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 그 보물을 찾아 헤매었다.

사반세기짜리 평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평생은 평생이지.

그 보물이라 함은 바로 반월의 검.

108 무구 중 하나이자 새벽 전쟁 중에 역사 속에서 사라져버린 전설적인 무기다.

나는 별이 지지 않는 산맥을 지나 빛이 닿은 적이 없는 고대의 유적 속에서

마침내 반월의 검의 위치를 알려주는 룬을 찾는 데 성공했고

그 룬을 손목에 새김으로서 다음 여정을 준비했다.

룬은 달을 가리키고 있었다.

반월의 검을 향한 나의 여정은 그렇게 끝났다.

룬은 시계로 잘 써먹고 있는 중이다.

반년 전, 아내가 죽었다.

느닷없이 쓰러져 시름시름 앓았고 조용히 숨을 거뒀다.

사람들은 그녀를 태워 재를 모아 마을의 고분으로 옮겨

신성한 그릇 위에 쌓인 선조들의 잿더미 위에 뿌렸다.

그렇게 아내는 내 곁을 떠났다.

견딜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나는 고분에 숨어들어 재를 한 움큼 훔쳤다.

강령 의식에는 되살리려는 대상의 일부가 필요하다.

마침내 그녀가 돌아왔다.

좋은 소식. 적어도 그녀가 머리 쪽에 있다.

나쁜 소식. 그리 기분이 좋아보이진 않는다.

헤아릴 수 없는 저주를 받아 억울한 고통에 시달린 결과

마침내 나는 더 먼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나는 여러 세상과 시간대에서 동시에 존재한다.

108 무구 중에는 스베르그라 불리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무기라 함은 현실의 공간 안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무구만큼은 혈통과 영혼에 벼린 무기였다.

그리하여 스베르그는 소유주가 죽은 뒤에도 그 자손에게 이어졌다.

최초의 왕은 잊혀진 마법을 통해 이 무기를 자신의 수호자 중 한명인 불굴의 세자릭에게 계승하였다.

세자릭은 새벽 전쟁에서 스베르그를 휘둘러 수천을 무찌른 영웅이었으며

워낙 여자에게 인기가 없던 자였기에

처음이자 마지막 계승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