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못이긴 하지만 겉핥기로라도 리뷰해봄

1. 통주 전투 연출

무지성 닥돌하는 거란 기병과 대책 없이 방패나 들고 있는 고려군

소배압의 예상대로 당연히 뒤에 뭔가 숨겨 두고 있을 것으로 보임

검차수의 전완근 함 뽐내는 디테일로 뽕 좀 채워주고

돌격 대기 중인 검차와 장병들을 가깝게 잡아 긴장감 조성

말발굽이 꽃을 짓밟는 컷을 기점으로 전황이 뒤집어지는 연출로 기교도 부려봄

호각으로 신호한 이후 순식간에 진형이 재배열되며 검차진이 형성되기 시작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 따라 최대한 안전하게 제압되는 기병대

적당히 거리를 벌린 후 적을 제압할 수 있는 무기들을 차례로 쏟아내는 장면

저거 물풀매라고 하는 거였구만

그리고 킹둑-기습-거끼얏호우-SM플레이로 마무리

????????????????????머임

2. 소감

일단 3분 가량 되는 회전 장면 자체는 기대했던 대로임

한국사 유례 없는 대회전에, 2차 침공의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고,

검차의 활용 등 여러모로 본작에서는 귀주대첩의 전초전이 될 테니 그만큼 신경써야 했을 전투이고 제작진도 그리 공언했음

전투 묘사에서 아쉬움이 있다면, 분량이 너무나 짧고 또 흥화진 전투(와 귀주대첩 맛뵈기)에서 보여줬던 세심함이 없음

오늘 통주 전투를 가장 기대했던 이유는 상술했던 귀주대첩 장면인데, 특히 거란 보병이 검차를 능수능란하게 제압하는 장면 때문이었음

원작에서 검차 관련하여 소소하게 재밌던 부분이 지위 고하 막론하고 파훼법 찾는 거란군 막사 작전회의였는데

검차 아래의 공간으로 파고들거나 판자를 놓아 위로 넘어 들어가는 장면이 이 작전회의 대목에서의 내용을 연상시켜 만족스러웠음

이걸 이번 통주 전투에서 어설프게라도 구현했어야 귀주대첩에서의 저 연출이 매끄러워지는데 깡그리 날려버려 참 깝깝스럽다

각본, 연출상 통일성뿐만 아니라 지휘관 간의 수싸움, 점점 변칙적으로 변하는 진형 같은 걸 보여줘야 진짜 전쟁사극일 텐데

좀 더 범위를 넓히자면, 첫 충돌 이후의 전개도 지나치게 생략해버렸음

이미 밈으로도 퍼졌다시피 강조는 꼴랑 몇 번 이긴 거 가지고 방심하여 보드게임이나 하다 기습당한 바보가 맞긴함

문제는 그 승전이 "몇 번"도 아니었고 강조는 딱히 "방심"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음

막말로 "야습합시다! 그래 그럽시다!" 하고 바로 텔레포트해서 지휘부까지 들어오는 새끼들을 어떻게 막나

스펙터클은 바라지도 않으니 두어 번이라도 더 충돌하는 장면을 넣고 그 사이에 검차 관련 논의나 첩보전 비스무리한 걸 넣었으면

그 자체로도 재미를 챙기고, 후에 현종 몽진의 뼈아픔과 귀주대첩의 쾌감으로 통하는 기초를 마련했을 텐데 참 아쉬움

분량 문제라고 해주기도 힘든 게 그랬으면 현종 완장질, 강감찬 내외 만담 같은 건 쳐냈어야지... 이건 또 태방원 생각나네

그냥 못 만든 드라마면 기대도 안 했을 텐데 흥화진 전투는 개쩔었고 통주 전투도 쌈박질 자체는 기깔나서 더 아쉬움

뭣보다 마지막 주요 전투는 한참 뒤에나 나올 거라 그 때까진 흥화진 전투랑 통주 전투라도 뜯어 먹어야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날아갔단 거임

글고 보니 서경 방어전, 곽주성 탈환 이런 건 어떻게 하려고...

주저리주저리 넋두리 하느라 편향되거나 틀린 부분도 있을 테니 이해 바람

- 검차 전투씬.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