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서 택시를 타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택시비가 엄청 비싸다'.

맞는 말이다. 사실 기본요금은 우리가 많이 올라와서 일본하고 별 차이가 없는데, 거리요금이 엄청 흉폭하다. 한국 대중교통의 종특이라는 '기본요금은 낮지 않지만 턱없이 낮은 거리비례요금 때문에 총 요금이 저렴해짐'을 택시도 그대로 따라가는 형태다.

그렇다면 일본 택시비는 왜 이렇게 비싼걸까? 일본 택시회사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걸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 정부에서는 택시회사들의 적정 이익률을 1.2% 정도로 놓고 관리하고 있다.

한국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은 형편으로, 한국도 택시회사들의 적정이익률을 이 정도로 놓고 관리하고 있다.

한국 법인택시가 사납금으로 악명높은 것을 보면 뜻밖의 결과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다소 오래된 자료지만 2011년 기준 일본 택시회사 지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한국 택시회사의 지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수준이었다.

여기에서 결론이 나왔다. 한국 택시가 턱없는 저임금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양국 법인택시기사들의 근무환경을 검색해보면 더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2022년 6월 기준 일본 법인택시기사는...

월평균 186시간 근무(휴게시간 포함)

연수입 361만 3300엔

시간당 1618엔 꼴.

2022년 6월 기준 한국 법인택시기사는...

월평균 275시간 근무(추산치)

연수입 2032만원(2021년 서울 법인택시 기준)

시간당 8100원 꼴.

그렇다면 택시비를 올려 저임금을 해결하면 되지 않나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 없다.

2023년 기준 일본 법인택시기사 수는 전국 23만명. 코로나 시기에 고령 기사들이 대다수 은퇴하며 6만명이 줄어들었다.

이 수치에는 개인택시기사(전국에 약 3만명 존재)가 빠졌지만, 이들도 대부분 고령으로 개점휴업중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한국은?

인구는 일본의 40%인 주제에 택시기사 수는 일본과 비슷하다.

애초에 택시 자체가 공급과다 상태라 택시비를 올린다고 해도 수요가 받쳐주질 못하는 것이다.

한국의 실정상 다른 일자리도 부족한 참에, 개인택시는 면허양수/양도가 가능하다보니 은퇴자들이 대거 개인택시기사로 몰려드는 형편이라 그냥 현상유지가 최선으로 보일 정도의 난국이다.

일본에서 택시기사 수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은 일자리가 많은데 택시기사는 연차가 아무리 쌓여도 임금이 올라가지 않는 직종이니까.'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택시기사 정년을 만 75세에서 80세로 올렸고, 현재는 일본 내에서 전문대 이상을 졸업해야 주어지는 취업비자를 2024년부터는 외국인에게 개방할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예상 일본어 자격은 JLPT N4 이상의 아주 쉬운 수준.

사실 어찌 보면 한국이 비정상이라고도 볼수 있는게, 선진국에서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워낙 고임금+장시간 근무가 일상화되어있다보니 대다수가 외노자로 채워지는 형편이긴 하다. 공유경제를 내세우며 출발한 유사택시인 우버 등도 사실상 외노자들로 채워지는 형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