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중간중간 글 올렸었지만 한 번 정리해보려고 글 올려볼게.
중복된 내용도 있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쓰다 보니 문맥이 읽기 어려울지도 몰라.
사진 찍는데 자신이 없어서 짧게 짧게 영상을 좀 찍었는데 영상은 한 글에 3개밖에 못올리게 돼있네.
사진은 조금만 올릴게..
아 그리고 오늘 위닝티켓 딱 600회째 육성해서 그 사진으로 시작!
1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로 홋카이도의 우라카와라는 지역에 있는 Urakawa Yushun Village AERU에 다녀왔어.
위닝티켓이 종마 은퇴 후 여생을 지내고 있는 곳이고 98년에 호텔과 방목지, 골프장, 승마체험장 등이 포함돼있는 36만평 부지의 호텔이야.
98년에 우라카와 지역이랑 일본중앙경마협회가 협업해서 지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거기서 운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일본 위키에서 보니 넘 외진데다가 교통편도 안좋아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써있더라..
삿포로 신치토세공항에서 우라카와까지 버스로 가보려고 했는데 버스가 직행이 아니라서 그런지 거의 4시간 걸린다고 써있기도 하고
버스도 하루에 몇 대 없을 뿐 아니라 우라카와에서 치토세 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새벽 6시 근처에 딱 한대 있더라고.
정보력 부족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거기까지 찾아보고 공항 근처에서 렌트카 빌려서 직접 운전해서 가기로 했어.
위에 구글 맵에 보듯이 공항에서 호텔까지 거리가 140km인데 2시간 30분이 찍히길래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싶었는데
고속도로 구간이 절반 정도고 그거 지나면 나머지는 다 외곽 도로랑 시내를 관통하는 길인데다가
거의 대부분의 도로가 왕복2차로라서 앞 차가 천천히 가면 그 뒤로 줄줄이 소세지 되는 형상이라 속도를 낼 수 없는 환경이었어.
그래도 구글 맵에서도 보이듯이 도로 바로 옆이 바다라서 외곽 도로쪽에서는 바다가 쭉~ 펼쳐져 있어서 운전하는 내내 경치가 참 좋았어.
그렇게 첫 날 숙소 도착하니 16시 30분 정도였고, 방에 안내 받았어.
방은 하루에 3만엔인데, 이게 인당 가격임;
조식, 석식 포함이고 메뉴는 질리지 않도록 다른 메뉴가 나오는데 간장 베이스 음식 중에 내 입맛보다 좀 짠 음식들이 1~2개 있던 거 말고는 굉장히 좋았어.
음식 사진은 친구들한테 보내줬다가 드럽게 못찍는다고 욕먹어서 여긴 안올릴게..
방 안내 받으면서 위닝티켓이 상태가 좋지 않아서 지금 견학이 안되고 내일과 모레도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 들었어.
그래서 침대에 앉아서 갤에 글쓰고, 위닝티켓이 안좋다니까 속상해하고 있었는데 방으로 전화 오더니
'마방에 확인해보니 내일 상태를 봐야 돼서 확실하진 않지만 견학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고 하시더라고.
희망이 생기긴 했지만 사실 실제로 만나기까진 쭉 불안했어.
그래도 한 번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외국인이 여기까지 와서 못 만나고 가는 게 안타까우셨는지 따로 확인까지 해주셔서 넘 감사했다.
그 후로 식당에 내려갔는데 이미 소문 났는지 안쪽에서 소곤소곤한 목소리로 '한국에서 위닝티켓 보러 왔대.' 하는 거 못들은 척 했어..
식사 중간에 식당 지배인한테 물 달라고 부탁하면서 '한국에서 위닝티켓 보러 왔는데 못 볼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된다.'고 했더니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라고 해주심.
직원들이 다들 친절했다.
다음 날 아침에 기대반 걱정반으로 위닝티켓 만나러 가는 길..
중간중간 있는 안내판을 봐도 주변이 온통 눈밭이라서 잘 가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그렇게 한 10분정도 걷다보니 멀리서 목책이랑 검정색 말이 보여서 헉! 하고 뛰진 못하고 잰걸음으로 마구 갔더니
가까이 가보니까 갈색말이더라고.
옆에 있던 마방에 연세 좀 있어보이는 구무원께서 건초 정리하고 계시길래 '혹시 위닝티켓은 어딨나요?'라고 했더니 방향 알려주셔서
'상태가 안좋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요?'하고 여쭈어보니 웃으면서 '네. 괜찮아요.' 하셔서 인사드리고 알려주신 방향으로 갔어.
위닝티켓과 스즈카피닉스(아빠가 선데이 사일런스임) 안내판이 있었고,
위닝티켓은 졸고 있었음;
한 30분정도를 거의 안움직이고 눈만 천천히 감았다 떴다 해서 어제 상태가 안좋다고 하더니 아직 아픈건가? 싶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젊은 남자 한 명이 견학하러 오더라고.
힐끔힐끔 눈 마주쳤는데 내가 계속 위닝티켓 쪽에 있어서 그런지 그 사람은 한참 스즈카피닉스 쪽에서 구경하고 사진찍고 하다가
이 쪽으로 오길래 내가 먼저 인사하고 '한국에서 위닝티켓 보러 왔는데 어제 상태가 안좋았다고 한다. 아직도 안좋은지 계속 저렇게 가만히 있다.' 고 했더니
자기는 어제 4시쯤에 왔었는데 마방에 있는거 아주 잠깐 보고 아침에 다시 왔대.
그래서 한국에서 우마무스메 하다가 위닝티켓 팬돼서 왔다고 이야기 하니까
자기는 요코하마에 사는데 자기도 우마무스메 때문에 말 보러 홋카이도 왔다면서 비행기타고 2시간, 차타고 2시간 왔대.
다이와 스칼렛 팬인데 다이와 스칼렛은 견학이 안돼서 위닝티켓 보고 이따가 타니노 김렛이랑 골드쉽 보러 간다고.
나보고 다른 데는 안가냐길래 위닝티켓만 보러 왔다고 하니까 신기해 하더라.
그렇게 얘기하는 와중에 위닝티켓은 잠이 깼는지 슬슬 움직이기도 하고 밥도 먹고 해서 먹는 거 보니 다행이라고 이야기 하다가
요코하마맨은 곧 떠났고 난 한 시간정도 더 머무르다가 넘 춥길래 일단 방가서 몸 녹이고 다시 오려고 복귀했어.
그렇게 한 시간 정도 후에 다시 와서 승마용 말들이랑 스즈카 피닉스, 그리고 위닝티켓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구경하다보니
방목 시간이 끝나서 구무원이 데리러 왔어.
안에 들어가서 옷 벗기고 솔로 털 빗어주는데 어떤 포인트들은 많이 시원했는지 막 윗입술 아랫입술 벌벌 떨면서 좋아했어.
영상 찍긴 했는데 애들 씻길 때는 가까이 다가가면 안되고 안이 어두운데 위닝티켓도 검은색이라 잘 안보이더라구..
마방에 들어오자마자 목초로 바로 직행해서 먹기 시작하더라.
방목지에 있을 때도 건초 계속 먹었는데.. 아무래도 건초보다 초록 풀이 더 좋나봐.
그러다가 구무원께서 여물 죽쑨거 갖다 주니까 여물통에 머리 박고 촵촵 소리내면서 엄청 잘먹더라.
그거 보니까 식욕 왕성한 거 같아서 보기 좋았어.
먹는 거 쳐다보고 있었는데 마방에 어떤 남자가 와서 위닝티켓 데려온 젊은 구무원한테 방목지에 있던 승마용 말 다리 상태 물어보면서 대화시작하더니
올해 위닝티켓 일본 더비 30주년인데 시바타 마사토 기수나 관련자 방문 안하시냐고 물어보더라.
나도 관심가서 훔쳐들었는데 젊은 구무원이 '그렇네요. 조교사도 이미 돌아가시고 관계된 분은 시바타 마사토씨 밖에 없네요..' 하고 말꼬리 흐리면서 대화 끝났어.
아직 별 행사나 방문 계획같은 건 없나봐.
최근에 아그네스 플라이트가 당근별가면서 이제 위닝티켓(93년 더비) 이후 더비마 살아있는게 타니노 김렛(02년 더비)인거로 알고 있는데
더비 30주년 될때까지 살아있는 것도 대단하니 간단하게 사진 한 장이라도 기념했으면 좋겠단 생각 들더라.
조금 있다가 젊은 구무원이 나한테 와서 '위닝티켓 룸에 계신 분이죠?' 하고 말 걸어주셨어.
'네, 한국에서 위닝티켓 보러 왔습니다.' 했더니 '위닝티켓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라고 물어보셔서
'우마무스메에서 알게 됐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말이라 건강한 모습 보고 싶어서 왔어요.' 하고,
'어제 들으니 몸이 안좋다던데 괜찮은가요?' 라고 여쭈었더니
'특별히 안좋은 건 아니고 며칠전부터 약간 신경쓰이는 점이 있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조심했다.'고 하셨어.
그래서 '그럼 이제 괜찮은건가요? 어제 얘기 듣고 걱정했어요.' 했더니 '보시는 대로 괜찮아요.'고 하셔서 안심했다..ㅜㅜ
그러고나서 호텔로 돌아와서 호텔 로비에 있는 갤러리 구경갔어.
왜인지 모르겠지만 패왕께서 함께 계셨음..
헤이세이 더비마 30마리 집합! 그림이 귀여움
이 호텔에서 지낸 친구들 사진
우라라 아빠인 닛포테이오나 말딸 애니 2기에서 엑스트라처럼 잠깐 나왔지만 온 몸에 하얀 오오라 내뿜고 있던 말인 다이유우사쿠도 여기서 지냈대.
각 말들 정보나 대표적인 우승 경기가 써있었어.
위닝티켓이 더비마라서 그런지 관련 자료나 볼거리들이 많아서 좋았어.
당시 마권 같은 것도 전시 해놨더라고. 이것저것 한참 보다가 나왔어.
귀국 날에는 오전에 방목지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다가 공항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눈이 꽤 오기 시작해서 눈 쌓이면 운전하는데 어려울까봐 한 10분정도 밖에 못 머물렀어.
막상 북쪽으로 더 올라가니 거긴 해가 빤짝떴더라. 게다가 비행기도 늦게 떠서 더 있다 왔어도 될 뻔했는데 아쉬워..
2박3일 일정 중에 첫날과 마지막 날은 이동일로 써서 사실상 위닝 티켓은 하루 밖에 못 본 셈이야..
그래도 그냥 말 쳐다 보고 사진 찍고 영상 찍고 하는 거 밖에 없는데도 지루하거나 재미없지 않았음..
넘 즐거운 추억이었고 치케조가 내년까지 건강하면 내년에 또 만나러 가고 싶어.
위닝티켓 텀블러(x2), 위닝티켓수건(x2), 위닝티켓마스크(x2), 위닝티켓뱃지를 위닝티켓 컨셉룸에 머문 사람한테 기념으로 줘서 받아왔고,
위닝티켓 티셔츠랑 클리어 파일, 에코백, 그리고 타올은 호텔내 기념품 가게에서 사왔어.
사진 기술도 없을 뿐더러 사진이나 영상들이 얼굴 나온 거라서 갤에 올릴만한 사진도 많지 않고 해서 이런 후기는 안 올리려고 했는데
일본에서 글 썼을 때 많이들 걱정해주고 응원해준 게 고마워서 주절 주절 후기 올려봤어.
위닝티켓 타올이랑 뱃지는 갤에다가 나눔하려고 하나씩 더 사왔거든.
타올이 300엔이라 저렴하길래 더 많이 사서 나누려고 했는데 내가 산 게 마지막 재고라서 더 많이 못사왔어..
조만간 관련해서 글 하나 더 쓸게!
눈에서 뒹굴거리는 치케조 영상으로 마무리할게.
다들 고마웠고 앞으로도 치케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도록 응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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