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없어서 노는 건축구조 기술사 많다.

건축구조 기술사 모자라다는 말이 자꾸 나오는데.  오히려 남아 돈다고 생각한다.  


I. 안 모자란 까닭

1. 구조 설계비가 안 오른다.  
정말로 구조기술사가 모자라면, 구조 단가가 올라야 한다.  그런데 별로 안 오르지.  요즘 좀 오르긴 했는데, 한국 전체적으로 인건비와 물가가 왕창 올라서 이런 듯.

2. 노는 기술사 많다.
혼자 개업한 기술사들 많아.  이런 사람들 상당수는, 일거리가 모자라서 노는 날이 많아.  부지런히 일 따러 다녀도 일은 안 들어오고 영업비만 깨지니까, 그냥 자포자기한 경우가 꽤 된다.  
직원도 없이 혼자 일해도 놀 정도인데, 기술사 모자라면 이런 사람에게도 일이 더 들어오겠지.  

3. 직원 늘리기 무섭다.
혼자 일하거나 직원 1명 두고 일하는 기술사들.  일이 늘어서 사람 더 뽑을까 고민하다, 안 뽑는 경우가 많다.  일이 많은 건 잠깐이라고 생각하니, 뽑기가 무섭다.  주변에서 일 늘었다고 사람 더 뽑았다가, 일감 줄어서 감당 못 하고 망하는 걸 많이 봤거든.
정말 기술사가 모자라면, 이런 사람들도 계속 일이 들어올테니, 사람을 더 뽑을거야.  

3. 기술사보다는 직원이 모자란다.
가끔씩 일이 계속 넘치는 회사도 있어.  그런데 이런 회사도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  구조 단가가 워낙 낮아서 월급이 똥망이고, 당연히 사람이 안 온다.  4년제는 구경도 힘들고, 아무나 지원만 하면 왠만하면 뽑는다.  4년제졸 신입에게 2800(퇴직금 포함) 정도 주는데, 누가 오겠냐.  아무 시공사나 가도, 2배 (퇴직금 빼고 5000) 넘게 받을 수 있는데.
1번과 이어진 건데, 일 많다고 월급 올려서 뽑으면 구조 단가로는 감당이 안 된다.  사람 더 뽑아서 손해만 나면, 뽑을 까닭이 없지.  

4. 벌이 적당한 일감이 많으면, 직원은 늘릴 수도.
보통 기술사 1명이 실무 직원 5~10명 정도 감당하면, 업무를 꼼꼼히 챙길 수 있다.  이보다 많아지면, 삑사리가 꽤 나더라.  그래서인지, 5~10명보다 큰 구조사무소는 월급 기술사를 두거나 동업을 한다.  
그런데 위에서 적었듯이, 혼자 일하거나 직원 1명 둔 기술사들 많아.  이런 사람들은 직원 더 뽑을 여력만 되면, 업무 처리량이 몇 배로 늘어날 수 있어.  그런데 일거리가 없거나 (월급을 더 못 줘서) 사람을 못 구하니, 일을 더 못 하는 거야.  


II. 발주자의 대책

구조기술사 남아돌아도, 발주자가 한가한 기술사 못 찾으면 꽝이다.  그래서 찾을 방법을 제안한다.  

1. 다른 업체 찾기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가 일을 다 못 받아준다고, 기술사가 모자란 게 아니야.  2,3에서 보듯이, 일 없어서 노는 업체 많다.  한가한 업체 찾아서 일 주면 된다.  방법은
a) 직원들 인맥으로: 직원들 학교 동창이나 예전 회사에서 거래하던 구조기술사 뒤져봐라.  
b) 다른 발주자에게 물어보기: 다른 발주자에게 구조기술사 소개 부탁해라.
c) 기술사회: 건축구조 기술사회나 각 지역 지회 등에 물어봐라.  연락처는 검색하면 나온다.  

2. 일거리 미리 주기
구조기술사에게 앞으로 일거리가 계속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해라.  직원을 더 뽑아서, 일을 더 할 수 있게 된다.  

3. 단가 올리기
기존 거래 업체는 직원을 더 뽑아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많이 준다고 소문나면, 새로운 업체도 영업하러 온다.  

4. 약속한 돈을 제 때에 주자.
일을 다 끝내고 납품까지 했는데도, 이런 저런 핑계 대면서 돈을 안 주는 곳이 있다.  건붕이는 안 이러겠지만.  
이런 데서 일 좀 더 해달라고 하면, 바빠서 못 한다고 둘러대기도 한다.  어차피 일 해봐야 돈 받기도 힘든데, 안 하는 게 낫지.  
돈 안 줘도 일해줄 구조기술사 찾는다면, 그냥 스스로 기술사 따서 직접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