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인생에서 가장 큰 고민이 코에 있는 볼록한 흉터였던, 평범한 사람입니다.

나 말고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내 얼굴에 있는 몇가지 볼록한 흉터들이 스스로를 그렇게나 갉아먹을 수 있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니라면 모르겠지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없으니까 더 괴로웠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비후성반흔 환우(?)들에게 감히 말하자면,

희망은 있습니다.

제 글로 하여금 정보의 비대칭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어 안면은 없지만 동일한 고민을 했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Intro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앞서 제일 궁금해하실 사항인 과거의 제 피부 상태와 현재 제 피부상태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을 첨부하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우시겠으나, 제가 몇 달 전 휴대폰을 잃어버린 관계로 글로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과거 제 피부는 큰 비후성반흔 2개가 뭉쳐 작은 여자손의 손톱정도의 크기의 비후성반흔이 코 오른편 중앙에 자리잡아있었고 그 외 그것보다는 작지만 상당히 거슬리도록 큰 반흔이 3개가 연달아 있었습니다. 피부는 청소년기에 심하게 여드름을 짠 탓에 매우 붉은 상태였고, 반흔 역시 매우 붉어 티가 상당히 많이 났습니다. 그 외 작은 비후성반흔이 대략 9개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코는 붉고 울퉁불퉁했으며 엉망이었습니다. 콤플렉스가 심해 비비 및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로 최대한 가리고 다녔고, 그렇게 가리고 나서야 제대로 된 인간관계 및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메이크업 없이는 남들 앞에 서지 못하는 20살의 남자라니요;

현재 제 코 피부는 많이 호전됐습니다. 살짝 패인 흉터가 하나 있고, 코 중간부터 코 끝까지 약간 붉으며 (주사비 증상), 비후성반흔 치료 받았던 흔적들이 약간 더 붉은 정도입니다. 비후성반흔 치료 후에 계쏙 스티바a(레티노이드)를 발라서 그런지 피부결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상태이며, 이제는 메이크업 없이도 누군가를 만나는 데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물론 그래도 보통 피부보다는 코 피부 상태는 안좋긴 하지만요; 그럼에도 괜찮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80% 만족합니다. 주사비 치료는 바르는 약-엘리델, 먹는 약-독시사이클린으로 계속하고 있고, 증상이 호전되는 게 눈에 보여서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사비가 좋아지면 비후성반흔 자국들도 자연스레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럼 본격적인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1. 병원선택

전 압구정 김방순 피부과에 갔습니다. 아래에 서술할 치료방식에 있어서 가장 많은 임상경험이 있다는 판단하에 선택했습니다. 타 병원은 트리시암놀론+프락셀 계통 레이저로 반흔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하늘느낌 피부과. 서울대 피부과 원로 교수 (김방순 원장과 동시기에 서울대병원에 근무한 교수 선배)와 대화한 결과,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코 비후성반흔은 치료가 어렵고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치료 방식의 변화를 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김방순 원장이 처음으로 시도했고 가장 많은 케이스를 수집한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확실치 않음). 또한 피부과를 전문으로 하지는 않는 성형외과 의사와 상담했을 때에는 김방순 원장의 방식은 오히려 더 흉을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환자는 치료받을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파악하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알아야한다고 봅니다. 어쨌든 상당히 많은 견해가 갈리는 치료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병원의 데이터는 신뢰할 수 없었고 실제 효과를 본 케이스를 인터넷에서 봤기 때문에 실낱의 희망을 베팅하는 심정으로 치료를 결심했습니다. 치료 기간은 총 12주 정도이고, 제가 알기로 2주 정도는 듀오덤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바깥 생활하기가 곤란하며, 2주 후 듀오덤을 제거한 이후에도 피부가 상당히 많이 손상되어 있어 보이기 때문에 전 학교를 휴학하기로 결정하고 치료에 임했습니다.

요약: 김방순 피부과, 많은 임상 경험, 타 병원의 치료법은 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음, 적어도 내가 원하는 치료방식에 있어서 김방순 피부과가 가장 신뢰가 갔음. (개인적)

* 다만, 예전에 네트워크 병원에서 근무하던 피부과 여의사님과 잠깐 대화했을 때에 요즘에 김방순 원장과 동일한 방식은 아니지만 깎는 치료 후 재생치료를 하는 병원이 좀 생겨났다고 합니다. 

2. 치료방식과 가격

치료 방식은 깎는 레이저 (아마 co2레이저, 기억이 잘 안남)으로 비후성반흔을 깊게 깎은 후에 5회의 재생치료(IPL+어펌레이저)를 통해 피부를 평평하게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일단 치료는 기본적으로 총 6회로 진행됩니다.첫 내원시, 흉터를 깎아내는 레이저를 받습니다. 흉터를 깊이 깎아냈기 때문에 많은 출혈이 있을테고, 거즈로 출혈을 막아도 진물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 전체에 듀오덤을 부착합니다. 그리고 그 듀오덤을 붙인 상태로 1주? 2주?를 기다려야합니다. 물론 바깥 생활, 예컨대 학교를 다니거나 직장을 다니는 것은 강한 철면피가 아닌 이상 힘듭니다. 첫 일주일 동안은 짓물이 상당히 많이 배어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듀오덤을 최대한 갈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말했기 때문에 역한 냄새가 나도 2주 동안 집에서 칩거하며 버텼습니다. 깎아내리는 치료의 가격은 흉터의 갯수에 따라 다릅니다. 제 경우에는 10~12개 정도였고, 100만원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제거가 필요한 경우에는 150만원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번째 방문 (첫 치료 후 2주 후)에는 듀오덤을 제거하고, 흉터예방치료를 합니다. 이 치료의 목적은 흉터가 제대로 재생되기 위함과 동시에 튀어나오는 흉터로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치료는 IPL+어펌레이저+트리시암놀론 주사로 이뤄집니다. 참고로, 어펌레이저는 프락셀 계통의 통증이 적고 넓은 간격의 미세 구멍을 내는 방식의 레이저이고, 트리시암놀론은 스테로이드 주사로 피부가 과도하게 증식되는 현상을 막습니다. 이 후 4번의 방문은 2주 간격으로 이뤄지며 위에 밝힌 흉터예방치료의 반복입니다. IPL, 어펌레이저, 트리시암놀론 주사요. 흉터예방치료의 가격은 회당 20만원입니다.

* 트리시암놀론 주사의 부작용이 피부패임이라는 사실을 주지하고 계실 것입니다. 저 역시 부작용이 오히려 패인흉터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제 케이스에는 결과적으로 트리시암놀론에 의한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전에 트리시암놀론 주사를 맞아 봤고 별 이상이 없었던 분들은 그냥 의사 권유대로 따라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만, 이 부분은 개인의 선택에 맡깁니다. 의사도 환자가 스테로이드 주사 안 맞겠다고 하면 안 놓는 것 같습니다. (그런 케이스를 봄;)

요약: 깎고(co2) 흉터예방치료(ipl 어펌 트리암). 부작용 발생할 수 있음. 가격은 깎는 치료 100+ 흉터예방치료 100= 200 소요

3. 부작용

간단한 방식이지만,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깎인 흉터가 재생이 되지 않아 결국 패인 흉터로 남는 경우

둘째, 깎인 흉터가 재생이 과도하게 되거나, 덜 깎여 다시 비후성반흔이 되는 경우

셋째, 붉은 자국 혹은 색소침착이 되는 경우

이 중에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첫째, 패인 흉터 부작용입니다.

이 부작용이 생겼을 경우 김방순 피부과에서는 서브시전(주사바늘로 흉터 속을 찔러 재생을 유도함)+어펌레이저(프락셀 계통)+TCA필링(부분TCA화학박피)를 통해 재생치료를 하게 됩니다. 가격은 한 부위당 3만원입니다. 전 한 군데만 패인 케이스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추가적인 비용은 크게 들지 않았지만, 여러 군데가 패인 부작용을 겪으신 분 같은 경우에는 회당 30만원을 요구받아 다른 치료로 방향을 돌린 환우도 봤습니다.

둘째, 다시 비후성반흔으로 재발하는 경우는 최대한 트리시암놀론으로 예방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습니다. 저 역시 약간 재발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크기가 줄어들어 크게 신경쓰지 않게 됐습니다.

셋째의 부작용도 일반적인 피부라면 재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도 그렇게 기대하는 것 같구요. 다만, 기존에 주사비(로사세아)를 앓고 있거나 안면홍조가 있으신 분들은 붉은 자국이 상당히 오래갑니다. 제 경우에는 주사비가 약간 있던 상태여서 자국이 오래 갔구요. 일반적으로 흉터예방치료 5회 +1~2개월이면 거의 사라진다는 붉은 자국이 1년 가까이 지속된 건 주사비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주사비 치료를 하고 있으며, 이 부분도 많이 개선된 상태입니다.

요약: 깎은 게 안 차오를 수 있음. 부작용 생기면 그에 따른 다른 치료를 또 받아야함. 주사비 있는 사람은 그것도 같이 치료해야함. 

5. 마무리

비후성 반흔은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의사의 말이 아닌, 같은 치료 경험자의 말이니까 조금이나마 희망과 위안을 얻으리라 생각됩니다.

갤러리에 자주 방문하지 않습니다만, 8월 전까지는 최대한 댓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후에는 출국을 해서 댓글 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글에 적힌 부분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꼼꼼히 읽고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