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에 그냥저냥 다니기 싫은 직장 다니다가 상사랑 싸우고 이틀 뒤에 사직서 내고 관둠.

술 먹는거도 좋아하고 음식 하는거도 좋아했었고

요식업 관련 일도 좀 했었던 지라 술집 창업에 관심있어서 사직서 쓰고 바로 다음날엔 친구들이랑 술 진탕 먹다가 술집이나 차려볼까 이야기함.

주위에서 별에 별 소리 다 들음. 나이가 나이인지라 개인창업(카페, 통닭집)하던 친구들도 있었어서...

모아놓은 돈 딱 500만원 있었음ㅎ

그러던 와중에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전부 대출로 15평짜리 술집 차림.

어차피 평수가 작아서 그냥저냥 하면 되겠다 싶어서 했음.

망하면 어차피 다니기 싫은 직장이였고 모아놓은 돈도 없어서 내 결정에 책임진단 마인드로 뭐라도 해서 그 대출 다 갚을 생각도 있었고.

인테리어랑 가게 분위기는 내 취향대로 꾸몄고 안주도 내가 좋아하는 구성으로 했음.

술은 살짝 비싸게 팔고. 흔히 말하는 감성 주점임.

오픈 한 달째엔 지인들이 와서 그냥저냥 진심인지 아닌지 분위기 좋다, 안주 맛있다 그리고 기타 훈수 등등 들으며.. 그렇게 하다보니

6개월까진 주7일 매일 나가서 일했음. 7개월차부턴 너무 힘들어서 주6일 운영했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딱 가게 운영한지 11개월째 되는 날에 대출받은 돈 전부 갚고 손익분기점이 오더라.

뭐 운이 좋은거도 있긴한데.. 그리고 앞으로 영업 제한도 해제됐으니 장사가 더 잘 됐으면 좋겠음.

그리고 안 된다 안 된다 해도 한 달에 평균 직장 다닐 때보다 2배에서 2.5배는 내 돈으로 가지고 가는듯..

매장 규모가 작으니 직원은 안 쓰고 끽해야 서빙 아르바이트 정도 쓰는데 직장 다닐 때에 받던 스트레스에 비하면 정말 잘 선택했다고 생각함.

대신 휴일이 없고 쉬고 싶지도 않아서 그런지 뭐...

그래도 술 먹는거도 좋아하고 이런 분위기를 내가 좋아해서 동네에 차린거라 그냥 나와서 일하는게 노는거 같음.

내 가게 좋다고 와주는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나름 사장님 소리 들으면서 기분도 좋음.

아직까지 진상은 별로 못 만나본듯...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늘 하루 일찍 끝나서 맥주 한 잔 먹고 주절주절 써봤다..ㅎㅎ

나름 만족중.. 장사 더 잘 되서 2년차후엔 가게나 하나 더 차렸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