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붙은 닭다릿살이 하나 굴러다니길래
이걸로 매운 유니 비빔짜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돼지고기 기름많은 부분과 닭다릿살 1:2로 합니다.
난자완스나 만두 소 만들때보다는 조금 거칠게 다집니다.
조금 수고롭더라도 갈은 고기를 쓰지말고 한번 다져서 짜장이나 만두에 넣어 보세요.
갈은 고기와 다진 고기의 맛의 차이가 많음을 느낄겁니다.

면은 어제 반죽한 달걀-우유면이구요
향신재는 생강이며 청양초 홍고추 각 4개씩입니다.
야채류는 짜장만들때와 별 차이는 없구요 대신 조금 작게 썹니다.

달권진 팬에 생강을 넣고 바로 매운 맛을 우려 내게끔 청홍초 잘게 썬 것을 넣고 후닥닥 볶습니다.
이어서 다진 고기를 넣고 재빨리 섞으며 볶아 줍니다.
그리고 양파 버섯 야채등이 들어 갑니다.
설탕 간장 소금 미원 조금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으로 마무리합니다.

집에서 만들 때에는 가급적 짜장의 양을 최소화시켜 보세요.
그래야 볶임의 정도의 관찰도 쉽고 다양한 재료를 넣었을 때는 재료의 색감도 드러납니다.
진하게 만들고자 할 경우에는 최소한의 적정치를 안다면 그 이상의 짜장을 넣어 주시면 되겠죠.

또한 기름의 양도 최소화시켜 보세요.
적어도 비빔소스의 최종 완성상태에서 기름끼가 별로 보이지 않아야 하겠죠.
이 포인트를 안다면 그 이상의 기름은 언제든지 필요하다면 더 넣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 만들 때에는 전용 버너처럼 강력한 순간화력을 갖는 팬이 아니므로
야채를 볶을 때에 물이 나기 마련입니다.
전용 버너에서는 이 물들을 가볍게 날려 버리지만
가정용 화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야채의 투입량을 정해야 할 것입니다.
채썰기면 물이 좀 더 날 것이고 편썰기라면 상대적으로 조금 덜 날 것입니다.

비빔짜장이므로 육수나 전분물은 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빔소스를 다 먹을 수 있도록 짜지 않게끔 간을 했습니다.
당연히 육수와 전분물의 조합으로 윤기며 점도를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약간 달짝한 짜장의 앞맛에 이어
청홍초에서 우려진 매운맛이 뒤를 화끈하니 받쳐 주네요.
닭고기를 짜장에 넣으면 질감이나 맛이 별로 특이하지가 않는데
돼지비게와 섞어 유니식으로 다져서 넣으니 한끼 음식이 되네요.

집에서 중식스타일로 음식을 만들 때에 중식당의 메뉴를 재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요리책의 레시피나 주방장의 어깨너머로 팬돌리는 것을 보면서 
짬뽕을 그대로 재현할려고 애쓰기보다는
짬뽕을 만들려면 필요한 재료는 어떻게 해야 하며
재료에 따르는 공법은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해서 짬뽕을 만드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짬뽕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보다 본질적입니다.
짬뽕만들기를 이해하면 당연히 \'짬뽕\'이 나오겠지만
짬뽕을 이해하면 짜장면부터 볶음밥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글들이 많이 게시되지가 않네요.
중식에 대해 하도 험한 말들이 올라 오길래 
음식에 대한 이해와 적당한 도구와 최소한의 환경(육수 고추기름등등)만 갖추어 지면
제가 평범한 저녁식사로 만드는 중식의 음식됨을 한번 보여 드리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이처럼 매일 올릴 필요는 없겠지요.
그래도 자주 들리고 서로 공유할 내용이 생각나면 올리고 하겠습니다.
중식을 사랑하시는 다른 분들의 활약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이 춘분이더군요.
모두 따뜻한 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