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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마을 작가 이시구로 마사카즈 인터뷰

ㅇㅇ(118.176) 2015.12.03 15:33:29
조회 7106 추천 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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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에는 얼마나 많이 만화를 그리셨나요?

石黒先生

저는 오사카 예술대학 출신인데요 그 대학에 있는 CAS라는 만화 연구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해마다 한두번 정도 동아리 회지에 기고를 했습니다. 이따금 친구가 그린 동인지에 게스트로 참여하기도 했지만 그 정도였습니다. 만화 동아리 부실에서 만화를 그린적은 거의 없고 어느쪽인가 하면 만화는 각자가 자기 집에서 그려야 하는 법이라는 인식이었지만, 하숙집에 귀가한다고해서 만화를 그릴 리도 없었고 그냥 놀기만 했어요.

어쨌든 간에 대학시절에는 하숙집도 동아리실도 캠퍼스에도 재밌는 일들로 가득해서 만화를 그릴 짬이 없었던 거 같아요. 막연하게 만화가는 동경했기 때문에 '출판사에 투고해야 하는데~'라고 생각은 했으나 대학생 여러분은 이해하실 거라고 봅니다만, 대학생이란 존재는 졸업한 다음 일 같은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법입니다. 하지만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소리지만 학생시절에 만화를 그리고 읽고 했던 것보다 놀았던 추억 쪽이 현재 훨씬 더 양분이 되어 있습니다.

대학시절에 놀았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나요?

石黒

제가 대학을 다니던 무렵, 넓은 학교 부지에 만들다 만 터널이 있었거든요. 산을 대롱 모양의 콘크리트로 뚫어놨을 뿐이지 도로로 이어지지 않았는데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거기가 바리케이트로 봉쇄되어 있어서 들어가서는 안 되는 장소였어요. 다만 학생 신분에서 보자면 그러면 제일 가슴 뛰는 장소 아니겠어요? 어느날 친구들과 탐험을 하러 가게됐습니다. 그래서 준비를 했는데, 당일날 아침에 종이 쓰레기를 정리하다가 손가락을 스윽하고 베였어요. 그 타이밍에 이거다!라고 떠올리고 주변에 있었던 두꺼운 종이에 피로 마방진을 그렸더니 꽤 괜찮은걸 그려버렸어요. (웃음) 그 마방진을 터널 탐험에 간 김에 터널안에 놓고서, 그 언저리의 쓰레기 같은걸 모아서 그럴싸한 제단을 만들었죠.

그 날은 멋진 제단을 만들었다고 만족하곤 터널 안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돌아갔는데, 한달 쯤 지나서 같이 탐험을 갔던 친구가 '너 큰일났더라!'라고 전화를 걸었어요. 얘기를 듣고 조사해보니 인터넷 게시판에 '무슨 의식을 한 흔적이 있다' '담력시험을 한 친구가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등등 아무것도 아닌 터널이 제가 친 장난 때문에 심령 스폿으로 변해버렸더군요. 그 때의 경험과 비슷한 이야기를 <그래마을>에서도 그렸지요.

대학생을 그린 작품,이라는 의미에서는 <잠자는 바보>가 생각나네요.

石黒

잠자는 바보는 20대 시절에 그린 작품인데 이건 20대 시절이니까 그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의 저는 소위 자칭 아티스트에 대한 불신을 품고 있었는데요 실제로는 저 스스로가 대학시절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자칭 아티스트 쪽 사람이었을 겁니다. 결국 대체 누구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인건지. (웃음)

단 루카 선배의 말이 작가의 시점이라고 오해를 사기 십상인데 또 하나의 주인공 이리스가 가지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이나, 주인공 외에 따로 등장하는 남자 둘의 가치관이 당시의 제 생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학생의 사고패턴을 네명의 캐릭터로 삼은 것이라는 비교적 거리를 둔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인식입니다.

지금도 가끔 만화를 펼쳐보곤 하는데요, 이 술에 취해 자판기 모퉁이에 토를 하는 이리스 옆에서 루카가 무력감에 휩싸이는 장면. 이 장면은 꽤나 감정적으로 그린 겁니다. 이 그 누구도 지나다니지 않는 밤거리에서 '나같은건 아무도 모르는구나'라는 느낌. 제가 데뷔한 무렵에 느낀 감각입니다. 데뷔는 했지만 다음 네임은 통과되지를 않고, 대학졸업은 코앞, 졸업을 하고나면 무직이나 마찬가지. 초조함과 압도적인 무력감.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등에 기타를 메기는 했지만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그녀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이 감각...설명할 수 있다면 만화로 그리지도 않았겠지만요. (웃음)

연재작 말고도 다양한 잡지에 단편을 그렸습니다.

石黒

애프터눈에서 데뷔한 다음에 1년 정도 연재용 네임을 그렸는데요 그리 간단하게 통과되지는 않는 법이거든요. 그래서 네임을 그리면서 다른 출판사에도 투고를 했더니 그러는 사이 코믹 플래퍼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그 시기의 플래퍼는 신인작가가 같은 테마로 그리게 해보는 식의 재밌는 기획도 진행중이었고, 단편이 잡지에 실리니 특이한 독자들의 지지를 서서히 받게 됐죠. 1년 반정도는 했을까요? 매달 단편을 그리는 시기가 있었죠. 제 단편집에 실린 플래퍼 최초 수록 작품은 전부 그 무렵의 만화입니다.

그러고 보면 파치슬로 잡지에도 연재를 하셨죠?

石黒

그걸 위해서 슬롯머신을 했더니 1만엔 땄습니다. (웃음) 파치슬로 잡지에 연재를 한 것은 그래마을 연재를 시작하고나서인데요, 그 시절은 즐거웠습니다. 지금도 즐겁지만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즐거웠다'는 소리입니다.

저는 도쿄로 상경했을 적에는 결혼을 했는데요, 마나님과 둘이서 그래마을에나 나올 법한 야채가게의 2층에서 살았습니다. 당시에는 거의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사는 상태였습니다. '이제 슬슬 알바라도 안 하면 굶어죽겠다'고 생각한 타이밍에 플래퍼에서 단편 제의가 왔고 그걸로 원고료를 받고 '그럼 알바나 찾아볼까...'라고 생각한 순간 또 다시 플래퍼에서 전화가 오는 생활이 이어졌어요. 연재는 아니라서 마음이야 편했지만 생활면에서는 정말로 쪼들렸죠. 점심은 야채가게에서 사온 바나나 하나로 때우는 일도 있었습니다.(웃음) 젊은 때니까 가능한 생활이었죠...그밖에도 야채가게에서 싸게 파는 치쿠와를 조각조각 잘라서 나눈다음 냉동시킨 다음 고기 대신 야채랑 같이 볶아 저녁식사로 삼는다거나. 치쿠와에서 국물이 배어나와 맛있습니다. 고기 대용품이 맞는지는 의문입니다만.(웃음)

쪼들리는 생활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살아있었다'는 느낌이 드네요.(웃음)

<목요일의 플루트>에 등장한 국물없는 라면도 그 시절의 결과물인가요?

石黒

국물없는 면은 대학생 시절입니다. 그건 그것대로 한봉지에 100엔 정도는 나가니까 사치스러운 부류에 속합니다. (웃음) 잠자는 바보에 나온 텐카스 only 텐동도 학생시절의 창작요리인데, 나중에 마나님한테 대접했더니 호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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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좀 옆길로 새는데 그 단편을 그린 시기에 깨달은 점은 있나요?

石黒

이 단편을 그리면서 밥줄을 이어나가는 생활을 하던 시기에 드디어 만화를 그리는 법을 알게되었다는 실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당시의 플래퍼 담당은 T씨였는데요 그 사람이 읽고 재밌어할 만화를 그리자고 생각하며 만화를 그리는 사이 무언가 감을 잡은 기분이 들었어요. 일상에서 약간 어긋난 느낌..이라고 할까요? SF를 그리건 호러를 그리건 간에 있다있다 분위기가 감돈다고 해야할지.

플래퍼에서 연재하다가 영킹 아워즈에서 <그래마을>을 연재하게 된 계기는요?

石黒

저는 원작 딸린 작품을 플래퍼에서 연재하고 있었는데, 역시 스토리도 직접 생각한 만화를 그리고 싶어서 연재를 소화하면서 단편 타이조의 헬멧(단편집 Present for me 수록)을 그려 소년화보사에 들고갔습니다. 그 때 대응해주신 분이 그래마을의 초대 담당 I씨였는데요, 읽자마자 '잠깐 편집장님한테 보여드리고 올게요'라며 편집부에 들고갔을 만큼 호평이었습니다.

보통은 만화를 들고온 사람한테 그런 대응은 안 합니다. 이걸 계기로 화보사에서 연재를 하기 위한 네임을 만들게 됐는데, 역시 연재는 또 사정이 다르거든요. 그래마을의 원형은 '평범한 카페에서 알바하는 탐정을 좋아하는 여고생이 일상의 수수께끼를 푼다'는 수수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I씨는 '더 알기쉬운 요소가 없으면 연재회의를 통과할 수 없다. 코스프레 카페로 바꾸고 매화 이야기에 맞춘 코스츔을 하는 만화로 하자!'셨죠.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고 싶은 방향성과는 너무 달랐어요. 그것 이상으로 매번 코스츔을 만들 물리적인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문제로 혼란에 빠진 결과, 일단 그 아이디어는 집에 가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집에서 생각한 끝에 '한발 양보해서 메이드 카페라면 못할 것도 아니다....단 우리 메이드 카페는 상점가의 뒷골목에 있지만!'이라는 네임을 제출했습니다. 그게 그래마을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그게 연재의 계기였군요!

石黒

아뇨, 거기서부터 또 말하자면 깁니다. (웃음) 일이니까 당연하지만 편집자 쪽에서 계속해서 태클을 걸어오는 겁니다. 이웃집에 탐정이 산다는 설정은 어떨까요?라거나. 근데 보통 근방에 탐정 같은 게 살리가 없잖아요? 그 대신 수학교사를 주인공과 적대하는 존재로 삼아서 어떻게 탐정만화다운 분위기를 낼 수는 없을까 같은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저는 편집자의 의견을 반영해서 소화하여 그린다는 생각인데도, 신인시절의 담당 편집자는 다들 입을 모아 '이시구로 씨는 말을 안 듣는다니까'라고 합니다. (웃음) 하지만 편집자가 말한대로의 물건을 그려봤자 재밌는 만화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서로 알고 있습니다. 편집자의 입장상 해야하는 소리를 제 안에서 소화시켜, 요구를 달성하고 더 재밌는 걸 내지 않으면 편집자도 납득하지 않죠. 그걸 한 결과가 '말을 안 듣는다'처럼 보일 뿐이죠. (웃음)

어떤 요구를 듣건 최종적으로 내가 읽고 싶은 만화를 그린다는 생각만큼은 포기하지 않고자 합니다.

그래마을 연재를 시작한 이후의 고생은 있나요?

石黒

연재를 시작하면서 처음 구상했던, 일상만화지만 추리풀이를 하거나 우주인이 나오거나 주인공이 죽는다는 플랜은 2권 안에 대체로 실현했습니다. 당초에는 그래마을을 그렇게 오래 연재할 생각은 없었는데 고맙게도 그럭저럭 좋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래마을을 연재하는 사이에 형성된 설정을 살려서, 그냥 탁구만 하는 이야기나 호토리의 남동생 이야기를 원래 예정한 최종화까지 가는 여정의 사이를 채우는 모양새로 실컷 그려놨더니 생각한 것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죠. 단 거기서 벽에 직면하게 됩니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石黒

딱 5권에 수록될 이야기를 그리는 중에 단편을 그리던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독자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습니다. 내 만화를 보면서 '어디가 재밌는걸까?'라거나 '뭘 그려야 재밌어질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된거죠. 그렇게 5권 단행본 작업을 할 때는 스스로 재밌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어서 그래마을은 다음권으로 끝이겠군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떠오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막상 5권이 출간되고나니 호평을 받아서 '과연 그래마을은 이런 만화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요? 요컨대 내가 재밌다고 생각한 충동을 믿고서 최선을 다해 그리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독자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네임을 그리는 작업은 내가 그 당시 '재밌지 않을까나~'라고 생각한 것을 형태로 바꾸는 것인데요, 그렇게 그리다보면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거든요. 스스로 생각한 '재밌을지도 모른다'는 것과 한달이나 마주해야 하니까, 반복해서 보는 사이에 뭐가 재밌는지 모르게 되는 법입니다.

제 안에 굉장히 냉담한 시선으로 작품을 보는 또 하나의 내가 있고, 늘 그녀석이 '재미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녀석과는 반대편에 내 만화의 최고의 팬인 나도 있는데, 자기 전에는 몇번이고 다시 읽습니다. 자기가 자기 만화를 (웃음) '이 이야기는 잘 만들었네. 어떻게 구성한거지?'라고 스스로 궁금해 하기도 하고. (웃음)

만화가한테 있어서 5권은 상당한 난관이 아닐까요? 반대로 5권을 넘어서면 10권까지 갈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여자와 3개월 사귀면 3년은 가는 것처럼(웃음)

그러면 구체적인 작업 방식에 관해 묻겠습니다. 아이디어 구상에서 네임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石黒

어디서부터가 아이디어 구상인지를 따지자면 어렵군요...만화 소재는 항상 생각하고 있어서, 여기서부터 시작이라는 개념이 없지만 네임을 만들자!고 생각하면 대체로 3일 정도 들여 플롯, 3일 철야로 네임을 만듭니다. 그 다음날 담당 편집자한테 제출해서 OK가 나오면 그날 밤부터 실제 작업에 들어갑니다. 실제 작업에 들어가면 완성까지 대체로 10일 정도 걸리죠.

단편과 연재물 작업에서 의식적으로 바꾼 점은 있나요?

石黒

기본적으로 그래마을은 1화 완결형식이라서 딱히 단편과 감각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단편은 설정이나 캐릭터 설명을 새로 그릴 때마다 해야하기 때문에 그 작업을 생략해도 된다는 점이 그래마을과 다른 단편의 차이죠. 13권에서 간만에 3화에 걸치는 장편 에피소드를 그렸는데, 그건 매달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아도 되는 게 좋았습니다. (웃음) 마침 그 무렵에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의 상을 받았기 때문에 나에게 주는 상인셈 치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로만 구성했습니다. 즐거웠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 난감할 때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원고 작업에 들어가기 위한 재미의 기준은 있나요?

石黒

저는 네임의 그림을 세세히 그리는 편이라서 그걸 만화라 생각하고 읽어본 다음 재미가 없어도 믿고서 그릴 수밖에 없습니다. 스무스하게 읽을 수 없는 네임은 여기저기를 뜯어고쳐봤자 재밌어질리가 없기 때문에 폐기하고 다른 이야기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네임은 있지만 원고는 되지 않은 이야기도 여러개 있습니다.

소재를 떠올리기 위한 기분전환 방법은요?

石黒

산보일까요? 시각을 자극하면 뇌가 활발해지지 않을까 하는 지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물이 눈에 들어오는 산보는 자주 합니다. 실내에서는 액션 피규어를 만지작거립니다. 무슨 작품의 캐릭터인지도 모르고 산 피규어를 적당히 공상하면서 만지작거리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그걸 위해서 피규어의 원래 이미지를 지우고자 빨간 피규어를 금색으로 칠하기도 합니다. (웃음)

취미라는 의미라면 음악을 듣거나 소설을 읽기도 하죠.

이시구로 선생님 작품에는 닮은 캐릭터가 자주 나오는데 이유가 뭔가요?

石黒

단순하게 새로운 캐릭터를 써서 이름을 붙이는 게 창피해서 그렇습니다. (웃음) 감각으로 따지면 중2병 시기에 자기 설정을 만들거나, 자신의 기술 이름을 생각하는 것과 비슷해요. 제 만화의 캐릭터는 이름이 적당하게 붙여졌거나 말장난이 많은건 창피해서 그런 겁니다.

그래마을에는 메인/서브 캐릭터를 막론하고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들을 움직이는데 있어서 의식하는 점은요?

石黒

그 나이대에 맞는 감각을 캐릭터에 확실히 드러낼 것은 특히 주의하고 있습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나이대 별로 맞는 리얼리티가 만화에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어렴풋하게 느꼈기 때문에, 그 시기에 생각한 것, 할 수 있는 일의 한계, 학교 안의 분위기 등을 잘 기억해두고자 했습니다.

만화적인 판타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예를 들어 자기를 와시/ワシ라고 말하는 할아버지는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래마을에 나오는 할아버지는 일인칭이 오레/俺라거나 평범한 말투죠. 내가 이대로 나이를 먹으면 어떤 말투를 쓸까 같은 걸 고민하면서 그립니다.

그래마을에 등장하는 클래스메이트는 전원이 미남미녀가 아니라는 점도 판타지 요소를 피하고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만화적인 얼굴이 아니더라도 누구나가 만화의 등장인물로 성립할 수 있는 기반을 추구하며 그리고 있습니다. 내 친구의 아들이 그래마을의 교실에 있는 누군가일지도 모른다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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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화면에서는 때때로 오토모 가츠히로 선생님의 모습이 얼핏 보이는 거 같아요.

石黒

오토모 선생님은 풀샷이 많은데 그 그림이 끝내주게 멋있어요. 그걸 흉내내고 싶기 때문에 옛날부터 사람을 그릴 때는 반드시 전신상을 그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그리고 싶은 작품은 있나요?

石黒

일전에 코단샤의 메피스토에 그린 외천루에 등장한 형사 마미야와 사쿠라바로 또 뭘 그려보고 싶습니다. 그밖에는 부활동물이나 뭐 이것저것...

마지막으로 만화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향해서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石黒

취직해야 하는 시기에 만화가를 꿈꿨고, 데뷔를 못하거나 네임이 통과되지 않는 시기는 무척 가혹할겁니다. 실제로 그 시기는 괴롭습니다. 다들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저는 그 시기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게 첫번째 고비입니다. 최악으로 힘든 시기라고 받아들이고 극복해주세요.

더 구체적인 얘기를 하자면 데뷔를 앞에 두었건 연재를 앞에 두었건 담당 편집자와의 실랑이로 몇 번이고 네임을 고치다 보면 내가 그린 만화가 재밌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 작품은 아마 실제로도 별로 재밌지가 않을테니 아예 다른 만화를 그리는 편이 낫습니다. 그 대목에서 다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막히면 가령 데뷔를 해본들 매달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생활은 아주 힘들 겁니다.

단언컨대 만화가는 괴롭습니다. 아이디어를 계속 떠올리는 것도, 마감을 맞추는 것도. 다만 그 이상으로 즐거움이 너무나 커요. 매일이 여름방학 상태입니다. 나 스스로도, 읽어주신 독자분들을 통해 활력을 얻어가면서 이 매력적이고 위태로운 길을 지금껏 걸어왔습니다. 서로 힘냅시다.



빨리 11권을 내놔라 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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