 못하게 되지.

경후 문화 재단이 너무 잘 보이는 훤한 창에 커튼을 쳐 보기도 하고, 집에 놀러온 송아에게도 '너무' 잘 보인다고 읊조려보기도 해.

이러한 준영의 마음을 알았기에 많은 단원들이 박대표의 만행에 분개하면서도 다른 한 편 재단으로부터 준영이의 독립을 바라기도 했지.

그렇지만 이제 경후문화재단은 역시나 사랑하는 연인인 송아가 자신의 꿈을 펼치는 곳으로 바뀌었어.

송아가 경후문화재단에서 일하게 된 후부터 오피스텔에서 큰 창 너머로 경후 빌딩이 보였을 때 준영이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이제 거칠게 커튼을 치던 그 과거에서 나와 행복하고 그리운 마음으로 건물을 바라보고 있었겠지.


불행한 가정사.

끝까지 준영이를 괴롭게 했던, 준영이의 행복한 피아니스트로서의 생활을 망친 가정사는 겉으로는 완벽하게 해결된 점은 없어보여.

그렇지만 11회를 보면 준영은 자신의 가정사를 송아에게 오롯이 풀어놓고 비로소 사랑의 희열을 느끼며 이겨나갈 용기를 찾게 돼. (물론 3천이 다시 기다리고 있었지만.ㅠㅠ)

어머니 앞에서 행복하지 않음을, 힘듬을 토로하고 우는 용기도 어쩌면 송아가 가르쳐준 것인지도 모르지.

신부님과 같은 모습과 착장으로 어머니께 이혼을 권하는 모습은 단순히 아버지를 미워하고 싫어해서가 아닌, 진정으로 과거로부터 나와 본인도 어머니도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모습으로 진정성을 주고 있어.

준영이가 자유롭고 행복해지길 바랬던 송아의 역할이 컸을 거라고 생각해.


쓰고 나니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준영의 과거는 모두 판타스틱하게 해결되거나 혹은 연기처럼 휘리릭 사라진 방법이 아닌, 그 과거 위에 다시 송아라는 색깔이 덧입혀져 이제는 진짜 '과거' 의 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일들이 되었어. 그렇게 쓰여진 과거는 이제 준영의 인생의 한 순간으로 기록되어, 작가가 자주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과거의 한 챕터를 넘기며 다른 미래로 나아가게 되었고.


이쯤되면 또다시 송아가 생각나야겠지?

우리의 영원한 페이지터너-

준영의 과거를 넘기고 미래로 나아가게 해 준, 그녀.


다음에는 송아의 성장을 함께 해 준 준영이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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