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여러가지 조리법들을 찾아서 몇차례나 도전해 봤지만

비쥬얼은 어떻게 비슷하게 구현해도 맛에서 도저히

밖에서 사먹는 그 맛을 따라갈 수가 없어 몇 차례나 좌절을 맛봤다

그러던 중 이번에 오기가 생겨 공부하고 공부한 끝에 찾아낸 비법은 3가지

첫째: 염지를 해라

고기 밑간은 물론이고 고기가 수분을 머금게 해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데 필수다

둘째: 레시피를 정확하게 지켜라

눈대중으로 넣으면 양조절 실패에 간도 안맞고 튀김옷이 벗겨지거나 단단해진다

셋째: 업소용 식재료를 써라

프랜차이즈 치킨업소나 호프집 그 어느 곳도 직접 배합한 향신료로 밑간하고

튀김가루 배합해서 만드는집 없다 다 제품 받아와서 만든다

첫째와 둘째는 시키는대로만 하면 되니 비교적 쉽지만 셋째가 조금 거부감이 들거다

업소용 식자재를 산다는 것 자체가 약간 장벽이 있지만 사야한다

집에서 허브솔트나 마늘 향신료 몇개 넣는 것과 결과자체가 다르다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가능하고 원하는 치킨타입별로 염지제부터 튀김파우더, 뿌려먹는 시즈닝 가루까지

정말 수 많은 제품들이 용도별로 나와있으니 원하는 타입의 제품을 골라서 사면 된다

아까 말한대로 제대로 된 치킨을 만들어보고 싶어 오기가 생겨서

KFC와 파파이스 타입의 치킨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된

매운맛 염지제 + 매운맛 물결파우더 조합을 구매했다

케이준 스파이시 스타일 염지분

2kg에 19,000원이라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치킨 1마리 당 필요한 필요한 염지분은 10g

200마리를 튀길 수 있는 분량이라 몇 년을 쓰고도 남는다

소금과 전분을 베이스로 각종 화학조미료와 향신료 추출물이 듬뿍 담겨있다

집에 있는 재료들로 절대로 맛을 못내는게 당연한 일

어쨌건 재료들이 다 갖춰졌으니 다시 한 번 치킨만들기에 도전한다

업소용 식자재로 만들어보는 건 나도 이때가 처음

홈페이지 레시피대로 염지분 10g과 물 165g를 정확히 계량해서 염지액을 만들고

* 이 과정에서 가루가 날리면 기침이 엄청나게 나오니 조심해야한다 정말 맵고 짬

닭과 함께 진공팩에서 반나절정도 염지를 해둔다

닭은 닭도리탕용으로 손질 된 12호 닭 (동네정육점에서 5천원에 구입)

염지가 끝난 닭은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잘보면 케이준치킨 특유의 향신료 뭉침이 보인다)

이건 무려 양이 5kg이나 되므로 보관과 소분에 신경을 써야한다

한마리당 가루가 약 200g이 소요되니 50회정도 튀길 수 있는 분량

밀가루와 옥수수전분을 베이스로 역시 각종 화학조미료와 향신료 추출물이 들어가 있다

레시피대로 파우더 90g에 물 150g을 계량해서 섞어 반죽물을 준비하고

닭, 물반죽, 비닐에 넣은 파우더를 준비하면 세팅 완료

튀김기를 170도에서 예열하는 사이

염지닭을 물반죽 -> 마른파우더 순으로 묻혀준다

봉투를 흔들어 마른 가루를 충분히 묻혀 주는게 모양 내는데 가장 중요

KFC, 파파이스 스타일 케이준치킨 완성

특유의 물결무늬와 갈색 빛깔이 제대로 살아났다

비쥬얼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정말 잘 나왔다

내가 만들고도 기름에서 꺼내자마자 감탄이 나온게

그 동안 만들었던 치킨 중에 가장 전문점 치킨에 가까운 퀄리티의 비쥬얼

파파이스 스파이시 치킨 그 자체

짭짤하게 간이 배여있고 매콤한 향이 훅치고 올라오는게

내가 기억하는 파파이스 매운맛 치킨 그대로

염지도 잘돼서 살에도 간이 잘배어있고 육질도 부드럽다

이게 진짜로 집에서 되는거였다고??

맛있게 먹고 이게 업소용 제품이고 이게 레시피구나 감탄이 나오면서도

그 동안의 실패가 무엇이었나 허탈감이 몰려온다

그냥 치킨산업과 식품공학의 결과물에 경의만 표할 뿐

이런저런 생각이 몰려오지만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파파이스치킨을

생각날때마다 꺼내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이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