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년이 가까워와서인지 되도않는 행복회로가 또 돌아가고 있어서, 카네코 소유마를 다시 한 번 다루게 되었다.

아시게가 나이먹어서 털이 희게 샌 것이 아닌, 순수 백마가 있다. 그런데 워낙 수가 적어, 우리가 중앙경마장에서 그 모습을 보는 일이 좀처럼 없었다.

그리고 이번 글에서 다룰 말은, 일본 경마계를 자신의 백색으로 물들였던 암말

소다시다.

== 1. 탄생(2018년) ==

소다시는 2018년 3월 8일, 노던 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쿠로후네, 어머니 부치코 외조부 킹카메로, 모두 카네코 마코토 씨의 소유마인, 카네코 성골마이다.

참고로 어머니인 부치코는 평범한 백마가 아닌 귀여운 외모의 점박이 백마로 유명했는데, 외모와는 정반대로 기성난이 심해 커리어 내내 조건전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냥 기성난이 심했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경기를 거부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 문제로, 실제로 자기 성격 주체 못하고 난리를 치다 출주 제외당해 자기에게 배팅한 경마민들의 돈을 증발시킨 적이 있었다.. 물론 경마장 측에서 환불해줬기 때문에 증발은 안 되었지만..

다만 그러는 와중에도 애교쟁이라 구무원에게 허구헌날 얼굴을 부비적댔고, 검량실 앞까지 찾아온 팬들에게 팬 서비스도 투철하게 잘 해주는, 좀 골때리는 아이돌 호스였다.

이래서인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례적으로 조기 은퇴를 했다. 카네코 소속 말들은 성적이 안 좋거나 하면 8살 넘어서도 현역으로 구르는 경우가 많음을 고려하면 꽤 놀라운 부분이다.

소다시는 어머니를 닮아 시로게로 태어났으나, 사실 소다시의 조상은 시라유키히메라는 백마 암말이다. 그런데 이 시라유키히메는 돌연변이라 봐야 하는데, 아버지 어머니 모두 백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 2. 시작부터 화려하게(2020년) ==

2020년 7월, 하코다테에서 3번 인기를 받고 신마전에 나가 1착을 거머쥐며 새로운 아이돌 호스 탄생을 알렸다.

이후 G3 레이스에서 2연승(삿포로 2세S, 아르테미스S)하며 차세대 암말 노선의 스타 후보로 대두되었고, 기세를 몰아 한신JF에 출주.

마군을 힘으로 뚫더니, 후속에서 추격해 오는 사토노 레이너스를 코차로 제끼고 1착. 이로써 일본.. 아니 세계 경마 역사상 최초의 국제 G1을 우승한 백마가 되었다. 말 그대로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셈. 그리고 시라유키히메로부터 20년 넘도록 백마 혈통을 꾸준히 이어 온 카네코의 뚝심이 G1 무대에서 첫 결실을 맺은 순간이기도 했다. 참고로 일본 중앙경마 역사상 최초 백마 중상마는 하야얏코이다.(2019년 레퍼드S 우승)

여튼 이런 활약으로 2020년도 최우수 2세 암말 타이틀을 얻었다.

== 3. 신생 벚꽃 여왕의 수난시대(2021년) ==

진영은 트라이얼 레이스를 스킵하고 바로 벚꽃상으로 돌격했다.

"그야말로 새하얀 벚꽃이 화려하게 피어났습니다!"

벚꽃 티아라는 소다시의 몫이었다. 이로써 최초의 클래식 G1 백마 타이틀도 추가했다.

달리기도 잘 달리는데 백마에 예쁘기까지 하니 경마민들은 뻑이 안 갈수가 없었고, 그 결과 오크스에서 1,9배 배당의 1번 인기를 차지. 완전한 주역으로써 임하게 되었다.

그러나 거리 적성의 한계가 드러난 탓인지, 최종 직선에서 침몰하며 8착으로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1착은 고루시 딸 유버레벤.

사실 레이스 내내 마군에 갇혀있기도 했고 견제도 심하게 받았었던 것도 있지만 이래서야...

이후 진영은 갑자기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졌는지 이후 G2 삿포로 기념에 도전하였다. 말붕이들도 다들 알겠지만, 삿포로 기념은 말이 G2지 사실상 G1에 버금가는 위상의 레이스다. 일본의 가을 G1 레이스나 개선문상, 아이리시CS, 브리더스컵 등의 해외 G1을 노리는 말들이 여기를 거치기 때문.

그러나 소다시 입장에서는 고마들과 맞닥뜨리는 첫 대회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이 레이스에는 해외에서 G1을 따고 오신 2019년 오크스마 러브즈 온리 유와, 그랑프리 호스 블래스트 원피스 등이 참전했었기에, 소다시가 눈에 들어오긴 힘들어졌다. 그래도 러브즈 온리 유에 이은 2번 인기를 받고 참전.

이제 베테랑들을 상대로도 나의 힘을 제대로 증명할 차례다. 눈에 좀 띄는 조연 자리는 소다시나 우리들 맘에나 안 들기도 하고 말이다.

좋은 포지션 선정 이후 럽온유의 추격을 버텨내며 우승. 오크스 때의 추태를 어느정도 지워냄과 동시에 중거리에서도 잘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슈카상으로 향했다.

그러나 삿포로 기념에서의 승리는 뽀록이었던 건지, 아니면 경기 전에 컨디션을 그르친 것이 다 들켜서 그랬던 건지, 최종 직선까지 2위권의 좋은 위치를 킵해놓고 침몰해버리면서 10착이라는, 오크스 때보다 더한 폭망을 맛보고 말았다. 1착은 자신과 같은 카네코 소유의 초양혈마 아카이토리노 무스메(아버지 딥 임팩트(트리플 크라운) 어머니 아파파네(트리플 티아라))

다만 슬로우 페이스였고(전반의 랩타임이 1분 오버), 자신의 앞에서 달리는 도주마의 견제에 걸려든 것도 있었지만, 이런 것에 쉽게 넘어가고 경기를 그르치면 아무리 G1마라지만 경주마로써의 이후 전망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이후 소다시의 잇몸에서 피가 나고 치아가 흔들린다는 소식이 날아들어 걱정을 샀으나, 다행히도 해당 치아를 발치했고 다시 새로 나면서 도로 건강해졌다.

이후 진영은 더트로 시선을 옮겨 챔피언스 컵에 도전했다. 아버지인 쿠로후네가 이 경기를 레코드로 이겨버린 적이 있고, 엄마 부치코와 삼촌인 시로니이(이쪽도 카네코) 역시 더트에서 이겨본 경력이 있기에 소다시도 그렇겠지 싶어서 보낸 듯 하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인기가 많은 소다시였기에 그러거나 말거나 2번 인기. 그러나 결과는 12착으로 커리어 최저점 갱신만 하고 끝났다. 2달 전까지만 해도 잔디에서 뛰던 애를 더트 G1에서 뛰라 그러면 잘 뛰겠냐고.. 그럼 쿠로후네는 뭐냐고..? 걘 그냥 괴물인 거고

그러나 오크스마 유버레벤, 슈카상마 아카토리보다 성적면에서는 더 괜찮았기 때문에 최우수 3세 암말도 수상했다.

== 4. 4세 시절(2022년) ==

작년의 마무리를 너무 씁쓸하게 해버린 소다시는 고마가 되었고, 이제는 숫말들과 결전하는 횟수 역시 늘게 되었다.

첫 목표는 또 다시 더트, 페브러리 스테이크스였고,

카페 파라오, 에어 스피넬(다이아 동기)에 이은 3착을 기록. 작년의 추태를 어느정도 지워냈지만, G1급 숫말 상대로는 여전히 힘에 부치는 감이 없지는 않음을 보여줬다.

여튼 이후 빅토리아 마일에 출주했고,

"빠져나왔다! 빠져나왔다! 흰색의 아이돌 소다시다!! 흰색의 아이돌이, 특기인 마일에서 완전 부활!"

선행책으로 담담히 달리다가 최종 직선에서 스위치를 넣고 앞에서 도주하던 도주마까지 잡아내고, 무려 작년의 무패삼관여왕 데어링 택트까지 저 뒤로 제끼고 승리. 다시 한 번 화려하게 실력을 증명해내며 G1 3승째를 올렸다.

이로써 자신은 그저 털 색깔만 눈에 띄는 말이 아닌, 당당한 암말 마일러임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진영은 연패를 목표로 다시 삿포로 기념에 나갔으나 5착으로 아쉬운 결과를 내며 숫말들 상대로는 여전히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후추 암말 스테이크스에선 이즈조노 키세키에 이은 2착을 기록하고 마일 G1, 마일 챔피언십에 도전.

결과는 세리포스, 다논 더 키드에 이은 3착. 숫말들 사이에서도 자신은 만만한 소녀가 아님을 증명해냈다. 이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여튼 작년보다 한 층 더 진일보한 기량을 보인 소다시였으나..

== 5. 아이돌의 아쉬운 퇴장(2023년) ==

소다시의 올해 첫 레이스는 연패가 걸린 빅토리아 마일이었다. 그리고 진영은 여기서 기수를 요시다 하야토 기수에서 데이미언 레인 기수로 교체했다. 아무래도 작년부터 이어지던 연패의 흐름을 끊어보고자 했던 듯 하다.

삼관암말 데어링 택트는 나오지 못했지만, 그래도 또 다른 강호가 나타났는데,

바로 작년 야스다 기념 우승마 송라인이었다.

소다시는 작년 빅토리아 마일에서 우승한 이후로 내리 3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3번 인기에 그쳤다.

결과는 최종 직선에서 송라인에게 역전당하며 2착. 연패는 무산되었고 또 오랜만의 승리는 뒤로 미뤄졌다.

이후 진영은 다시 기수를 카와다 유가로 바꾸고 야스다 기념에서 반전을 노렸으나,

자신이 그나마 갖고 있었던 마일 여왕의 자리를 완전히 송라인에게 빼앗겨 버리고 7착으로 가라앉아버렸다. 마일에서 착외로 나간 적은 이 레이스가 처음이었다.

이후 휴양이 결정되었고 노던 팜 공항목장에서 쉬다가 각부불안이 발견되었고, 이후 카네코 마주가 그대로 은퇴를 결정하면서, 터프에 혜성처럼 등장한 흰색의 아이돌은 무대에서 퇴장하게 되었다. 총 전적은 16전 7승, G1 3승.

== 6. 번식마 생활(현재) ==

은퇴한 이후에는 노던 팜에서 번식 암말로써 지내게 된다고 한다. 이로써 어머니인 부치코와 함께 일본의 백마 핏줄을 후대에 전승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아마 올해에 교배하면 내년에 자마가 태어나고, 그 자마는 아마 2028년 쯤에 클래식 세대에 진입할 예정이다. 그때 탄생할 소다시 주니어는 얼마나 잘 달릴지 기대되는 대목.

== 7. 인기 ==

같은 마주를 둔 대선배 딥만큼은 아니어도, 딥 못지않게 경마민들에게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말이다.

세계 최초 G1 우승 백마인데다, 얼굴도 예쁘장해 수많은 경마 팬들에게 인기를 끌어모아서, 성적이 부진할 적에도 마권의 인기순번은 높았었다.

이후 JRA 측에서 소다시 봉제인형을 공식 출시했으나, 입고하는 족족 신속하게 매진되는 등 슈퍼스타급 인기를 누렸다.

게다가 말딸 유저들 사이에서도 환각 우마무스메 팬 아트가 많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이 백마로써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흰색 위주의 컬러링을 하고 있다.

2022년에 일본의 시로이코이비토라는 과자 브랜드와 콜라보 이벤트에서 소다시와 주전기수였던 요시다 하야토 기수가 프린트된 캔이 한정판매되었고, 1인 1캔으로 구매 제한까지 뒀음에도 순식간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 8. 여담 ==

친척들 중, 마주 측이 말딸에 실장을 요구한 것으로도 유명한 메이케이 옐이 있다.

그 고루시와 담당 조교사(스가이 나오스케 씨)와 담당 구무원(이마나미 타카토시 씨)이 완전히 같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참고로 소다시가 은퇴할 시기는 이마나미 구무원이 정년이 되어 은퇴할 시기이기도 했다.

순수 백마 혈통이라고 소개된 글이 싱갤에 존재하는데, 당장 아버지인 쿠로후네부터가 회색털이었고, 외조부인 킹 카메하메하만 해도 그냥 갈색털이라 완전히 틀린 말이다.

G1을 우승한 백마로써 보유한 상징성과 높은 인기로 인해 신세기의 명마 100선에서 무려 18위에 들었다.

소다시가 주목받으면서 일본에서 활약중인 다른 백마들 역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 실크 레이싱 소속의 아만테 비앙코, 고루시 산구 아오라키와 사토노 재스민의 2022년, 2023년 산구 등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근데 아오라키는 성적을 보면 그냥 은퇴하고 유도마나 승마를 뛰는게 나을 수준이라는 게 아쉬울 따름.

데어링 택트가 말딸에 실장이 발표되었을 때 현역 경주마도 실장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그럼 소다시도 되겠구나 하고 행복회로를 돌린 현지 말붕이들에 의해, '소다시쨩'이 잠시 트위터 실트로 올라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마주가 마주인지라 실장 가능성이 거의 안 보이는게 문제.

다만 요즘 사이게의 무브를 보면 이거 되는건가? 싶다가도 카네코 말인 걸 아는지라 될거라는 생각이 안 든다.

어머니 부치코를 닮아 까탈스러운 성격이었으나, 엄마마냥 게이트를 부수고 나온다던가 기수를 멋대로 떨군다던가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소다시가 공식적으로 은퇴한 직후, 전형제 여동생 마마코차가, 자신의 라스트런 때 기승한 카와다 유가를 태우고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를 우승하면서, 마치 언니가 동생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이때는 말딸 3기애니가 방영중이었고, 다들 알겠지만 3기애니는 망치기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망쳤다. 그런데 극장판 각본가가 3기 애니 각본 담당한 사람이라 하니까 벌써 걱정된다

여튼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다. 얘가 나오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아마 극장판. 아니면 3주년 파카라이브를 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기서 안나오면, 그냥 라이센스 못 딴 거라고 보면 편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