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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국제공항 이야기(카이탁에서 첵랍콕까지)

홍콩아저씨(58.120) 2009.01.07 12:07:32
조회 2638 추천 0 댓글 16






안녕하세요? 오늘은 약속대로 2부 순서로 홍콩의 공항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홍콩은 신공항이 지어지기 전 공항이 도심에 있었던 다소 황당한 동네였어요. 오사카의 이타미공항도 도심지에 있어 가까이서 빌딩이 보이기는 하지만 카이탁은 그와는 비교도 안되는 극악의 환경이었지요. 아파트 등 고층빌딩숲에 둘러싸여 있는 건 물론 중국 국경이 멀지 않아 산을 끼고 선회해야 하는 무시무시한 공항이었어요. 실제로 중국 영공에 잘못 들어간 케세이퍼시픽 여객기가 중국 전투기에 의해 격추당한 사건도 있었고요.
카이탁공항은 구룡만의 매립지에 1925년 건설되었습니다. 호 카이 경과 어우 탁이라는 두 명의 중국계 사업가가 영국정부의 요청으로 구룡만의 바다를 매워서 그 곳에 공항을 건설합니다. 당시 영국은 홍콩주둔 영국해군의 항공대 비행장과 본국 및 홍콩의 주변국들로의 통행을 위해 공항이 필요했는데 홍콩의 다른 여러 인프라 확충사업들이 다 그랬듯이 공항건설도 민간업자에 맡기게 됩니다. 원래 구룡만 매립지는 주택건설 예정지였는데 이 사업이 망하자 그 자리를 공항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아직 구룡만 일대가 붐비기 전이라 80년 뒤 이 공항이 어떻게 될 지 건설자들은 모르고 있었지요.
카이탁공항은 1925년 개항 후 해군비행장으로 주로 사용하다가 1936년 첫 상업비행을 통해 민간에 개방됩니다. 그러나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홍콩을 점령하면서 카이탁공항은 일본의 군용공항으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홍콩을 탈환하려는 연합군의 맹공격으로 폭격을 맞아 활주로가 모두 파괴되어 공항은 초토화됩니다.
그러나 1945년 일본의 패망 이후 영국은 공항을 복구해 다시 사용합니다. 그리고 1954년에는 마침내 2500m의 활주로가 설치되어 대형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해지고 세계유수의 항공사이자 홍콩 국적기인 케세이퍼시픽이 홍콩-런던, 김포-타이베이-홍콩, 동경-타이베이-홍콩 노선에 취항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케세이퍼시픽은 중국 상해에서 미국인,호주인이 설립하여 영국의 스와이어그룹이 지분을 갖게 된 영국계 회사로 중국이 공산화되자 탄압을 피해 홍콩으로 본사가 이전하여 홍콩 국적항공사가 됩니다.(가끔 케세이를 짱개저가항공사라 부르는 막장친구들이 있는데 그러다가 영국인들에게 욕먹습니다. 자기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회사가 왜 짱개저가항공사냐며;;)그리고 카이탁공항은 홍콩국제공항이라는 이름과 공항코드HKG를 달고 세계적인 공항으로 발전합니다. 특히 지리적 특성상 아시아와 유럽, 아시아와 호주, 유럽과 호주를 잇는 허브공항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지하철, 고속도로 등 사회인프라 확장이 더해지자 홍콩은 급성장해 선진국이 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도 생겼습니다. 공항 근처의 신구룡이 발전하면서 고층아파트가 늘어나 비행기 이착륙이 매우 위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항뒤쪽의 악명높은 "구룡성채"역시 이 시기에 괴물적으로 팽창합니다. 이러한 주변 주택가의 증가는 카이탁으로서는 위협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중국 국경도 거의 코앞이었기 때문에 중국의 대공포와 전투기를 피하려면 할 수 없이 큰 산을 끼고 기수를 돌려서 착륙하는 이른바"홍콩커브"방식으로 착륙해야 했습니다. 주변 주택가의 소음민원 때문에 공항을 24시간 가동시키지 못한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었습니다. 특히 근처에 있는 산(신계와 신구룡의 자연경계선)에는 "퓨리나 보드"라 불리는 충돌 방지장치도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조종사의 비행착각으로 산과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그래도 다행히 건물에 비행기가 박거나 한 사고는 한건도 없었습니다.(케세이퍼시픽이 오늘날 세계최고의 항공사가 된 이유도 바로 이런 악조건 속에서 단련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심에서 빌딩과 충돌한 사고는 한 건도 없었으니까요)
1990년에 이르러서 카이탁공항은 포화상태가 되어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해집니다. 이에 영국과 중국 양국 정부는 란터우섬 첵랍콕에 신공항을 건설하고 홍콩반환 후에도 사업을 계속하기로 합의합니다. 몇 번 양국의 분쟁이 있긴 했지만 사업은 무난히 추진되었고 홍콩섬 센트럴과 공항을 25분만에 연결하는 공항고속철도, 공항신도시인 퉁청지구개발, 정체가 극심한 크로스하버 해저터널을 대체할 웨스턴하버 해저터널건설, 란터우섬과 구룡반도,홍콩섬을 잇는 지하철 퉁청선건설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었고 마침내 1998년 6월 카이탁공항은 폐쇄되고 첵랍콕 신공항이 개항합니다.
물론 초기에는 첵랍콕도 여러 문제를 겪었습니다. 태풍에 공항일부가 파손되기도 했고, 수하물 시스템 고장으로 며칠간 카이탁으로 비행기가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첵랍콕은 훌륭한 공항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하철이 없던 카이탁공항과 달리 공항과 구룡반도,홍콩섬을 20분대에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가진 첵랍콕은 접근성이 매우 뛰어났고(카이탁은 도심공항이라 굳이 접근성을 안따져도 되긴했지만;;) 퉁청신도시가 조금 떨어져서 건설되어 24시간 운영이 가능했으며 면세점,레스토랑 등을 다양하게 갖춘 "스카이마트" 세계최고의 공항호텔인 "리갈에어포트호텔" 남북으로 길게 되어있는 구조인 터미널 구내를 운행하는 모노레일 등 카이탁과는 비교도 안되는 훌륭한 부대시설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퉁청에는 쇼핑족을 위한 아울렛 시티게이트 쇼핑몰이 생겼고 황무지였던 칭이섬 역시 신도시와 함께 쇼핑몰 마라타임 스퀘어가 생겼습니다. 란터우섬의 낚시터였던 첵랍콕은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세계최고 수준의 국제공항으로 거듭났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공항과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을 설계한 노먼 포스터 경이 우리의 인천국제공항을 설계했습니다. 사실 인천을 볼때마다 두 공항의 좋은 점을 밴치마킹한 부분이 많은 것이 느껴집니다. 인천은 위치가 재밌게도 첵랍콕과 흡사합니다(영종도=란터우섬) 그렇지만 인천이 첵랍콕을 보고 배워야 할 점은 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교통편인 것 같습니다.
첵랍콕처럼 공항철도가 개항시부터 운행하여 서울역까지 30분만에 연결하고, 서울역,공덕역 등 도심역에서 체크인이 가능하게 설계했다면 오늘날 인천이 좀 더 훌륭한 공항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지금 도심에서 인천공항 가기가 좀 불편하잖아요? 올림픽대로,강변북로는 매일막히고, 통행료는 비싸고...
다행히도 올해 9호선이 개통되면 공항철도와 환승이 가능해져 강남에서의 접근성은 개선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년이면 서울역과 연결되어 완전개통되고 시내 체크인도 가능해질겁니다. 그렇지만 왜 진작 그렇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우리의 인천국제공항 물론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리타공항보다 접근성이나 시설면에서 훨씬 괜찮다고 봅니다(나리타 너무 멀지요? 서울-천안 거리이니..농가때문에 확장도 안되고) 하지만 인천이 진정 동북아 허브이자 일류공항이 되려면 외국의 선진공항(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폴 창이공항, 오사카 간사이공항, 프랑크푸르트 암마인공항,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배울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것을 사랑하고 애착을 가져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남의 것도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우리 것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음회에서는 구룡성채 철거 후 남아있는 유일한 "악의 소굴"인 청킹맨션에 대해 조사해 오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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