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2인 체제

C이사가 관두고 나와 신입2만 남았고 소장의 속셈이 대 놓고 보였다. 인건비 500 먹던 놈 날아갔고 나도 계획서 어느정도 쓰고 신입2도 CAD 좀 할 줄 알겠다. 200+200으로 존나게 뽑아먹자는 심보가. 하여튼 이때는 이제 슬 신입2와 내가 비슷한 시기에 그만둬서 소장의 통수를 치려 할 시기였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는 줄 모르고 허세 부리고 성질 내는 소장이 귀여웠다.

19. 신입2의 퇴사

2월이 되면서 신입2가 퇴사를 할 시기가 되었다. 나는 아직 경력증명서 1년 도장을 받으려면 보름 정도의 시간이 더 남은 상황. 하여튼 신입2는 퇴근길에 소장에게 사직서를 들이 밀었고 소장과 쇼부를 치고 돌아온 신입2에게 들어보니 소장은 사직서를 받자마자 '이게 뭐야?' 하면서 당황해 하며 카페에 가서 붙잡으려고 했댄다. 어이가 없는게 원래 의심 심하고 남을 졸렬하게 괴롭혀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인걸 알지만 그 자리에서 '왜 그만두려는 거냐 혹시 XX(글쓴이 나) 때문에 그러냐?'고 했단다. 듣고 기가 막혔다 하여튼 신입2이자 내 지인은 한달만 더 하고 그렇게 관뒀다.

20. 나의 퇴사

신입2가 사직서 내밀고 보름 뒤에 나는 슬쩍 소장에게 기사시험 보려하니 경력증명서에 도장 좀 찍어 달라 했고 안찍어 주고 뭉갤거 같은 예상과 달리 다행히도 찍어 주었고 공단에 제출하고 통과 되었다. 그리고 나도 그날 저녁 바로 사직서를 들이 밀었고 소장은 '그만 둔다고 말하는 시점부터 3달을 해줘야 하는거 전에도 말했지?'라고 한다. 그걸 듣고 나는 '그런거 근로계약서 쓰지도 않아서 내용도 없을 뿐더러 소장님도 계절 하나를 해달라는거 말이 안되는거 아시잖습니까?'하고 따졌다. 그러더니 나에게 1인분도 못하는 놈이니 뭐니 하며 지 갈 길 가고 나도 한달만 더 해주기로 했다.

21. 비하인드 신입들

신입2와 내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퇴사를 하니 발등이 불이 떨어져서 소장은 항상 해왔던 대로 여기저기 사람들을 긁어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구한 사람은 경력자 아줌마 하나랑 예전의 신입1처럼 대학교 직장인 전형 때문에 작정하지 않는 한 회사를 못 그만두는 코 꿰인 동생.

22. 발각

이제 내가 관두기 보름 남았을 시점인데 갑자기 소장이 잘 해준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그리고 퇴사 일주일전 새로 온 신입 동생이 나에게 슬쩍 말해주는데 소장이 내가 없을 때 내 자리에서 내가 쓴 글들이랑 카톡 내용을 봤단다. 이건 내가 혹시 퇴사하거나 도장을 받으려 할 때 뒤틀리게 될 경우 나름 꼴에 증거로 쓴답시고 텍스트 파일로 따 놓은거였는데 이 변태 같은 새끼가 다 퇴근하고 없을때 내 자리를 뒤져서 찾은 거였다. 당연히 면전에서 표현하지 않던 소장 죽이고 싶다느니 등등 내용들을 직설적으로 알게 되었고 잘 해주기 시작한 거였다. 물론 악어의 눈물 같은 거였겠지만. 그리고 마지막날에 멋쩍게 웃으며 미안하다는 말 듣고 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