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직접 애플 비전 프로를 디스하는 영상을 올린 저커버그

가격이 1/7인 자사의 '퀘스트3'만 있어도 500만원짜리 비전 프로의 기능들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며,

비전 프로는 메타 자신들이 하지 않을 이상한 '기술적 타협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고작(?) 60만원짜리 기기 만들어놓고 뭔 소리하나 싶냐는 인간들도 있겠지만,

이 바닥에서 맨땅에 헤딩해가며 실제 '실전경험'을 가장 오래 쌓아온 회사가 바로 오큘러스/메타다

VR 기기 제작 회사인 오큘러스는 2012년 창업된 이후 2014년에 페이스북에 인수되고,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을 쓰러트릴 차세대 플랫폼 개발이라는 목표로 10년 넘게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틀딱들이 "아따, 삼성도 VR을 만들었당께요~!!" 하는 기어VR도 실질적으로 오큘러스/메타가 거의 개발해준거나 다름없다

삼성이 기어VR 프로토타입 오큘러스 실무진한테 보여줬다가 수준 떨어진다고 개쪽 먹었는데, 

오큘러스 핵심 엔지니어인 존 카맥이 소프트웨어부터 직접 전부 뜯어고쳐서 쓸만한 수준으로 만들어줬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기기의 실제 반응성, 픽셀 응답 시간, 3차원 추적 기능 등등 영역은 얘네가 사실상 개척해낸 수준이다

저커버그가 비전 프로 써보고 모션 블러, 잔상 언급한 이유가, 그건 얘네가 10년도 더 전에 발견하고 해결한 Pixel Persistent 관련 문제였기 때문이다

얘네는 "비싸면 보급이 안 된다" 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건 핸드폰 대체품, 노트북 대체품, TV 대체품으로 살 수 있는 기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계를 대체하는 스마트 워치, 이어폰을 대체하는 무선 이어폰이랑 완전 다른 시장이다

니 얼굴에 500그램을 얹어놓고 써야 하는 기기를, '추가금'을 내고 구매를 해야하는 상황

시계, 이어폰, 핸드폰이랑 달리, 니 인생에서 그 전까지 1도 필요도 없던 기기를 말이다

이런 '도전'이 필요한 기기에 입문한다고 섣불리 거금을 마구 투척할 사람들이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할까?

이 때문에 메타는 '이 세상 최고 성능의 VR 헤드셋'에 집착한 적이 없다

'적당한 가격'에 '좋은 성능'을 가진 헤드셋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력을 있는대로 다 때려박는 타입이다

경쟁사들 입장에서는 "이 가격에 이걸 구현한다고?!" 하는 수준이라, 사실상 다른 경쟁사들은 대부분 나가떨어졌다

그러다보니 얘네 입장에서는 무조건 제일 단가 높은 부품만 때려박아서 차력쇼를 하고있는 비전 프로가 의아한거다

애플이 자랑하는 "4K 해상도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는 결국 소니에서 사온 카메라 뷰파인더용 패널이다

메타에서는 이 패널이 아직 시기상조급 기술이라고 보고 이번 세대에서는 거른 물건이다

일단,

 - 수율이 극악 수준으로 안 좋아서 ㅈㄴ 비싸다

 - 수율이 극악이라 일반 VR용 패널보다 크기가 코딱지만하다

 - 이 때문에 렌즈가 크기 차이를 커버를 못 해서 시야각이 안 좋아지고, 가장자리 왜곡 및 비네팅이 심해진다

 - 밝기도 부족해서 MLA 등등 단가를 더 높이는 레이어가 필요하고, 그럼에도 무리하게 밝기를 높이면 잔상이 심해진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비전 프로에서 전부 드러나고 있는 단점들이다

하지만 애플은 '고해상도 최신기술 차력쇼'를 위해 똥꼬쇼를 해가며 이 패널을 넣고 있다

메타는 아예 그 전부터 마이크로 OLED 등등을 떠나 VR 기기의 초소형화 관련 연구를 계속해서 공개해 오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아예 레이저를 백라이트로 사용해 작동하는 초박형 기기들을 시연하고 있다

크기 뿐만 아니라 선명도나 색영역 등에서도 이미 기존 제품들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나중에는 아예 "현재 기술로 구현 가능한 극한의 형태"를 보여주는데,

자체적으로 구할 수 있는 실제 부품들을 조합해 만든 도면이 바로 이 '미러 레이크' 컨셉이다

메타 경영진은 아직까진 초하이엔드 기기에는 관심이 없다보니, 연구개발팀에서 "돈만 많이 주면 지금 기술로는 이정도로 만들 수 있다" 라고 재미로 공개한 것

"앵? 저 저 바깥에 눈깔 보이는 화면 애플 베낀거 아니냐?!"

이것도 이미 비전 프로 공개 한참 전부터 메타 내부적으로 연구해서 개발하고 있던 기술이다

'리버스 패스쓰루'라는 이름으로, 입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실제 얼굴이 3D로 보이게 만들어준다

오히려 메타는 애플보다 진보된 기술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를 설명하자면...

애플의 경우 반쪽짜리 3D 디스플레이를 넣어서 수직 높이가 안 맞는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눈깔 위치가 실제보다 높게 표시된다

수평 정보만 표시할 수 있는 3D 디스플레이라서, 얼굴을 수직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눈깔 위치가 괴물처럼 개판이 된다

반면 메타의 경우 첫 개발부터 수평+수직 각도 전부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다

크기 ㅈㄴ 큰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실제 3D 디스플레이는 저기 손에 잡고 있는 정도 크기가 전부다

나머지 파츠는 개발팀이 실험용으로 대충 만든거라 저런거고

실제 기술 구현 자체는 얘네가 한참 전에 했고, 그냥 윗선에서 단가 + 쓸데없는 전력소모 문제로 딱히 안 넣어주는 기술에 가깝다

이런 개발 시제품 직접 써본 저커버그 입장에서는 비전 프로가 별로일 수 있는게 당연하다

얘네 입장에서는 차력쇼 해가면서 무리하게 탑협점이란 타협점은 다 넣어가며 만든 제품이 딱 그 수준이라는게 보인거거든

가격 7배 높여가며 그 정도 밖에 구현 못 하는데,

어차피 실제 VR의 진정한 보급의 걸림돌인 가격 장벽부터 먼저 해결해서, 비슷한 성능으로 생태계까지 미리 확보한건 메타거든

애플은 "비전 프로를 쓰면 마치 현실의 모니터를 쓰는 것과 똑같게, 마치 현실의 TV를 쓰는 것과 똑같게, 일을 하고 영화를 볼 수 있어요" 라고 한다

저게 쟤네의 셀링 포인트다

근데 그건 다른 VR 헤드셋들에서 똑같이 되는 것들이다

당장 위의 움짤부터 메타 퀘스트를 이용해 찍은거다

애초에 이미 모니터로 되던거, 이미 TV로 되던거를 왜 굳이 VR 헤드셋을 끼고 해야 하는가?

디씨 갤질, 드라마 보기, 이런거 할거면 그냥 스마트폰, 컴퓨터로 보는게 낫지,

왜 피로하게 650그램짜리 기기를 머리에 굳이 쓰고 번거롭게 할거냐는거다

사람들이 굳이 힘들게 VR 기기를 쓰는 이유는 '현실과 완전 다른 가상의 세계' 안으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VR 기기는 단순 디스플레이가 아니다

일단 쓰면 마치 내가 아예 다른 세상에 진짜 들어간 것 처럼 모든게 확 바뀐다

그런 경험을 위해 힘들게 VR 기기를 개발하고, 사람들이 굳이 VR 헤드셋을 머리에 쓰는거다

메타가 VR의 앵그리버드, 쿠키런급 게임인 비트세이버를 그냥 아예 인수해버린 이유다

얘네는 바이오하자드 VR, 어쌔신크리드 VR 등등 VR로만 할 수 있는 경험들에 대한 콘텐츠들을 점점 늘리고 있다

이걸 쓰면 단순 영화를 보는게 아니라, 너네가 직접 레온 케네디, 에지오가 될 수 있다니깐?

여기에 애플은 뭔가 차별점, 특징, 이런걸 뭐라고 넣어야 하니, 새로운걸 보여주겠다며,

"우리는 실사 3D 아바타를 만들 수 있어요!" 라고 홍보하는데,

정작 나온건 무슨 구름으로 빚어서 만든 심즈 캐릭터 같은, 얼굴 중앙만 겨우 선명한 이상한 흐리멍텅한 무언가를 들고 나온게 전부였음

메타 "어차피 그냥 스마트폰 셀카로 스캔해서 이정도로 만들 수 있음"

이것도 비전 프로 발표 한참 전부터 공개적으로 연구하던 '코덱 아바타'라는 프로젝트

애플처럼 무슨 구름 인간으로 만들 바에야, 최적화랑 불쾌한 골짜기 완전히 해결해서 만들거라고 얘기하는 중

랩틸리언 입장에서는 종합적으로 애플이 퀘스트3의 7배 가격인 500만원으로 저 정도 구현한거 보고 애플이 밑천을 전부 드러낸 셈이지

어차피 UI/UX 남들거 베끼는거는 메타가 제일 잘 하는 짓이고

(틱톡으로 유저 이탈하는 것도 바로 베껴서 인스타그램 릴스 출시로 방어함)

얘네는 애플이 뭐 신기술 들고와서 완전 판 뒤엎을까 걱정한건데,

까보니 전부 지들 손바닥 안이라서 애플이 개발한 UI/UX만 바로 긴빠이 하면 자기들이 제일 이득 본다는걸 깨달은 거다

아닌게 아니라, 현재 2주 무료 반품 기간 거의 끝나가자 비전 프로는 반품 행렬중

....반면 퀘스트3는 애플이 사실상 자기 돈으로 홍보를 해준 셈이라 현재 아마존 비디오 게임 기기 부문 탑10 입성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음

이미 퀘스트2는 2000만대 넘게 팔았는데, 조만간 총합 3000만대 달성할지도

반면 비전 프로는 초기 물량 20만대 판거 축하하다가 현재 반품 행렬중이고