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대체공휴일

입사 8개월차. 하여튼 앞서 휠체어 사건 등으로 나는 그때부터 나가리 된 상태였고 이때 내 지인인 신입2가 들어 온 시점이였다. 역시 소장은 새로운 이쁜이가 생기니 C이사와 나를 팽시키고 신입2를 되게 예뻐했다. 물론 내 지인인 만큼 신입2에게 내 뒷담을 하면 내 귀에 쏙쏙 들어와서 정보 파악하기가 쉬웠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대체공휴일인 날이 있었다. 점심시간에 기습적으로 대체공휴일에 출근을 해야 한다는데 신입2는 슬쩍 뺐고 당연히 예뻐하는 신입2는 안 와도 된다고 하고 나와 C이사에게 집중적으로 대체공휴일에 나오라고 했고 C이사도 이를 빼려했고 나도 빼려했으나 의견을 묵살했다.

대체공휴일 당일, 결국 나 혼자 출근해서 소장과 둘이 있었다. C이사는 당연히 짬도 있고 성깔 있던지라 안나왔다. 하지만 나는 느껴졌다. 소장 이 새끼 C이사 딱봐도 안나올거 알고 있었으면서 '에잉 C이사 이놈, C이사 이놈!' 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다. 참고로 일처리 관련 부분에서 언급했든 CAD로 도면을 그려준걸 받아야 내가 그걸 받아서 계획서를 쓰는데 CAD 하는 C이사가 안나왔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 나도 할게 없다는 거다. 그래서 멍청하게 분만 삭인채로 하는둥 마는둥 하다가 소장 자리에 한반 찾아갈 일 있어서 갔다가 나는 보았다. 바쁘다고 대체공휴일 땡겨 놓고선 유튜브를 하는 소장을. 얼탱이가 없고 해서 퇴근이 7시인데 5시쯤에 약속 있다 하고 빠져 나왔다. 결정적으로 월급날 때 대체공휴일 나온걸 올렸는데 5인미만은 대체공휴일 출근한 돈 안줘도 된다고 묵살했다. 이때 진짜 화가 머리 끝까지 났었던 기억이 난다.

16. 주말 현장

염창동 연립주택 내부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해체 관련 업무 하는 애들은 알겠지만 가끔 입주민들이 아직 있어서 허락 맡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참고로 이 현장은 그 전에 C이사와 신입2가 갔다온 곳인데 아무 정보도 없고 가본적 없는 나를 주말에 가라고 했다. 가보니 아무도 없고 대체 뭐지 싶었다. 경비한테 물어보니 입주민 대표가 어딘가에 있을거라고 했고 건물을 찾아 댕기느라 예정보다 내가 15분 늦게 도착했고 입주민 이 시발새끼는 나에게 왜 늦냐고 지랄을 한다. 하여튼 입주민대표를 동행해 허락을 맡고 각 호수마다 내부 사진을 찍었다. 이것도 존나 이해가 안되는게 계획서 작성시 1층마다 사진 4장이 들어가면 돼서 그냥 비어있는 호수 들어가서 거기서 4장 찍고 계획서에 써도 되는데 왜 이렇게 미련하게 모든 호수를 다 들어가서 찍으라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거 다 찍어도 진짜 층당 사진자료 4장만 쓴다.

하여튼 갑자기 입주민대표가 나에게 또 화를 낸다. 왜 대체 석면조사를 안하냰다. 우리 회사는 석면 조사 하는 곳도 아니라 뭔 개소리인가 싶었고 소장한테 전화 했다. 소장은 입주민 대표에게 전화로 욕 먹고 다시 나에게 '너가 석면조사 나온거 처럼 유도리 있게 행동해야지 뭐하냐'고 한다. 가만 보니 소장 이 새끼 단순히 내부 사진 찍는거로는 허락을 못받을거 같으니 석면조사 한다는 중요한 걸 언급해서 구라치고 입주민들 발 묶어놓은 거였다. 이 문제는 내가 유도리 있게 석면조사 나온 사람인거 처럼 연기할 수 있었으나 나중에 진짜 석면조사 팀이 이곳을 다시 찾아 왔을 때 '전에 조사하지 않았냐? 입주민들 다시 못 묶어둔다 돌아가라'라는 얘기 나오면 내가 독박쓸게 뻔했다. 하여튼 씨발 일처리도 좆같기 그지 없다. 이번 아니더라도 현장 찾아가면 문이 잠겨있거나 하는 등의 경우가 꽤 많다.

17. C이사의 팽

C이사도 놈팽이 같은 기질이 있던 양반이긴 했고 소장이 500이나 쳐받으면서 도면을 못그린다고 불만을 했다. 이것도 웃긴게 C이사 데려오기 전에도 C이사에게 우리 회사 일감을 계속 줬었으며 나에게 주택도면의 도사라고 씨부렸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갑자기 도면 좆같이 그리는게 보인다고? 이때가 내가 1년차 될 쯤이였다. 결국 사건이 터졌는데 소장이 C이사를 내쫓을 핑계로 졸렬한 수를 썼는데 세후 500은 세전 625 정도인데 그 세금을 C이사 니가 충당하라는 거다. 즉 월급 125만원을 깎으라는 얘기였고 C이사는 얼탱이 없어 했다.

그리고 둘의 문제가 점점 곪다가 결정적으로 터진게 하루는 C이사가 신입2와 현장을 다녀 왔고 분위기가 쎼한게 느껴졌다. 소장이 C이사에게 '이사님 자료 어딨어요'  하고 C이사는 '신입2한테 물어봐요'라고 했다. 그러더니 소장이 갑자기 극대노 하면서 '아잇 씨팔! 무슨 말을 못하겠네! 야 머머머머 씨발 머머머!!!!' 했다. C이사도 대단한게 이 상황이면 역으로 화낼만 한데 조곤조곤 튕겨냈다. 결국 C이사는 이날 관둔다는 발언하고 한달만 더 하고 관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