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우쟈 필붕이들은 맨날맨날 뱅기타고 해외 나갔다 와서 별 감흥이 없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공항에서 비행기 타는 게 그렇게 좋고 설레더라.

그래서 맨날 서울 갈때도 굳이굳이 국내선 비행기를 먼저 찾아보고 그래.

그 중 최고봉은 아무래도 인천공항에서 타고 가는 장거리 비행기가 아니겠어?

배기지 드랍을 기다리는 긴 줄.

나는 꼭 체크인 카운터에서 비상구 좌석을 물어보는 편이라 이때 꽤 두근거려.

앞에 사람들이 먼저 자리를 선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줄을 기다려.

반대편 카운터와 뜻하지 않은 위험 상황 (?)

내가 체크인 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갑자기 공항 보안요원들이 주변을 통제하더니 저 가방을 경계하기 시작했어.

아니 시⃫발⃫, 바로 옆에 줄서고 있는데 저러고 있으니까 왠지 찝찝하더라;

흔적들.

누구는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줬을 책 한권을 놔두고 갔고, 누구는 긴 비행을 앞두고 먹던 마지막 아아메를 놔두고 갔어.

저 책은 비행 내내 주인을 심심치 않게 해 주는 소중한 것이었다가, 비행이 끝나자 마자 뿜어져 나오는 오줌 한바가지 만큼이나 쓸모가 없어져서 버림을 받았나 싶었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면서는,앞으로 몇 시간 동안 아이스 아메리카노와는 이별해야 하는 찐 얼죽아 코리안이 쪼옵쪼옵 빨아마시고는 시원하게 오줌한발 빼면서 비행기를 타러 가는 상상을 해 보았어.

나름 재미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했고, 사진 찍고 나서 저 아메리카노는 착한 필부이가 분리수거 완료해썹.

책은 누가 찾으러 올 수 있으니까 따로 건들진 않았어. 일본어 책이라 내가 갖고가서 읽을 수도 없었다.

뱅기타러 가는 길 풍경.

인천공항은 보세구역 안 풍경도 참재미있는데, 나는 쇼핑하고 닭강정 먹느라 바빠서 거기 사진은 못찍었어.

게이트 거의 도착해서야 남들 다 찍는 사진 몇장 호다닥 찍었서.

탑승 전 마지막 육지인 갱웨이 풍경.

여기가 아마 여행 중에 엔돌핀 최대가 되는 지점이 아닐까 싶어.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이 시작된다는 기대가 폭발하듯 끓어오르는 시점.

비행기가 이륙하고 구름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하염없이 아래를 봐.

어디서 이륙하는 비행기든 그 주변의 지형을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게 재미있어.

인천에서 이륙할 때는 서해를 돌아다니는 바쁜 배와 비행기들의 항적을 쳐다보고 있는 게 즐거워.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맞이하는 상공에서의 일출도 여행의 재미를 돋궈주는 요소야.

고요한 하늘이 다채로운 색깔로 채워져 나가는 장면은 정말로 황홀해.

자, 그럼 이제 내릴 준비를 해 볼까?

봐 줘서 고마워

개추 누르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