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은 말딸의 디렉터를 아는가?
대부분의 씹덕겜에는 얼굴마담이 있다.
몰?루겜은 이사람
엉덩이겜은 (디렉터는 아니지만) 이사람
트위터 계정닫기를 수상하게 많이하는 사람
이양반도 있고
프리코네에는 키무라
하지만 말딸에 대해서는?
오픈부터 지금까지 온갖 억까를 버텨온 화석 할배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디렉터를 모른다.
사이게임즈는 말딸의 개발 방향성을 수정했을 때부터
철저하리만큼 개발진에 대해선 밝혀 오고 있지 않다.
공식 잡지에서의 인터뷰에서도
개발자 편지에서도
모두 익명이다.
소통이 주요 이슈가 되면서, 일단 게임 나오지도 않았는데 디렉터가 얼굴 까고 영상편지를 쓰거나
좆같으면 디렉터 부모 찾는 최근 문화와는 완전히 반대인 것.
그리고 우리는 사이게임즈의 모토를 흔히 이렇게 부른다
"좆같으라고"
그런데, 우린 왜 이 좆같은 게임에
1%의 확률을 위해 몇십만 원이라는 거금을 집어넣고
시간과 멘탈을 갈아 가며 게임을 할까?
일본에서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미친 게임에 돈을 갈아넣을까?
이유야 많고, 말딸에 대해 분석한 글이나 유튜브 동영상도 많지만
이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말딸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성우가 들어간 보컬송이 아니라(난 1,000번을 육성 하면서도 이 게임 보컬곡을 다 안 들어 봤다...)
내가 음악 전문가도 아니고, 보통 게임사들이 그나마 여론 탱킹용으로 정보공개 하는게 음악이다 보니
그나마 누가 음악을 맡았는지(이것도 필수불가결한게 아니면 공개 잘 안한다. 뉴트랙 내고 '1년' 지나서야 작곡가 알 수 있었음ㅋㅋ)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서 뇌피셜을 덧붙인 거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알아줬으면 하는 생각에 부족하지만 써 봄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배경지식도 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사이게임즈의 시작점부터 이야기해본다.
사실 내가 음악 전문가가 아니라 음악 이야기만 하면 할 이야기가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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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분은 당시 내가 폰겜을 안해서 뇌피셜이 좀 많음)
사이게임즈의 근원을 살피려면 '소셜 게임'(소샤게)에 대해 조금 알아야 한다.
우리가 아는 소셜과는 조금 궤가 다른데, 블로그와 같은 플랫폼과 연결돼 웹에서 즐기는 게임이 초기 소샤게라고 보면 된다.
지금이야 주류가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팍 죽었지만, 2010년대 쯤에는 일본에서 소셜 게임은
어마어마한 매출을 진공청소기마냥 빨아들이기에, 누구나 알 만한 IP를 가진 기업이라면 진입을 고려하고 있던 시장이었다.
(지금은 젤다와 닼소 등등등 같은 게임이 다시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지만, 일본은 특유의 문화 때문에
'갈라파고스'라는 인식이 강할 때가 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희석된 건 아니다)
(2012년 대놓고 일본겜을 조롱한 한 인디게임 개발자. 지금이야 병1신으로 결론났지만 당시에는 여론 좀 갈렸음)
때마침 '스마트폰'도 상용화되던 때라 이전보다 사람들이 누구나 가지고 다니던 핸드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던 시기기도 했다.
그리고 사이게임즈의 현 사장인 '와타나베 코이치'는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보며 "나도 내일 뒤질 수도 있는데, 그러면 뭘 해야 할까?"
라고 생각해, 어쩌다 보니 일본 인터넷 대기업 '사이버에이전트'의 100% 자본 출자로
소샤게 게임을 만들기 위해 '사이게임즈'를 설립한다.
참고로 일본 기업에는 '게이레쓰'라는 용어가 있다.
각 대기업이 자신이 100%정도의 지분을 소유한 산하 기업을 마치 문어발처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사이버에이전트부터 산하 개발사만 약 7개 정도를 가지고 있다.
놀랍게도 방도리 일본판, 프로세카, 리어니인카네이션 모두 사이버에이전트 소속 자회사들이 각자 개발했다.
리어니인카네이션은 사이게 소속 디자이너가 캐릭터 디자인을 해 줬다는 일본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괜히 그런게 아닌 것
(별개 기업이기에 남남은 맞지만, 굳이 따지면 연관성은 있단 것이다.)
아무튼, 사이게임즈는 40명 정도로 설립돼 약 5달 만에 '신격의 바하무트'라는 일러스트를 강점으로 한 소샤게 게임을 하나 뽑아낸다.
너무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생략하면 일본에서 존나 잘 나갔고, 한국에서도 서비스돼서 출시 당시에는 쏠쏠한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바하무트 한국 서비스가 '다음게임즈', 나중에 다음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랑 합병. 아마 사이게와 카카오의 관계는 여기서 출발한 것 같다?)
이어서 '그랑블루 판타지',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같은 여러 쟁쟁한 게임을 찍어내다시피 만든다.
너무 잘 나가서, 대표적인 소셜 게임 플랫폼 '모바게'를 운영하던 DeNA와 협력해 지분을 나누기도 했다.
사이게 설립 자체가 모바게에 낼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란 것을 생각해 보면, 당시 바하무트의 흥행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당시에 게임 운영이 위태위태해지기도 하자 구원 투수로 등장한 것이 전성기 시절 '키무라 유이토'
(좋았던 시절의 키무라)
아무튼 이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신데마스'의 후속격으로 개발된 '데레스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서 그렇다.
각종 소셜 게임으로 돈을 빨아들이던 사이게는, 당시 미친듯이 발전하고 있었던(이건 말붕이들 대부분이 체감해 본 세대니 잘 알거라고 본다)
스마트폰에 주목해 '데레스테'라는 게임을 만들게 된다.
2015년에 나온 이 데레스테란 게임은 나오자마자 돈을 개씨발 진공청소기마냥 빨아들이면서 '아이돌 마스터'란 IP를 미친듯이 성공시켰는데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캐릭터가 3D로 나와 춤추는 MV에 있다.
지금 보면 말딸 위닝 라이브에서 보이던 화려한 카메라 워킹과 연출도 없고
찰흙 캐릭터가 덩실덩실 춤추는 것이 전부라 "아니 시벌 이게 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 보자, 아이돌 마스터는 원래 오락실용 게임이었고, 다른 데 나와도 Xbox, PS 같은 콘솔 게임으로 나왔다.
오락실을 누구나 가서 24시간 상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아무리 콘솔 많이 쓰는 일본이라 하더라도, 모두가 콘솔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데마스가 있긴 했지만, 3D는 전혀 없는 일러스트 위주의 웹게임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당시 기준으로 저사양 모드도 있어 최적화도 상당히 좋았다.
그것도 안 되면 2D 모드가 있다.
게다가, 내가 캐릭터 카드를 뽑으면 거기에 맞는 캐릭터가 나와서 살랑살랑 안무를 춰 준다. 복장도 맞춰서 바뀐다. 캐릭터도 200여명이다.
내가 짠 조합대로 포지션을 맞춰 노래를 부른다.
소샤게 시절부터 돈을 악질적으로 빨아 먹어 컴플리트 가챠 금지법이 생길 정도의 좆같은 BM은 여기서까지 이어졌지만
우리같은 씹덕들에겐 "아니 씨123발 핸드폰 안에 린이 있잖아!!"하며 별 상관이 되지 않았다.
(이게... 매출 그래프?)
그리고 흥행에 고무된 사이게임즈는, 2016년 우리가 알고 있는 게임의 PV를 발표한다.
캐릭터를 육성하고, 데레스테 처럼 라이브 요소를 넣는다.
총을 미소녀화(소X전선)하고, 함선도 미소녀화해(칸X레) 박는 시대니, 우리는 '실제 경주마'를 미소녀화해 박는다.
(온갖 것에 박던 당시에도 충격적이란 말이 많았다)
바로 '우마무스메 프로젝트', 흔히 말하는 '원시 말딸'이다.
프로듀서는 아이돌 마스터의 총합 디렉터로 10년을 활동해 왔던, '이시하라 아키히로'였다.
(고대 우옥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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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이게임즈는 빨아들인 돈을 바탕으로, 나날이 게임의 그래픽, 사운드 등 기술력 향상에 힘쓰고 있었다.
처음에야 DeNA나 이곳저곳에서 끌어모은 개발자 위주로 중구난방 설립된 회사였지만
안 그래도 모회사부터 빵빵한데, 이제 이름 있는 전문가들을 끌어 모을 만큼 실적과 현금이 회사에 있기도 했으니까.
'프리코네', '말딸'의 사운드 프로듀서로 활동한 '혼다 아키히로'가 영입된 것도 이맘때(2015년)다.
혼다 아키히로는 코지마가 코나미에서 쫒겨나기 전부터 '코지마 프로덕션'에서 '메탈 기어 솔리드'의 음악을 맡아 왔던 베테랑이다.
"(프리코네) 프로젝트 초기 멤버는 저 밖에 없었습니다"(プロジェクト初期のメンバーは私だけでした)
"게임 원형에 BGM이나 SE를 붙이는 것 같은 작업을 혼자서 했습니다"(最初は、ゲームの原型であるモックにBGMやSEを付けるような作業を私1人でやっていました。)
- 사이게임즈 매거진 인터뷰 中
사이게임즈에 입사한 혼다는, 당시 한창 개발되고 있던 '프리코네 리다이브'(1년만에 섭종한 프리코네 말고, 리다이브)에 투입돼
혼자서 게임 음악 시스템을 구축하며 오케스트라풍의 음악, 그리고 최대한 악기의 원음을 녹음하는
(프리코네와 말딸 음악은 '상당히' 유사하다. 프리코네 후기 BGM은 눈 감고 들으면 말딸로 착각하기 쉽다)
사이게임즈의 음악 기풍을 잡아나가게 된다. 사이게임즈는 당시까지 음악은 대부분 외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Q. 게임 업계에서, 음악은 외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가요? (ーゲーム業界では、音楽は外注で制作することが多いのでしょうか?)
혼다: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희 회사는 이전까지 그런 체제였습니다. (会社によると思うのですが、弊社は以前までそういう体制でした)
- 일본 매체 '리얼 사운드'와 2018년 진행한 인터뷰 中
더불어, 사이게임즈는 돈을 충분하게 벌기 시작하면서 게임을 '찍어내는' 회사에서
만족스러운 게임이 나올 때까지 '밥상 뒤집기'(엎고 다시 만들기)를 하는 회사로 바뀌어 나가는 느낌도 있었는데.
가령 얘네가 개발하는 콘솔 게임(퐞 리링크 등)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것들이 대다수다. 말딸도 괜히 몇 번 엎어가며 개발한 것이 아님.
덕분에 말딸이건 프리코네건, 몇몇 곡은 실장되기 3~4년 전에 완성됐는데도, 타이밍 잡느라 못 나오다가 수년 만에 나온 곡이 많다.
이런 와중, 혼다에게 새로운 프로젝트가 떨어졌다.
"우마무스메 프로젝트를 위한 전파송을 만들어 와라"
"전파송이 뭔데요?"
문제는, 혼다는 전파송이 뭔 지도 몰랐다는 것.
우마무스메 프로젝트의 방향성도 정해진 것이 거의 없었다.
이 사람은 우마뾰이 전설을 만들기 전까지 이런 노래를 작곡하던 사람이었다.
놀랍게도 그렇다.
"전파송이 뭔지 몰라서, 1000곡 정도를 직접 듣고 공부했지요." (僕は電波ソングがどんなものなのかよくわかっていなかったので、1000曲ぐらい聴いて勉強しまして)
하지만, 프로는 프로, 직원은 상사가 까라면 까야 하는 법.
졸지에 말딸 메인음악을 작곡하게 된 혼다는 1000곡 정도의 전파송을 듣고, 맨정신으로 작곡을 할 수는 없어 혼자서 와인 2병을 원샷 드링킹한 후
방에서 중년 남자가 빤쓰 한 장 입고 혼자 안무를 춰 가며
우리가 모두 아는 '우마뾰이 전설'을 만들게 된다.
가사도 저사람이 썼고, 직접 녹음했다.
이후 지나가던 여직원에게 부탁해 보니 괜찮아서
거의 그대로 수록했고
많은 사람들을 (여러 의미로) 경악시킨 첫 PV에까지 수록된 것.
참고로 성우 뽑을 때 오디션에서 우마뾰이 전설을 부르는 것이 과제였던 시기도 있었다고.
-다음장-
(우마뾰이 전설은 2022년 12월 5천만 재생을 달성하고 일본 레코드사에서 골드 인정을 받았다)
반응 ㄱㅊ으면 꼴릴 때마다 연재함
디시는 장문쓸때 너무 죳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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