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16화 일부

선결이네서 오솔이가 하룻밤 보내고 담 날 아침 식사
오솔이랑 사이좋게 동시에 컵에 든 음료 마시는 선결이
오솔이 윗입술의 우유 수염 다 지워졌구만
굳이 남은 거 닦아 주겠다고 곁으로 가더니
아침 댓바람에 반갑다고 (귀엽다고겠지만) 뽀뽀뽀
다시 한 번 밥상머리에선 밥에 집중하자 솔결아 ㅎㅎㅎ

오솔이 백만년만에 방청소하고 이불빨래하고
청소가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몰랐다며 전화로 보고
선결이는 그래쪄요 우쭈쭈 하면서 식사 대용 음료 쉐킷

데이트 장소가 맨날 집이냐는 어무니 타박에 큰 맘 먹고
오솔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 보여주려고
청요 노동력 착취 악덕 기업주;;; 선결이 영화관 데이트
(초과 근무 수당은 준 거지...?)
단짠 캬라멜 팝콘과 달콤 쌉싸름 코크 사들고 가는 솔결
선결이 기럭지 새삼 돋보여서 계단씬 한 컷

오솔이가 영화관 이벤트 눈치 채고선 일부러
야구장 콘서트 드립하다가 이대로도 괜찮다고 하는게
영 못내 마음에 걸리고 자기도 오솔이랑 하고 싶은게
많아지다 보니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의지가 치솟음

세상 영 못마땅한 돌팔이지만 그래도 믿을만한 유능한
(이게 무슨 모순된 수식어냐) 최군에게 구원 요청
하는 자리에 따끈한 최군 피셜 맛있는 차

촤군이 자기 이제 내가 하라는대로 하는 거다 하며
끌고간 곳은 캠핑장 빡신 인지행동치료 특훈을 위해
외박도 해야 하고 최군이 도망가면 잡으러도 가야하고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는 가운데 꼬챙이에 있는 건 마쉬멜로우인가
날벌레 공격 물리치느라 선결이 정신없이 손 휘적휘적

특훈 보람으로 도서관 풍선 이벤트도 하고
오돌이 징계 결정도 순조로울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축하 파티 준비도 했는데.. (말잇못...)
선결이는 과일을 좋아하긴 하나 봄

더 이상 오솔이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사실에
결벽증이 더 심해져 맥주 따르는 손에 상처가 맴찢 ㅠㅠ
집에 들른 최군이 계속 어린애처럼 굴거냐니까
내가 왜 병을 고쳐야겠는지도 모르겠다고 내뱉는 선결
손에 바를 연고 신경 안정제 시계밥까지 챙겨주는 최군

결국 솔결 작별 인사하는데 악수도 제대로 못 하고
선결은 미네소타행

얼마나 달라지고 싶었으면 독하게 맘 먹고 치료했는지
귀국 공항 도착하자마자 노숙자 맨손으로 터치터치
쓰레기통 속으로 손도 집어 넣고 택시도 막 잡아 타고
그러다 횡단보도에서 기적처럼 오솔이 발견
오솔이와 헤어질때 모든 순간이 기적 같았다더니
다시 만날 때도 기적처럼 만난다
오솔이와 동시에 뜨순차 후룹 선결이만 한 번 더 마시자
달라졌다는 오솔이 반응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이게 뭐라고 힘들었는지 하며 웃는 선결이
한 번 더 당첨권 내밀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함

오솔이네 회사 건물 유리창 청소하다 오솔이 발견하고
하트하트 뿜뿜하다 추락하자 식겁해 놀라 달려 내려 온
오솔이 보고 기다리겠다고 얻은 저녁식사 자리에
멸치 육수 진하게 우린 잔치국수 국물 그릇째 드링킹
언제 먹어봤길래 먹고 싶었다는건지 아직도 궁금
금자씨가 생전에 해 주셨나?
오솔이의 거절의 말과는 달리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
희망을 품고 보고 싶었다며 기다리겠다고 진심을 전함
직진 선결이 어디 안 갔구나 싶었음

기다리겠다고 한 말이 있으니 대놓고 만날 수는 없고
오솔이 집 앞에서 우연히라도 만날까 싶어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가 아니고
비비디바비디부 아브라카다브라 하쿠나마타... 아닌가
하다 진짜 오솔이가 뿅 하고 나타남 폭풍 운전기사 자처
일 잘 마무리하고 오솔이네 부장님과의 술자리에서
오솔이 흑기사도 자처 부장님이 주시는 족족 받아서
원샷 원샷 쑈쑈쑈!! 고개 끝까지 젖히고 잔 비운 후
크 하고 찡그림 마무리

더 독한 야관문주 한 병을 다 원샷하고도 정신 차리더니
미쿡에서 주량이 약해졌는지 소주 몇 잔 원샷하고
왜 정신 못차리고 오솔이 고백을 못 듣니

무튼 무척 달라진 선결이 결벽증만 치료한 게 아니라
넉살도 늘고 소심함도 줄고 끈기도 업그레이드
최종 관문을 향해 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