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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61.96) 2016.07.19 03:24:39
조회 1517 추천 57 댓글 11

														



호되게 앓아누웠던 탓일까. 매장소는 느릿하게 껌뻑이던 눈을 비비적거렸다.


“어허. 조심성 없기는. 안구가 말라 그리 비비면 상처입네. 어디 좀 보게.”


조심성 없는 매장소를 탓하며 훌쩍 가까워진 린신이 진중한 얼굴로 매장소를 살폈다. 린신에게 고정되었던 말간 눈동자가 슬그머니 움직였다. 린신의 어깨 위로 작은 생물체가 매장소의 눈길을 눈치 챈 것인지 고 작은 몸을 배배 꼬았다. 매장소의 작은 손으로도 충분히 손아귀에 쥘 수 있을 듯한 작은 생물체는 분명 심상치 않았다.


“린신. 아무래도 나 아직 다 낫지 않은 듯하네.”

“쯧, 새삼스럽기는. 어디 자네가 나은 적이 있긴 하던가. 어서 눕게.”


매장소를 부축한 채로 익숙하게 구겨진 이부자리를 쓱쓱 정리한 린신이 조심스레 매장소를 눕혔다. 린신의 어깨 위에서 쑥스러운 듯 몸을 배배 꼬고 있던 작은 생물체는 그새 잔뜩 긴장한 모양새로 매장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린신이 매장소를 진맥하는 동안 그 작은 생물체는 주먹을 꽉 쥐고 발을 동동 굴렀다. 그 움직임이 린신에게는 전해지지 않는지 린신은 아무런 내색도 않고 있었다. 매장소는 가만히 그 작은 생물체에 집중했다. 아까는 자신의 시선을 받고 몸을 배배 꼬아대더니 지금은 별반 반응이 없다. 린신과 같이 집중하는지 차마 매장소의 시선이 저를 향하고 있는 것도 모르는 듯하였다. 매장소는 린신과 린신의 어깨 위에 있는 작은 생물체를 번갈아보았다. 사실 작은 생물체의 생김새는 그리 낯설지 않았다. 린신이 입고 있는 옷과 같은 것을 입었으며 린신이 한 머리 모양도 언뜻 같았다. 얼굴도 크게 다르지 않아 눈앞에 린신이 없었다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린신이 줄어든 것이구나, 할 뻔하였다.

린신이 매장소의 고운 손을 이불 안으로 얌전히 밀어 넣자 내내 긴장한 듯 주먹을 꽉 쥐고 있던 작은 생물체가 방긋방긋 웃으며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았다. 그 과정에서 린신의 머리카락이 닿아 작게 휘날렸지만 여전히 린신은 눈치 못한 듯 엄격한 얼굴을 하고 매장소를 살피고 있었다.


- 별 거 아냐! 괜찮아! 맥도 좋고! 기혈의 흐름도 좋아! 신나!


발랄하고 또 방정맞게 들려온 작은 목소리는 린신의 것과 같았지만, 린신은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매장소가 이맛살을 구기고 린신의 어깨를 신 나게 누비는 작은 생물체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그 작은 생물체의 움직임이 딱 멈췄다. 그리고 다시 양 주먹을 꽉 쥐고 긴장한 모양새가 되었다. 린신은 매장소의 표정에 뭔가 놓친 것이 있나 하고 다시금 꼼꼼하게 매장소를 살피는 중이었다.


- 괜찮아! 좋아! 다 좋아! 가슴 좋아!


다시 푸른 장포 자락을 휘날리면서 방정맞게 발을 구르는 작은 생물체가 어쩐지 음흉한 표정으로 앞으로 내민 손을 쥐는 시늉을 하였다. 린신이 매장소를 살피다가 가슴을 막 스칠 때였다.


“지루하더라도 오늘까지는 침소를 지키게.”

“…대체 저게 뭔가?”


린신이 몸을 물리자 아쉬운 듯 어깨를 축 늘이고 한숨을 폭 내쉬는 생물체를 가리켜 매장소가 물었다. 매장소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 뒤를 본 린신이 무엇 말인가, 하고 여상히 묻다가 제 어깨 위에 작은 생물체를 발견했다.


“이게 웬….”


- 깜짝이야!


흠칫 놀란 린신은 금세 평정을 찾는 듯하였으나 어깨 위에 있는 생물체는 몸을 웅크리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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