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0월21일.

서울시내 한강을 가로지르는 성수대교가 붕괴되는 참사가 발생하였다.

사고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였고 사방에서 살려달라는 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지옥과 같은 아비규환의 현장에 등장한 11명의 영웅들.

그들은 바로 10월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우수중대 표창을 받기 위해 본대로 이동 중이었던 의경들이었다.

이들도 승합차를 타고 성수대교를 건너던 도중 무너지는 상판과 함께 떨어져서 작은 부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크게 다친 곳 없이 전원이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그 끔찍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친것이었다.

당시 구조대와 함께 필사적으로 구조활동을 했던 의경들의 모습.

김철웅 (서울 경찰청 3기동대) :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일단 옷을 벗어...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옷을 벗어 갖고 끈처럼 만들어보자 그래갖고 옷을 다 벗었어요. 바지하고 웃돌이하고 전부 벗어갖고 다 묶었죠.

김희석 (서올 경찰청 3기동대) : 성수대교 중간정도에 가는데 천둥소리같이 와장창하면서 교각이 막 흔들리더라구요 버스가요. 달리던 중이었는지 채 못서 갖고 오다가 그냥 떨어지면서, 뒤집어지면서 떨어졌어요.

이주연 (서울 경찰청 3기동대) : 들어보니까 천천히, 눈이 동공이 돌아가고요 이미. 침을 홀리면서 천천히 죽어가고 있더라구요. 그래가지고 제가 그걸 보면서 살려드리고는 싶은데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가지고 그냥...

물에 빠진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사용됐던 로프. 11명의 의경들은, 자신들의 웃옷을 벗어 하나하나 연결해 이 로프를 만들었다.

의경들은 자신들도 다쳤지만,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는 사람들을 보고는 바로 옷을 벗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한명이라도 더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참사의 현장을 눈앞에 두고 자신들의 몸을 돌볼 때가 아니었다.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한 이들은 모두 팬티차림으로 다시 찌그러진 16번 버스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이 구해낸 승객들은 모두 10여명. 그러나 혼신의 구조에도 불구하고 숨져가는 승객들은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당시 구조활동에 참여했던 생존자 의경 중 한 사람이 2년전 근황올림픽에 나와 인터뷰를 했었다.

이들은 사고 발생 후 며칠 동안 경찰병원에 입원한 거 말고는 아무런 피해 보상이나 추가로 받은 치료가 없었고 사고 발생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