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화려했던 불꽃놀이를 보고나서
5일차 아침, 어디로 갈지 고민에 빠졌다
원래 목표는
토야호 - 스나가와 - 아사히카와 루트로
대충 아침 일찍 출발해서 4시간정도 운전을해서 점심쯤 아사히카와에 도착한 다음
아사히카와에 있는 동물원이랑 정원을 보려고 했는데
다음 날 비 예보가 있어서 1시간정도 더 돌아가는 루트지만
토야호 - 스나가와 - 후라노 - 아사히카와 순서로
라벤더를 보러 바로 후라노를 들렸다 갈까 고민이었다
두번째 루트는 5일차 숙소를 아사히카와에 예약해뒀고 6일차 숙소는 후라노에 예약해놔서
저대로 가면 5, 6일차 루트가 전부 꼬여서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일단 중간 지점인 스나가와서 후라노, 아사히카와에서 모두 1시간 거리로 딱 중간 지점이어서
스나가와에서 날씨를 보고 다시 정하기로 하고 차를 몰아 스나가와로 출발했다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dcbest&no=116200
스나가와는 한국에선 인지도 없는 도시로
나도 여기저기 검색해봤는데 저 실베글까지 2, 3개밖에 검색 결과가 없는 시골 마을이다
그런데 예전에 저 실베 글을 봤더니
저 애플파이가 너무 궁금해서 이번 여행 때 꼭 가보기로 했다
마침 스나가와가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나 후라노를 갈때 지나치는 도시라
토야호에서 아사히카와까지 가는 루트 중간에 집어넣기도 쉬웠다
도시에 도착해서는 그냥 빵집에서 빵 사먹은 게 다라 딱히 찍은 게 없는데
저기 나온 '나카야(ナカヤ菓子店)'랑 '혼다(ほんだ 砂川北光本店)'에서 파는 애플파이가 진짜 미쳤다
400엔 중반 정도 가격에 파는 주먹보다 조금 더 큰 애플파이
가격도 놀랍지만 맛이 진짜 정신나갔다
두 가게 다 애플파이로 유명하지만 조금 성향이 다른데
나카야는 묵직한 맛에 살짝 아삭하게 씹히는 듯한 사과 필링이라면
혼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에 부르럽게 씹히는 사과 필링의 차이다
일단 둘 다 가게에서 사자마자도 먹어보고, 다음날 아침으로도 먹어봤는데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먹은 파이는 진짜 여태껏 먹은 파이중에 제일 맛있었고
하루 지난 파이도 바삭한 식감이랑 진한 버터향을 유지하고 있는 게 한국 파이랑 차원이 다르다
안 그래도 어제 빵집에서 빵 사왔는데
5000원짜리 빵쪼가리랑 저때 먹었던 빵이랑 너무 차이나서 슬프더라
저 애플파이 말고 다른 빵들도 평타는 치니까
기차든 자동차로 스나가와 들릴일 있으면 꼭 가봐라
아 그리고 토야호에서 스나가와까지 가는 3시간동안
날씨가 여태까지 중에 제일 맑아져서
다음 목적지는 조금 더 돌아가더라도 후라노에서 라벤더밭을 먼저 보기로 했다
-후라노
겨울엔 스키, 여름엔 라벤더로 유명한 도시 후라노
팜 토미타, 칸다팜, 플라워랜드, 사계채의 언덕 등등 수많은 농장이 있다
우선 제일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건 팜 토미타
후라노를 대표하는 라벤더 농원이고 주차비, 입장료도 없다
그 외에는 각자 취향껏 가면 되는데
나는 7월 첫째 주라 라벤더가 피기 좀 이른 시기라
구글맵 최신 리뷰보고 사계채의 언덕만 추가로 다녀왔다
위에서 말했던 제일 유명한 팜 토미타
토미타는 5일차에 한 번, 7일차에 한 번, 총 2번 방문했는데
우선 팜 토미타에 대해 설명하자면
여기는 크게 아래쪽 화원(동쪽)이랑 위쪽 화원(서쪽), 2가지 구역으로 볼 수 있다
아래쪽이 주차장이 크게 있고 밭 주위에 기념품점이나 멜론 판매점 같은 상점들이 있는데
여기는 규모가 좀 작다
그리고 상점들 지나 서쪽으로 쭉 올라가서 도로를 하나 건너면
그냥 공터에 만들어진 주차장이 있는데
거기서 더 올라가면 서쪽 화원이 보인다
5일차에는 구글맵으로 내비를 찍고 가서 아래쪽 밭에 도착한 다음
아래쪽 화원이 전부인줄 알고 그쪽만 구경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엄청 넓은 들판이 라벤더로 가득한 그런 풍경이 아니라
제주도에만 가도 널린 화원같은 느낌이어서 실망했었다
그러다 7일차 아침에 출국까지 시간이 남아 들렀던 위쪽 화원을 한 번 가봤는데
여기가 꽃 종류나 넓이나 훨씬 차이나서 왜 팜토미타가 유명한지 알겠더라
팜 토미타에 가는 사람들은 꼭 상점들 몰려있는 동쪽 밭만 가지 말고
위쪽으로 언덕 올라가서 그쪽 화원 꼭 보고 와
그리고 팁을 주자면 팜토미타는 그냥 개방된 곳이라
가게 영업시간 전인 이른 아침이나 저녁시간에도 구경할 수 있음
구글맵에 보면 영업시간 08:30~18:00 돼있는데 아마 안에 상점들 영업시간인듯
-비에이(5일차)
팜 토미타를 갔다가
숙소인 아사히카와로 가는 길에 들린 비에이
사실 비에이나 후라노나 컨텐츠가 거기서 거기다
아까 말한 칸노팜, 사계채의 언덕 같은 화원들이 후라노 관광지로 들어가긴 하는데
저 둘은 사실 비에이에 있고
여기에 더2불어서 청의 호수나 흰수염폭포, 크리스마스 나무, 세븐스타 나무 같이
후라노보다 좀 더 자연관경이 강화된 느낌이다
팜 토미타에서 아래쪽 화원만 보고 뭔가 아쉬워서 들린 사계채의 언덕
근처에 칸노팜도 있었는데 거기는 아직 라벤더가 덜 폈다길래 여기에 와봤는데
사계채의 언덕 진짜 넓다
화원 안에서 조그만 카트를 빌리거나 트랙터 버스를 타면서 돌아다닐 정도인데
넓은 만큼 꽃들도 다양하게 심어져있어서 좋았다
입장료랑 주차비 둘 다 있긴 하지만
이정도 규모라면 충분히 내고 구경할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입장권 사기 전에 정문에서 파는 삶은 옥수수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나는 안 먹어봤다
크리스마스 나무
아침 일찍 출발해서인지 사계채의 언덕까지 봤는데도 시간이 좀 남아서 들린 곳
비에이에 있는 ~~나무 시리즈들은 다 겨울에 눈 내린 풍경으로 유명한 나무들인데
여기는 그나마 여름에도 괜찮을 거 같아서 가봤더니 성공이었다
그냥 넓은 들판에 나무 하나 서있는게 다인데
근처 도로까지만 해도 뭐 별 거 아니네 싶다가도
딱 저 각도에 도착하면 주변에 잡다한게 절묘하게 가려져서 엄청 예뻐진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구글 맵에도 검색하면 나오는 나무기는 하지만
저 나무가 있는 밭 자체는 사유지니까 함부로 들어가진 말고
멀리서 얌전히 사진만 찍자
사람들이 자꾸 사유지 들어오는 게 짜증나서
말보로 나무인가 세븐스타 나무인가는 땅 주인이 나무 베어버렸다더라
-아사히카와
하루가 지나 6일차 아침
예보대로 비가 오고 있었다
비오는 날 라벤더는 별로일 거 같아서
비가와도 볼 수 있는 동물원이나 가기로 했는데
동물원까지 가는 그 짧은 시간에 비가 그쳐서
다행히 우산 안 쓰고 구경할 수 있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
원래 다 망해서 폐원 직전인 동물원이었는데
북극곰 데려다 뭐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일본에서 방문객 1위 동물원까지 올라갔다고
이런저런 성공 스토리가 있는 곳이다
확실히 동물들을 뭐랄까
그냥 우리에 전시 하는 느낌이 아니라
각자 생태에 맞게 환경을 조성해주고 그 안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게 해놨다
원래 계획대로였으면 5일차 때 점심 지나고 와서 폐장까지 2시간 정도만 구경할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볼 게 훨씬 많아서 이 날 아침부터 3~4시간을 구경했다
2시간만 봤으면 진짜 슉슉 지나치면서 구경해야 돼서 좀 아쉬웠을뻔 했다
-비에이(6일차)
동물원을 구경하는 동안
구름이 다 걷히고 날씨도 좋아져서
해가 전날만큼 쨍쨍 내리쬐기 시작했다
다음 장소로는 원래 예정대로 였다면
근처의 우에노팜에 가서 가드닝을 좀 구경하려고 했는데
막상 갈 때가 되니까 별로 재미 없을 거 같아서
비에이에 청의 호수에 가보기로 했다
청의 호수
애플 맥 바탕화면인가로 쓰여서 더 유명해졌다는 데
물 색깔이 진짜 진한 파란색이다
괌이나 제주도 같은데 보이는 투명한 에메랄드빛이 아니라
진짜 탁하고 불투명한 파란색인데
그래서 이 때 처럼 맑은 날씨가 아니라 흐렸으면 엄청 별로였을 거 같긴 하다
그래도 청의 호수는 볼 거라곤 첫 번째 사진이 전부인데
관광하기 편하게 호수 둘레에 관람로를 내놓고 나무를 심어서
호수엔 그림자가 안 비치면서도 관광객들은 그늘에서 구경할 수 있게 한 게 좋았다
여기서 차로 더 들어가면 흰수염 폭포도 있지만
거기는 진짜 겨울 아니면 볼 거 하나도 없을 거 같아서
이 날은 그냥 조금 일찍 숙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숙소 다 도착할 때 되니까 갑자기 구름끼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게
이번 여행 날씨운은 정말 미쳤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거의 내가 날씨요정 그 자체나 다름 없었다
-7일차
귀국일인데 오후 비행기라 시간이 좀 남아서
위에서 말했듯이 팜 토미타를 한 번 더 들렀다
사진은 위에 후라노 사진 올릴 때 같이 올렸으니까 참고
나는 비행기탈 때 보통 통로쪽 자리에 앉는데
이 날은 뭔가 창가가 끌려서 창가에 앉았더니
창 밖 구름이 미쳤길래 몇 장 찍어봤다
저 구름만큼 기류도 불안정해서 요 몇 년간 탔던 비행기 중에 제일 흔들리긴 했는데
창 밖으로 저런 풍경 보이니까 오랜만에 비행기 타는 게 설레고 좋더라
그리고 고장났다 이기
홋카이도 여행지도
뭐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로 물어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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