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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날에앱에서 작성

ㅇㅇ(222.103) 2021.07.26 20:55:01
조회 31822 추천 148 댓글 230

어렸을적 아주 가난했던 우리집은 안방이 거실이자 침실이고 베란다였다

티비 너머 큰 창문을 보면 이웃집이 보였는데 그 이웃집 건물의 옥상으로가는 계단이 가장 먼저 보였다

그탓에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려다 열린 창문너머 이웃집 사람들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 서서 내 전라의 모습을 보며 조소를 품는 일도 있었다 그 때부터 였을까 남한테 보인다는건 꽤 흥분되는 일이라는것을 깨달은게

그런 성적인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그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은 어느정도 부식이 진행된 철로 이루어져 있어 누군가 계단을 오르면 꽤나 크고 불쾌한 소리가 울리곤 했다 그 불안한 소리는 계단이 무너져 누군가는 추락하지 않을까 때로 걱정이 들 정도였다

옥상에는 이웃집의 빨랫감이 널리곤 했는데 오늘같이 프라이버시가 중요시된 시대에서 보면 그 시절은 20년도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오늘날 보다 훨씬 서로에게 개방적이었다는것을 깨닫곤한다

그런 남의집 옥상이라한들 안면이 텄다면 누가 올라가도 이상할것이 없었던 2천년대 초에 있었던 일이다

그 즈음엔 유독 큰 태풍이 많았던것 같다 떠올려보면 과거의 하늘은 늘 꽉찬 흰색이거나 회색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태풍이 불었고 어린 나는 창문너머로 세상이 요동치는걸 멍하니 보고있었다

집에는 누가 있었더라 아마 아버지만 있었다 그때에도 아버지는 조울증을 가지고 계셨기에 거짓말로도 의지가 되는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언제 터질줄 모르는 폭탄처럼 감당이 안되는 존재였지

그래도 그 때 당시 아버지를 좋아했다 마음이 아픈사람이지만 근간은 분명히 좋은 사람이란것을 어린 나는 어렴풋 느끼고 있었기에

아버지는 비가 들어오니 창문을 닫으라했다 난 좀 더 바깥이 보고싶어 틀창과 유리창문만을 닫고 불투명한 큰 창문은 닫지 않은채로 계속 관찰을 이어나갔다

그 때 누군가 걸어오더라 이웃집 사람이 옥상에 빨래라도 걷으려고 오나 싶었다

근데 곧 바로 그게 이웃집 사람이 아니란걸 알게되었다

자기 몸보다 훨씬 큰 사이즈의 하얀 티셔츠를 입은 산발머리의 그게 여자인지 남자였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 묘하게 소름끼치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창문에서 떨어져 아버지에게 외지인에 대해 알리자 아버지가 창문으로 다가오셨다

아버지가 나와 마찬가지로 창문밖을 바라 보자 말하길 "아니다 쳐다보지마라." 하길래 뭐가 아니라는건지 같은 작은 의문 하나 피어나지 않은채 그럼 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곧바로 큰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셨다 아버지는 안정되보였고 그건 내가 좋아하던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커튼 너머에는 폭풍우의 굉음이 작은 진동과 함께 창문을 쉴새없이 노크했고

난 혹여 그 이상한 외지인이 우리집 창문에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까하는 막연한 불안함에 기가 죽어있었다

어두운 방에서 아버지를 껴안고 내용은 귀에하나도 들어오지않는 테레비를 멍하나보고있자니

이번엔 빗소리나 바람소리가 아닌 찣어질듯한 고함소리가 바깥에서 들리더라

어린 나는 세상에 사람이 목을 그런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걸 미처몰랐다

폭풍우 소리 마저 뚫고 들리는 그 개좆같은 소리는 꼭 사람이 아니라 까마귀가 웃는것 같았다

너무 궁금하더라 저게 정녕 사람이 내는 소리가 맞는지
길고양이들이 우는 소리가 사람이 우는 소리가 아니란걸 알게된지 얼마되지 않은 어린 나는 이번에도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아닐것이라는 바램과 호기심에 떠밀려 커튼과 불투명한 큰 창문을 조용히 아주 작은틈만 생기도록 조심히 열어보았다

그건 어느새 그 이웃집 옥상위에 올라가 있더라 허수아비 마냥 팔을 벌리고 메트로놈 처럼 몸통을 좌우로 까딱까딱 흔드는 그거의 얼굴은 있는 힘껏 구겨질대로 구겨져 웃고있었다

비바람이 부는데도 그건 하나도 안 젖어있는거 같더라 너무 놀래서 뒤로 자빠지려는걸 아버지가 받쳐주더니 내 두 눈을 손으로 가리고 다시 커튼을 치셨다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는데 울음소리가 혹시나 그거 한테 들릴까 본능적으로 크게 호흡하면서 진정시켰다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한테 저게 뭐냐고 물으니까 아버지도 모르겠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안 무섭냐니까 그저 조용히 웃으시더라

그때 갑자기 집문여는 소리가 들려서 소스라치게 놀랬는데 어머니가 들어와서 뭘 그렇게 놀라냐더라

일하다가 태풍때문에 걱정되서 오셨다길래 밖에 옥상에 있는 이상한 사람봤냐니까 아무도 없다길래

서둘러 커튼이랑 창문을 까보니 진짜 아무도 없더라

내가 본게 사람인지 뭔지 지금도 모르겠는데 사람이라면 궁금한게

왜 그 존나 시끄러운 계단을 탔는데 어떤 소리하나 내지 않은채 옥상에 오를수 있었냐는거랑

어떻게 대문열고 남의 다세대주택에 들어왔냐는 거랑

그 단 사이에 계단을 내려온것도 아닐텐데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냐는거임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이 계절이 오면 많이 그립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그 불쾌한 외지인에 대한 공포심보다 정신적으로 위태로웠던 아버지에게 보호받았던 안정감이 더 선명하게 마음속에 남아있다

참고로 외지인이 올라갔던 옥상 그 집에 살던 아줌마는 몇년후에 신들렸다고 무당집 차렸고 이혼했다더라












 





















출처: 공포이야기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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