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주 도우미로 집에 있는 오솔이
황당하고 당황한 와중에 오솔이는 방으로 도망
권비서님한테 대략 설명 듣고 얘기좀 하자며 불러냄
속 가라앉히려는지 냉수 잔에 따라 벌컥벌컥

집에 가기 싫다는 오솔이에 들이닥친 어무니에
견디지 못하고 가출했다 찾으러 온 오솔이 따라 귀가
둑흔둑흔 소파신의 밤 보내고 다음날 아침
오솔이의 선결이를 위한 식사대용 음료 준비 쉐킷쉐킷
칵테일 만드는 바텐더 못지 않은 자세임

오솔이가 만들어 준 음료 숨도 안 쉬고 원샷
저녁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장 본다는 짧은 말 사이에
족히 500미리리터는 되어 보이는 음료 빈통만 남음
역시 마시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선결이임

권비서님 보고에 쪽지 답변 남기고 서둘러 퇴근했는데
돌아와 보니 난장판에 전쟁터 된 집 보고 울상
사람사는 집 같고 좋다며 애써 헛웃음 웃고
한밤중에 음식물 쓰레기 치우느라 수면 부족

슬리퍼에 욕실용품 등 오솔이 지내는데 불편함 없도록
신경쓰는 선결이에 거울 하트로 화답하는 오솔이
썸이 연애로 발전할락말락 하고 있었는데
할아부지의 연애 금지 브레이크
선결이 고백도 하기 전에 칼같이 거절한 오솔이에
낙담하지 않고 반드시 반하게 만든다고
의지를 불태우는 선결이

연애 가이드에 충실하게 요섹남으로 거듭나기 위해
마늘 양파를 비롯한 각종 채소 난도질로 아작내기
도마에 칼질하는 소리만으로 불꽃 튀길 지경
오솔이 저녁준비 난장판 사람 사는 것 같고 좋다더니
자기가 솔선수범 어지르는 청출어람 선결이
그러다 음식에 진짜 불 냄 파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음식점 쉐프 요리로 오솔에게 대접

계속 적극적 열정적으로 다가오는 선결이 부담스럽고
자꾸 선결에게 마음이 가는데 아닌척 하기 힘든 오솔이
주연이 만난 자리에서 야관문주 비자발적 득템 (두둥)
(다시 한 번 주연이 칭찬해)

상담을 빌미로 최군까지 집에 드나드는 상황에다
김혜원 아나운서와의 기사에 점점 조급해지는 선결이
랍스터 요리를 앞에 두고도 시선은 오솔이에게 향하고
(물론 선결이는 음식에 큰 관심이 없긴 함
게다가 쓰레기만 잔뜩 나오는 갑각류)
실수로 보낸 문자를 기회 삼아 고백도 했지만
철벽만 치는 오솔이에 답답하고 최군은 계속 거슬리고

제대로 상담 한 번 받자는 자리에 최군 차인 사실 듣고
안도와 함께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고
자리 피했다 돌아온 오솔이가 신경 쓰인다 발언하고는
횡설수설하는 모습 보고 기대감 상승
히죽히죽 웃으며 볼 발그레 불타오름

씻고 나온 오솔이를 냉장고에서 마주치고
목 탄다고 꺼낸 건 다름 아닌 비장의 야관문주
괜히 멋있게 보이려고 냉장고 문 기대서 폼 잡으면서
비어져 나오는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오솔이에게 눈 못 떼고 힐끗 거리며 보느라 선결이는
야관문주의 정체를 파악 못하고 그대로 벌컥벌컥

식사대용 음료 원샷하던 가닥으로 몇 모금만에
순식간에 거의 다 비움 그 상황을 눈치 챈 오솔이
기겁하며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독한 야관문주로 얼굴과 온 몸까지 벌개진 선결이
덥지 않냐며 휘청휘청 불타오르는 채 쓰러지는 걸
오솔이가 캐치 그 와중에 남은 야관문주 마저 마심 ㅎㅎ

선결이 부축해서 방으로 데리고 가는 오솔이
정말 체중을 오롯이 오솔이에게 실어 완전 무거워 보임

이렇게 몸도 마음도 불타오르는 선결이
오솔이가 화재 진압을 할까 아님 기름을 부을까
오솔이는 이제 버티는 데 한계에 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